[시사뉴스 정지혜 기자] “휴가 다녀오셨나요?” 8월의 인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휴가의 계절. 하지만 각종 조사에 의하면 실제로 전형적 하계휴가 기간인 7월말에서 8월 초에 여행을 떠나는 인구는 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일률적인 바캉스 시즌의 의미가 퇴색했을 뿐만 아니라 경제난 속에 휴가마저 사치며 고단한 행사라 느끼는 사람들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덥고 긴 여름을 그냥 넘기기 아쉽다면 도심 속 축제를 즐기는 것은 어떨까.
파자마 차림으로 놀자
시원한 강변에서 이불 펴고 빈둥거리며 영화나 보면 좋겠다. 이 같은 바람을 현실화 시킨 영화제가 ‘한강이불영화제’다. 12~14일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열리는 이 이색 영화제는 파자마 차림에 이불을 덮고 누워서 영화를 즐기는 행사다. 호러나 로맨스 상영관은 물론, 파티와 영화 관람이 어우러진 파티관, 100개의 미니빔으로 100개의 스크린에 동시다발적으로 펼치는 빔 상영관 등 다양한 테마의 상영관과 파티공연이 있으므로 미리 선택해 예매해야 한다. 이외에도 베개싸움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파자마파티 등을 즐길 수 있다.
매주 토요일 천호 청담 원효 성산대교 한강공원 다리 밑 4개소에서 20일까지 무료로 진행되는 ‘한강 다리 밑 영화제’는 남녀노소 소박하게 한강공원을 산책하듯 나와 즐길 수 있는 행사다.
뚝섬한강공원에선 15일까지 ‘슬라이드 더 시티’ 행사가 열린다. 최대 330m에 이르는 세계기네스북에 등록된 초대형 워터 슬라이드가 설치돼 시민들이 직접 즐길 수 있다.
‘슬라이드 더 시티’는 2014년도 미국 유타주의 수도인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시작해 2016년 30여 개 국가 200개 도시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워터슬라이드 페스티벌이다. 초대형 워터슬라이드와 오버워치를 컨셉으로한 물총싸움이 진행되며, 부대행사로는 EDM파티, 버스킹공연, 댄스파티 및 다양한 부대행사로 구성된 멀티페스티벌이다. 행사기간 한강뚝섬공원에서는 야외수영장 캠핑장 한강물 위에 설치 예정인 워터파크 등 슬라이드 외 각종 이색체험 테마공연을 즐길 수 있다.
13~14일 반포 한강공원 일대에서는 세계 정상 파이어 아티스트 공연을 선보이는 ‘한강달빛서커스’가 열린다. 불꽃 오브제와 함께 탈춤 사자춤을 접목한 퍼레이드형 공연 ‘길&Passage’을 비롯, 벽을 오가며 펼치는 버티컬 퍼포먼스 ‘단디우화 시즌2’, 공중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에어리얼아트서커스 ‘항해’ 등의 프로그램이 반포한강공원 세빛섬 일대에서 펼쳐진다.
목포의 ‘계 타는 날’
목포의 대표 문화행사이자 세계적인 공연예술축제로 자리한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이 25일부터 28일까지 목포 원도심 일대에서 열린다. ‘계 타는 날’이라는 슬로건이 붙은 이번 축제는 해외공연, 국내 우수공연, 예향남도공연, 기획이슈, 부대 행사 등으로 나뉘어 총 80여개의 공연과 참여행사가 나흘 동안 다채롭게 펼쳐진다.
해외초청공연은 캐나다 미국 중국 일본 멕시코 태국 등 세계 6개국 11개 팀이 참가한다. 태국의 애완견 인형놀이, 일본 사가현의 전통가면놀이, 멕시코의 마리아치 음악, 캐나다의 저글링, 중국 서커스, 미국 코믹마임쇼 등이 초청돼 각국의 글로벌 공연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국내초청공연으로는 중앙대 김성국 교수가 이끄는 중앙국악관현악단의 ‘춤추는 관현악’ 공연이 열린다. 1974년 국립극장 무대에서 올린 한국 최초의 창작마당극 ‘소리굿 아구’가 마당극의 창시자 채희완 연출로 40년 만에 부활무대를 목포에서 갖는다. 이밖에도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인형극 연희극 탈춤 공중퍼포먼스 불꽃퍼포먼스 마임 저글링 버블쇼 등 국내 30여 작품이 초청돼 한여름 밤 열기를 식힌다.
축제의 킬러콘텐츠인 기획이슈도 주목할 만하다. ‘역사의 골목 공연여행’은 참가자와 함께 목포의 유서 깊은 골목에서 유쾌한 공연을 펼친다. 시민야외극 ‘우리읍내’는 목포시민배우들이 직접 제작한 공연으로 손톤와일더 원작을 목포근대역사로 전면 개작해 근대역사문화공연에서 화려한 무대를 장식한다. 커뮤니티댄스 ‘밀라노에 간다’는 목포 중년여성들이 4개월 동안 모여서 만든 공연으로 꿈과 열정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올해의 개막놀이도 단연 화제다. 올해 축제 슬로건인 ‘계 타는 날’로 이색적인 개막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계 타는 날’은 1900년 목포에서 있었던 만인계(萬人契)다. 당시 만인계는 수 천명이 운집한 가운데 계추첨을 통해 행운을 주고 남은 수익금으로 도로수리비에 썼다고 전해진다.
축제를 총지휘하고 있는 손재오 예술감독은 “올해는 로컬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확대해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축제를 계획했다. 우리 축제는 민간예술축제이기 때문에 예술가들의 마당에 대한 상상력과 시민의 자유로움이 만나 조화로운 난장을 엮는 것이 이번 축제의 관건”이라고 밝혔다.
한여름 밤의 기타 소리
경기도 양평에서는 여름밤을 적시는 기타소리가 울린다. 11~15일 경기도 양평 현대 블룸비스타에서 ‘제2회 대한민국 국제기타페스티벌’이 열린다.
미국 예일대 음대 기타과 교수, 상하이 음대 기타과 교수, 체코 출신 기타리스트, 국내 유명기타리스트, 독일 기타제작의 거장이 대한민국 한자리에 모인다. 미국 독일 체코 중국 대만 일본 한국 등 7개국의 기타리스트와 악기제작가, 기타관련단체가 참여해 콘서트 콩쿠르 마스터클래스 세미나 앙상블 전시회 등을 관람 할 수 있는 아시아권 최대규모의 기타행사다.
총상금 1000만원이 걸린 35회 ‘국제기타콩쿠르’가 열리며, 명 교수들이 들려주는 기타와 음악이야기 ‘세미나’도 개최된다. 세계 유명 기타제작가와 기타관련 업체가 참여하는 ‘악기전시회’도 준비돼 있다. 행사기간동안 거장들의 연주회가 양평 현대블룸비스타 페스티벌 행사장 내에서 매일 저녁 펼쳐진다. 이성우&전장수 콘서트도 준비돼 있다. 한여름 밤을 수놓는 주옥같은 기타소리와 함께 감동의 여름휴가를 즐기는 것도 색다른 추억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