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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과 사람] 소고기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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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먹을거리’ 쟁탈전... 머니게임의 과정과 정체 ‘소고기 자본주의’
식탁을 위협하는 돈의 힘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세계는 지금 ‘먹을거리’ 쟁탈전이 한창이다. 단순히 식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대가뭄 때문에 한시적으로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돈만 쫓는 글로벌 머니가 시장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이 인위적으로 수요를 창출


선진국의 거대 금융자본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식량전략을 가동하는 중국까지 가세하면서 국제물가는 그야말로 요동치고 있다. 중국에서 갑작스레 소고기 수요가 폭등하면서 공급이 달리게 되고 인덱스 펀드에 자금이 몰리면서 가격이 올라가자 최대 소고기 생산지인 미국에서조차 소고기를 먹는 게 부담스러워지기도 했다.


이 책은 일본 공영방송 NHK의 시사 다큐프로그램 ‘NHK 스페셜’ 팀의 베테랑PD인 이노우에 교스케가 ‘먹을거리 전쟁’이 펼쳐지는 세계 곳곳의 거점을 밀착 취재한 리포트다. 식량 위기가 턱 밑까지 다가오게 된 과정과 전세계를 뒤흔드는 복잡한 현상의 맥락을 간결하고 현장감 있게 짚어주고 있어 지금의 세계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일본인의 국민메뉴인 소고기 덮밥의 가격이 크게 오른 현상은 단순하게 보면 중국 때문이다. 중국의 거대한 폭식과 무지 막지한 수입이 먹을거리 시장을 뒤흔든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또 다른 사정이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타격을 입은 중국의 자본이 너도나도 소고기 수입에 뛰어든 것이다.


소고기 수요를 진작시키려는 업자들의 극성스런 노력에 힘입어 소고기 수입은 빠른 속도로 증가했고, 전통적으로 소고기 보다는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선호하는 중국인의 식성까지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자본이 인위적으로 수요를 창출하면서 공급 시장을 뒤흔드는 형국이 도래한 셈이다. 머니자본주의의 특기인 ‘역회전 사이클’이 소고기 분야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얘기다.


소고기 값이 뛰면 모든 게 뛴다


소고기 값이 뛰면 소고기 사육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난다. ‘양의 나라’인 뉴질랜드에서도 양 사육을 포기하는 농장이 속출하면서 ‘소의 나라’가 될 판이다. 또 소고기 사육이 늘어나면 자연적으로 소가 먹는 사료가 필요하다. 브라질의 광활한 세라도 초원이 빠른 속도로 무분별하게 콩이나 옥수수 밭으로 개간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식육과 곡물의 가격 급등 원인을 중국의 폭식에서만 찾는 것은 곤란하다. 선진국의 영악한 금융공학자들이 만들어낸 ‘커모디티 인덱스 펀드’가 그보다는 훨씬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물자산으로 구성한 선물 상품 인덱스 펀드가 나오자 아마추어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올라가게 된 것이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몰고 온 머니자본주의는 이렇게 본말이 전도된 현상을 아무렇지 않게 만들어낸다. 오로지 돈만 쫓는다.


머니자본주의의 피해는 서민의 몫으로 돌아온다. 그럼에도 맨해튼의 금융자본은 또 다른 돈벌이 수단을 찾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매일 먹는 음식물에까지 마수를 뻗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지금의 글로벌 머니자본주의는 이대로 지속돼야 하는가? 저자는 제 발등을 찢는 탐욕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산촌 자본주의’ ‘어촌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발상을 제안한다. 세계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시도되고 있는, 지속가능한 글로벌리즘의 사례를 소개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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