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등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던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26일 오전 7시11분께 경기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한 호텔 뒤 야산 산책로에서 이 부회장이 변사체로 발견돼 지나가던 마을 주민이 이를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 부회장은 가로수에 넥타이와 스카프를 연결해 목을 맸으나 넥타이가 끊어지면서 바닥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사체에서 이 부회장의 명함과 신분증을 확인했으나 지문을 채취해 정확한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또 현장에서 30~40m 떨어진 이 부회장의 차량에서 4장 분량의 유서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측은 갑작스러운 이 부회장의 죽음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오늘 오전 이 부회장이 검찰에 출석할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기사로 이 부회장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됐다”며 “사측에서 확인 중이나 아직 정확한 상황이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확인되는 대로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으로부터 이날 오전 9시30분까지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는 통보를 받은 상태였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소환해 각 계열사가 조성한 비자금이 그룹 정책본부로 흘러들어갔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각 계열사 비자금 조성 과정에 윗선의 지시나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도 추궁할 계획이었다.
이 부회장과 함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 3인방으로 불리는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소진세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총괄사장)은 이미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황 사장은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으며, 검찰은 지난 15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던 소 사장도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하려던 참이었다.
검찰은 신 회장 등 오너 일가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마무리 한 뒤 관련자들을 9월 중 일괄 기소한다는 계획이었으나 핵심 인물인 이 부회장이 돌연 목숨을 끊으면서 수사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