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사회

[커버스토리/한반도 지진공포②]시한폭탄 원전 밀집지대

URL복사

양산단층 활성화 논란 무시하고 집중 건설
대지진에 무방비, 노후화 등 위험요소 많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규모 5.8의 역대 최대 지진과 4.5의 여진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경북 경주 일대 양산단층에 밀집된 원전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번 지진 진앙지는 월성원자력발전소와는 27km, 고리원자력발전소와는 50km 떨어진 지점이다. 이 일대에는 노후 원전을 포함해 핵발전소 6기와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 있다.


내진설계 믿을 수 있나?


지진에 따른 원전의 안전성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정부는 내년 말까지 국내 원전의 내진설계를 규모 7.0으로 보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고리 월성원전 내진설계는 규모 6.0으로 설계됐으나 정부는 6.5까지 보완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불신과 불안은 여전하다. 주승용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정부가 국내 원전에 규모 6.5 지진에 대비한 내진 설계를 적용했다고 하지만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원전의 내진설계가 아니라 실제 어느 정도의 지진을 견디는지 평가를 해야 한다. 내진설계는 설계일 뿐이며 시공과는 다른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내진설계 평가에는 설비의 노후화를 반영하지 않았으므로 오래된 원전일수록 내진설계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후쿠시마 원전 연쇄 폭발의 경우 견고한 안전시스템이 동작해 규모 9.0에도 문제가 없었으나, 15m의 해안방벽도 막을 수 없는 23m의 쓰나미에 침수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건물은 무너지지 않았으나 비상 발전기가 침수되면서 망가졌고, 내부의 수많은 배관이 부서졌다. 구조물뿐만 아니라 케이블과 배관 등도 지진을 이겨낼 수 있어야 하므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이 단순히 내진 설계만으로 안전이 확보됐다 안심할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과거 데이터, 안전의 절대 기준 아니다


내진 설계 7.0이 '안일한 기준'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규모 9.0 수준의 지진을 불가능의 영역에 놓고 대처하다 엄청난 국가적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과거의 데이터가 안전의 절대 기시한폭탄준이 될 수 없음을 잘 말해준다.


지금까지 학계에는 한반도에 6.5 이상 대형 지진은 일어나기 힘들다는 주장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근거 없는 믿음'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최근 한반도 지진 횟수는 점차 잦아지고 있으며, 작년부터 눈에 띄게 지진 발생 횟수가 증가했다. 지진 횟수가 증가함에 따라 지반이 약해지면서 지진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계기지진 관측 이후에는 이번 지진만큼 큰 규모의 지진은 일어난 적이 없다. 하지만 조선왕조실록 등 과거 역사 기록에 의하면 한반도에 규모 7.0 이상으로 추정되는 지진이 수차례 있었다. 물론 추정에 불과하지만, 지진 주기에 비해 과학적으로 지진을 관측한 기간이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역사 기록에 의한 추정도 무시하기 어렵다.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는 한반도 예상 최대지진 규모를 7.45±0.04로 제시한 바 있다.


무엇보다 지진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더욱 안심할 수 없다. 올해 일본 구마모토 지진 때도 6.3 규모가 본진이라고 생각했지만, 며칠 뒤에 규모 7.3의 더 큰 지진이 일어났다. 여진은 보통 1~2년간 계속되는데 뒤에 더 큰 지진이 일어나면 그것이 본진이 된다. 어느 것이 본진인지는 현재 시점에서는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예측 불가능한 더 큰 지진의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위험지대에 기가 막히게 골라 지은 꼴"


1980년대부터 제기됐던 양산단층 활성화 논란을 무시하고 원전을 집중 건설한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양산단층은 가장 지진 발생 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지적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산에서 양산 경주 포항 영해로 이어지는 양산단층대는 세계최대의 원전 밀집지역이 됐다. 현재 양산단층 위에는 원전 14기와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이 있다. 또한 건설 허가가 떨어진 신고리 5·6호기까지 합하면 이 일대의 원전은 16기로 늘어난다.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은 지난 9월19일 한국지질자원 연구소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지진 발생지역 분석한 결과 진도 2.0 이상의 총 491건의 지진 중 경북에서만 25%인 124건이 발생했고 국내 원전이 몰려있는 경주 울산 부산 지역을 합치면 32% 총 157건에 달했다.


신 의원은 "현행 원자로 시설 등의 기술 기준에 관한 규칙, 4조 1항에 의하면 '원자로 시설은 지진 또는 지각의 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인정되는 곳에 설치해야 된다'고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그동안 한반도에서 지진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지역에 원전을 밀집시켜서 기가 막히게 골라 지은 꼴이다"고 비판했다.


양산단층이 활성단층이라는 주장은 1983년 국내 1호 지진학 박사인 이기화 서울대 명예교수에 의해 제기된 이후 많은 학자들에 의해 논란이 돼 왔다. 하지만 정부는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활성단층이 아니라는 의견만을 근거로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해왔다.


지진에 대한 조사와 연구는 오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지금이라도 긴 안목으로 정부가 지원하고 체계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OECD 국가에서 거의 유일하게 활성단층 지도가 없다"며 활성단층 지도 작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우충무 영주시의원 ‘이해충돌 논란’ 현재 진행형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경북 영주시의원의 배우자 명의로 출자자본금을 보유한 건설조경 회사가 지자체 수의계약을 무더기로 수주하면서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의혹이 커지고 있다. 한 시민단체가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에 고발을 진행, 이러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지역공직사회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공신연, 권익위에 수의계약 몰아주기 부패·공익신고 지난 1월 19일 (사)공직공익비리신고전국시민운동연합(이하 공신연) 경북북부본부는 안동에서 긴급결의서를 결의하고, 향후 영주지역 부정부패 사항에 대해 ‘집중 개입’을 의결하면서 영주시지부에서 직접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황선종 공신연 영주시지부장은 지난 1월 25일 우충무 영주시의원의 수의계약 의혹에 대해 국민권익위에 부패·공익 신고서를 접수하며, 엄정한 조사를 요구했다. 공신연 영주시지부는 ▲우충무 경북 영주시의원 배우자가 출자지분의 30% 이상을 소유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지방의원이 소유한 재산이 사실상 자본금 총액의 100분의 50 이상인 사업자에 해당해 지방계약법 위반 ▲해당 공무원은 이해충돌방지법에 따라 수의계약 체결 제한 여부 확인서를 징구하게 돼 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은 점 ▲수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계곡 살인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된 이은해 혼인 무효 판결
(사진=뉴시스 제공)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이른바 '계곡 살인사건'으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 받은 이은해(33)와 피해자인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의 혼인은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인천가정법원 가사3단독(전경욱 판사)는 20일 윤씨 유족 측이 이씨를 상대로 낸 혼인 무효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윤씨의 유족은 지난 2022년 5월 "이씨가 실제 결혼생활을 할 의사 없이 재산상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윤씨와 결혼했다"며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전 판사는 "혼인신고 당시부터 윤씨의 사망에 이르기까지 이씨에게는 참다운 부부관계를 바라는 의사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민법 제815조 제1호를 보면 혼인무효 사유로 규정하는 '당사자 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란 두사람 사이에 사회관념상 부부라고 인정되는 정신적·육체적 결합을 생기게 할 의사가 없는 경우를 뜻한다. 둘 중 한명이라도 실질적인 부부생활을 할 의사가 없었다면, 혼인신고로 법률상 부부라는 신분관계를 설정했더라도 무효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전 판사는 이씨에게 혼인 의사가 없었다고 판단한 이유 중 하나로 "이씨가 윤씨와 단 한차례도 동거하지 않고 혼인 기간 내내 다른 남성과

문화

더보기
명화 해설과 함께하는 클래식 공연 '마티네콘서트 - 낮을 그리는 클래식'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영등포문화재단(대표이사 이건왕)이 영등포아트홀 신규 기획공연 프로그램 ‘마티네콘서트 - 낮을 그리는 클래식’을 선보인다. ‘마티네콘서트 - 낮을 그리는 클래식’은 2024년 리뉴얼된 영등포아트홀 기획공연 브랜드 ‘시리즈Q’의 새로운 공연 섹션으로, 문화도시 영등포 구민들의 평일 오전 시간을 그림과 음악으로 풍요롭게 만든다는 콘셉트로 명화 해설과 함께하는 클래식 공연으로 기획됐다. 오는 4월 25일(목) ‘빈센트 반 고흐’를 시작으로 7월 25일(목) ‘구스타프 클림트’, 10월 24일(목) ‘앙리 마티스’를 주제로 펼쳐질 이번 마티네콘서트 시리즈는 프랑스, 스페인, 일본, 러시아 등 30개국 100개 도시를 여행하면서 현장에서 경험하고 직접 발로 뛰며 체험한 다양한 여행 경험만큼 다채로운 설명을 선사할 도슨트 이서준의 작품 해설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첫 번째 공연은 위대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예술 세계를 탐험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해설과 함께하는 클래식 음악은 ‘트리니티 앙상블’이 연주한다. 돈 맥클린의 고흐 추모곡 ‘빈센트’를 시작으로, 조르주 비제 ‘아를의 여인’ 모음곡 중 ‘미뉴엣’, 카미유 생상스 ‘동물의 사육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정한 리더는 용장 지장 아닌 소통 능력 갖춘 덕장이어야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4·10 총선 결과에 대해 “취임 후 2년 동안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미흡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총선 참패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고, 192석을 차지한 야당을 향한 대화나 회담 제안 등이 없어 야당으로부터 대통령은 하나도 변한 게 없고 불통대통령이라는 이미지만 강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여당의 총선 참패는 한마디로 소통부재(疏通不在)와 용장 지장 스타일의 통치방식에서 비롯된 참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윤석열정부는 출범 2개월만인 2022년 7월부터 각종 여론조사기관 조사결과 윤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40%이하였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적 평가가 40%이하로 떨어진 시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약 3개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년 10개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년 5개월이었던데 비해 윤대통령은 2개월로 가장 짧았다. 윤정부 출범하자마자 특별히 이슈가 될 만한 대형사건들이 없는데도 역대 가장 빠른 민심 이탈의 이유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