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수정 기자] 건설사들의 골칫거리였던 저층과 최상층 아파트가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아파트 저층은 밖에서 내부가 보이진 않을까, 범죄에 노출되진 않을까, 또 햇빛은 잘 드는지 등의 걱정으로 꺼려 왔다. 최상층은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히며 찬밥 취급을 받았었다.
그러나 최근 건설사들이 저층과 최상층만을 위한 다양한 특화설계를 적용해 단점을 보완하고 그 안에서 누릴 수 있는 장점을 극대화함에 따라 상품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예를 들면 과거 저층의 취약점으로 꼽히던 보안 문제를 적외선 감지기, 첨단 센서, 필로티 설계 등을 적용해 보완하는가 하면, 저층만을 위한 테라스 공간을 제공해 마당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최상층의 경우 문제점으로 꼽히던 냉난방의 경우 건축기술의 발달로 층별 환경의 격차가 줄어들었고, 최근에는 조망권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고층이 조망권 확보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오히려 인기가 높아졌다. 꼭대기 층만 가질 수 있는 다락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테라스와 다락 공간의 경우 서비스 면적으로 제공되는 만큼 동일 면적형 내에서도 넓은 실사용 면적을 누릴 수 있어 수요자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이 같은 특화설계가 적용된 단지는 청약결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물산이 지난 3월 서울 광진구에서 분양한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는 전용 122~145㎡ 저층 6가구(일반분양)에 '아뜰리에 하우스' 평면을 적용했고, 청약접수 결과 전 주택형 중 가장 높은 18.8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아뜰리에 하우스 평면은 지하에 별도 공간을 설치해 녹음실, 스튜디오, 영화감상실 등의 취미 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하고, 내부 연결계단을 통해 이동할 수 있게 한 저층특화 평면이다.
이랜드건설이 지난해 11월 분양하며 경기 김포한강신도시 최초로 전 주택형 1순위 마감을 기록한 '이랜드타운힐스' 역시 1층과 2층 일부 세대에 복층 설계와 펜트하우스를 적용해 높은 인기를 끌었다. 9가구가 공급된 펜트하우스는 무려 88.7대 1 기록했고, 3가구가 공급된 복층형 테라스의 경우 17.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기존아파트 집값 역시 강세다. 30일 리얼투데이와 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입주를 시작한 동탄2신도시 '힐링마크 금성백조예미지'의 경우 단지 전체 시세 중 복층형 테라스로 이뤄진 전용 84㎡ 1층 일부 세대가 평균매매가 5억3000만원으로 가장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테라스가 적용되지 않은 전용 84㎡형의 경우 4억9000만원 대로 4000만원 이나 가격 차를 보인다. 미분양으로 남아돌던 저층과 최상층이 오히려 로열층으로 전세가 역전된 것.
이처럼 올 하반기 저층과 최상층을 위한 특화설계가 적용된 단지가 분양을 앞두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한신공영㈜은 30일 영종하늘도시 A-59블록에 공급하는 '영종 한신더휴 스카이파크'의 견본주택 문을 열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4개동, 전용 59㎡, 총 562가구로 이뤄졌다. 단지 1층에는 테라스가, 최상층에는 다락과 테라스가 적용된다. 각 동 1층에 설계되는 테라스 타입은 약 22~37㎡에 이르는 넓은 공간을 제공하며, 최상층 펜트하우스 타입의 경우 약 29~55㎡의 테라스와 최대 34㎡의 다락 공간까지 제공돼 극대화된 서비스 면적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오는 10월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 5구역(성북구 장위동 173-114번지 일원)에서 분양을 앞둔 '래미안 장위 퍼스트하이'는 1층 가구의 천장고를 20cm 높인 2.5m로 설계했다. 높아진 천정고만큼 채광에 유리하며, 넓은 공간감도 누릴 수 있다. 또 단지 저층 가구의 쾌적성 및 조망권을 높이기 위해 조경도 신경 쓸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32층, 16개동, 전용 59~116㎡ 총 1562세대 규모로 이 중 875세대를 일반분양한다.
GS건설도 다음달 초 경기 안산시 상록구 사동 1639-7일대에서 총 7628가구 규모의 '그랑시티자이'를 공급한다. 1단계 사업은 지하 2층∼지상 최고 49층, 16개동 총 4283가구 규모다. 이 단지는 선호도가 낮은 저층에 테라스형 오픈발코니를 도입해 공간 활용도를 높인다. 최고층에는 시화호 조망을 즐길 수 있는 펜트하우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이달 부산 동래구 사직동에서 '아시아드 코오롱하늘채'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44층, 4개동, 전용 84㎡ 총 660가구로 구성된다. 이 단지는 저층인 2층 전 세대와 6층 일부 세대에 별도의 테라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부산 지하철 3호선 사직역과 종합운동장역 사이에 위치해 대중교통 편의성이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