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수정 기자] 상반기 분양시장이 본격화됐다. 눈치작전이 일색이던 수요층도 슬슬 청약시장에 참여하고, 청약자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냉랭한 곳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올해 분양시장,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것일까.
1분기 분양시장 뚜껑 열어보니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시작된 올해 분양시장, 1분기가 마무리된 현재 성적표는 어떨까. 부동산인포와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전국 74개 단지, 3만493가구 분양에 총 32만4351명이 청약시장에 문을 두드린 것으로 조사됐다(임대제외·일반분양·2017년 4월 첫째 주 기준). 74개 단지 중 절반이 넘는 37개 단지가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청약경쟁률 상위 10곳을 살펴본 결과, 부산이 역시 뜨거웠다. 1, 2위는 물론 5위에 '전포 유림노르웨이숲', 10위에 '부산명지국제 사랑으로 부영'이 오르며 모두 4개 단지가 랭크됐다. 경기는 2개 단지, 서울·강원·광주·전북이 각각 1개 단지가 이름을 올렸다.
주목할 점은 예상 외 지역이 순위 내 포착됐다는 점이다.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흥행돌풍을 일으킨 평택 고덕신도시가 그 주인공이다. 부산 진구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분양에 나선 부산 진구 '부산 연지 꿈에그린'은 해운대구에서 선보인 '해운대 중동 롯데캐슬'과 4배 이상 격차를 벌리며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부동산 전문가는 "부산 분양열기의 핵으로 군림하던 해운대구를 앞섰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평택 역시 미분양의 늪으로 좀처럼 빛을 보지 못했던 곳이다. 이들 지역의 부각은 분양시장이 새롭게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터닝포인트의 계기, 11.3 부동산대책
예상을 뒤집은 이들 지역의 청약결과를 두고 전문가들은 11.3 부동산대책의 풍선효과라고 진단했다. 규제대상에서 벗어난 지역에 뭉칫돈이 몰렸다고 보는 것이다. 비조정대상지역의 최대 강점은 전매·재당첨 제한(5년)이 없는데다 청약통장 없이도 2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규제에서 자유로운 만큼 전국의 투자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들 지역은 규제에서 빗겨간 규제프리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김포에 불고 있는 부동산 열기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지난 2월 분양한 김포시 블록형 단독주택 '자이더빌리지'는 최근 분양시장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밤샘 줄서기'라는 진풍경이 펼쳐질 만큼 수요층의 큰 호응을 받았다. 현재 일부 블록에는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GS건설 분양관계자는 "GS건설이 김포 걸포3지구에서 5월 분양 예정인 '한강메트로자이'의 홍보관에는 벌써부터 상담을 받으려는 예비 청약자들이 적지 않다. 주말 하루 평균 내방객이 200여명에 달한다"며 "특히 서울 강서지역 문의도 많아 현재 강서구에 홍보관도 운영 중인데 삼삼오오 짝을 지어 방문하는 이들이 이어지고 있다. 실수요층은 물론 투자자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11.3대책으로 갈 곳을 잃어버린 전국의 투자자가 몰리면서 만들어낸 '신기루'라고 보고 있다. 투기세력이 빠지면 이들 지역에 형성된 거품도 가라앉을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이 때문에 부동산시장도 흔들림 없는 가치투자로 접근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부동산 투자 불변의 요건인 가격, 입지, 브랜드 등을 기본으로 서울에서 25km 이내의 수도권 비조정 대상지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공 행진하는 서울 집값에 수요층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있고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면 전매가 자유로워 프리미엄을 여전히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분기, 주목할 만한 수도권 분양단지 어디?
가장 주목할 만한 단지는 최근 인구 유입이 급증하고 있는 김포시에서 5월 GS건설이 선보이는 '한강메트로자이'다. 단지는 총 4229가구의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로 구성된다. 내년 말 김포도시철도가 개통하면 서울 접근성이 더욱 개선될 전망으로 2020년 입주와 동시에 단지 앞 걸포북변역을 이용할 수 있다. 이에 서울지하철 5·9호선·공항철도 환승역인 김포공항역까지 네 정거장 거리로 10분대면 도달할 수 있다.
이어 GS건설은 안산 고잔신도시에서 '그랑시티자이 2차'를 공급한다. 총 3370가구 규모에 지난해 인기리에 분양된 1차 단지보다 호수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가구 수가 많다.
인천에서는 대우건설이 '구월 지웰시티 푸르지오'와 '인천 논현 푸르지오' 공급에 나선다. 특히 '구월 지웰시티 푸르지오'는 최고 43층의 아파트와 침실, 거실, 주방이 분리된 2베이 특화 평면의 오피스텔로 구성, 함께 조성되는 대규모 상업시설·오피스와 함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부동산인포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시장은 각종 규제에 중도금 대출 규제 등으로 제약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흥 핫플레이스가 속속 등장하는 등 여전히 발 빠르게 돌아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부동산시장의 터닝포인트가 될지도 모르는 혼돈의 지금, 옥석을 골라내는 날카로운 시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