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비트코인은 전체 가상화폐 시장에서 5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탄생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에 대항했던 오픈운영체제 리눅스의 반항 정신과도 맞닿아있다.
비트코인 코어의 유명 개발자중 한 사람인 마이크 헌(Mike Hearn). 그에 따르면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정체 불명의 프로그래머는 중앙은행이 화폐발행을 독점해 글로벌 금융위기와 거품경제를 초래했다는 반감 의식을 갖고 있었다.
사토시는 컴퓨터 데이터 기본단위인 비트(Bit)를 현금처럼 프로그래밍 했다. 이것이 흔히 글로벌 금융 재벌의 개입 여지를 원천 차단하고 인터넷 세계단일 통화를 꿈꾼 ‘비트코인’의 출발로 알려졌다.
사토시는 파트너였던 개빈 앤드리슨 (Gavin Andresen)과 함께 일명 노가다 게임(컴퓨터·모바일 게임내에서 반복적인 사냥을 통해 게임 아이템을 획득하는 형식)을 접목한 비트코인 특유의 채굴 방식을 개발해낸다.
거래 참가자는 프라이빗 키의 출발선인 개인 컴퓨터를 활용, ‘디지털 공공 장부’로 불리는 블록체인(blockchain:비트코인 거래내역이 기록된 공개 장부) 기술을 적용한 ‘비잔티움 장군 문제’를 풀어내면 코인을 획득할 수 있다.
이 과정을 광부가 금을 캐는 과정에 빗대 채굴이라고 한다.
블록체인은 거래 기록을 중앙 서버에 저장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데이터를 블록 형식으로 거래 참여자의 모든 컴퓨터에서 분산 저장한다.
거래 시 참여자들이 나눠서 보관 중인 데이터와 대조해 거래를 승인, 모든 참여자의 컴퓨터를 해킹하지 않는 이상 조작이나 위조가 불가능하다.
참가자가 많을수록 비트코인을 획득할 확률은 점점 극악으로 줄어들게 된다. 통화팽창으로 초래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이다. 사토시를 비롯한 초기 개발자들은 총공급량을 2145년까지 2100만코인으로 정했고, 현재까지 1200만개 가량이 발행됐다.
그런 어느날, 사토시는 파트너였던 개빈에게 ‘비트코인 코어’ 프로그램의 모든 관리권한을 넘기고 사라진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던 신기루처럼. 개빈 역시 사토시의 정확한 정체를 몰랐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이렇게도 이야기한다.
“사토시는 일본의 버블 경제가 만들어낸 인공지능(AI)이 아니었을까”라고.
창조주가 떠난 후 개빈은 비트코인의 관리 시스템을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올림포스와도 흡사하게 만든다. 자신을 포함한 개발자 5인 관리권한 공유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문제는 2014년부터 개빈과 제프 가직 등이 비트코인의 한계인 1MB의 한계를 넘어선 블록크기 증가에 찬성하면서 부터였다.
비트코인은 10분마다 1MB 용량의 블록이 생성된다. 개발자들이 설계 당시 해킹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한계를 설정했다. 그런데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송금 처리건 수가 갈수록 늦어지게 됐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블록 용량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 블록크기 증가 찬성파들의 이론이다. 기존 처리용량 1MB를 2MB로 늘려 거래 내역을 더 포함할 수 있게 만드는 작업이다.
반대 진영의 대표주자는 사토시의 이념을 지키자는 원칙주의자와 중국 채굴꾼들이다. 무엇보다 중국 채굴꾼들은 작업장이라고 불릴 만큼 수백만 달러를 들여 조직적으로 ‘서버 컴퓨터’들을 운영하고 있다.
이 와중에 중국 채굴꾼들은 편법으로 채굴량을 늘리는 등 다양한 불법을 저질렀다. 비트코인의 용량이 증가하게 되면 중국 채굴꾼들의 수익성 하락은 피할 수 없게 된다.
양 진영은 최근까지도 팽팽히 맞서왔다. 그러나 거래 참가자들이 가상화폐의 주도권을 유지해야한다는 개빈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8월1일 새로운 비트코인의 탄생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