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보기를 돌같이 하라?!
깊어가는 중년 남성의 고민
[시사뉴스 조성완 박사] ‘예전에는 아내가 같이 보자고 졸라도 보기싫어 도망 다니던 TV드라마를 이제는 퇴근하기 무섭게 달려와 혼자 보기도 하고, 심지어 별 장면 아닌데도 눈물이 찔끔찔금 난다.’
‘친구들 둘셋만 모이면 여직원 중에 누가 이쁘네, 몸매가 좋네마네 하던 늑대들이 언젠가부터는 예쁜 여자가 지나가도 곁눈질 안하고, 이성을 향한 두근거림이나 만지고 싶은 욕망이 전혀 생기지 않는다. 이제는 모이면 몇시간씩 수다만 떨고 술만 먹지 뭔가 저지를 용기가 안 생긴다.’
‘예전엔 일주일만 마음먹고 운동하면 팔근육도 팽팽해지고 잘 지치지도 않았는데, 요즘은 석달째 헬스클럽을 열심히 다니는데 배도 안 들어가고 근육은커녕 더 지치기만 하는 것 같다. 친구들은 갑자기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애인이 생겼냐고 물어보는데, 애인은 개뿔 매일 사소한 일에도 짜증만 나고 진득하게 일에 집중할 수가 없다.’
사회적으로 가장 주축이 되는 40대 중ㆍ후반 남성에서 자주 듣는 고민이다. 요즘은 심지어 40대 초반이나 30대 후반에서도 심심치 않게 고민 상담이 들어온다.
건강검진에는 이상이 없다는데 만사 의욕이 없고 자꾸 짜증을 내니 주변에서도 싫어하는 것 같다. 일반 용어로는 ‘갱년기’, 의학용어로는 ‘후기 남성호르몬 결핍증’이다. 여성에서는 50대 들어 생기는 ‘폐경기’와 유사한 시기인데, 사회적 활동범위가 많다보니 그 후유증도 많아 보인다.
배 나오고 성욕도 줄고, 남성 갱년기 어쩔~
남성에서 남자답게 생각하고, 남자답게 행동하며, 여성을 보면서 성욕을 느끼게 하는 요체는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고환에서 만들어지고 극히 일부가 부신(신장 위에 있는 작은 호르몬 공장)에서 만들어 지는 이 호르몬은 성욕을 느끼게 하는 역할 말고도, 정자의 생성과정과 발기기능에 관여하며, 기분(mood)과 이차성징(사춘기 지나면서 생기는 여러 신체변화, 남자는 남자답게 여자는 여자답게 변하죠)을 유지하고, 전립선의 성장에 관여하며, 근육과 뼈를 유지하는 기능 등등 남성에서 다양한 기능에 관여한다.
지나가는 여자만 보면 온갖 그림이 머리에 그려지는 사춘기부터 급격히 증가하여, 펄펄 끓는 냄비와 같은 성욕을 보여주다가,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에 최고점을 거쳐 그 후부터는 누구나 전체 분비량이 감소한다.
30대 중반의 건강한 남성이 자신의 성기능이 아무리 왕성하다고 자랑한다고 해도, 이미 호르몬 대사에서는 어느덧 하락세에 접어들었음을 알아야 하며, 남성호르몬이 급격히 떨어져 신체에 변화가 생기는 ‘갱년기’가 그리 멀지 않았음을 깨닫고 준비해야 한다.
보통 40-50대에 오는 갱년기가 되면, 앞서 나열한 남성호르몬의 기능이 모두 안 좋은 방향으로 변하게 된다.
가장 뚜렷하게는 성욕과 발기기능이 떨어지고, 머리카락을 포함해 체모가 줄어가고, 체형이 변해서 배도 나오게 된다. 기분도 자주 가라앉고 감정이 불안정해지거나 사소한 일에 짜증도 많이 나며, 전립선이나 뼈가 안 좋아지는 등 이른바 ‘노화’ 반응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본인이 느끼지 못하더라도 뼛속 골수에서 혈액세포 만드는 조혈활동도 약해져 빈혈이 생기기도 하고, 근육도 급격히 약해지고 배도 나와 흔히 말하는 아저씨 체형으로 급격히 변한다.
여성의 ‘폐경기’와 같이 호르몬이 갑자기 없어지면서 한순간에 크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앞서 소개한 증상들 중 몇가지가 본인이 뚜렷하게 느낄 정도라면 어느덧 갱년기에 접어들었음을 고민해야 한다.
갱년기 극복은 부부 스킨쉽부터
남성호르몬 보충요법도 효과적
가장 쉽게 이러한 변화를 늦추는 방법은 자꾸 자극하고 사용하는 것이다. 건강 유지를 위한 운동과 식이조절은 기본이고, 주기적으로 가벼운 스킨쉽부터 가능하다면 부부관계를 통해서 성호르몬 대사가 위축되지 않게 유지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모니터 앞에 앉아 온갖 변태 성행위를 감상만 하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으니 직접 사랑을 찾아 나서고 행동으로 옮기기를 강력히 권한다. 부부 간의 시들해진 사랑도 다시 일깨우는 정성과 지혜만 있다면 어느 정도 자연적인 치유도 가능하다.
그러나 기능의 감퇴가 심해서 회복이 쉽지 않다면 좌절하지말고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시길 권한다. 충분한 사전검사를 하고 필요하다면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을 권할 것이다. 그러나 호르몬 대사는 너무 모자라도 좋지 않지만, 너무 넘쳐도 좋지 않은지라 전문의의 지시 감독이 반드시 필요하다.
<글쓴이 프로필>
성의학전문의 조성완 박사는…
이윤수ㆍ조성완 비뇨기과 공동원장, 성의학전문의
■대한 비뇨기과학회 정회원
■대한 남성의학회 정회원
■대한 전립선학회 정회원
■대한 배뇨장애 및 요실금학회 정회원
■대한 비뇨기감염학회 정회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비뇨기과학교실 외래교수
국내뿐만 아닌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성의학
전문의로 ‘서울신문’, ‘헤럴드 경제’, ‘스포츠칸’,
‘스포츠 한국’ 등 다수 연재했으며 현재도 활발한
집필 활동 중이다. 또한 한국경제 와우TV 생방
송 ‘부부만족 100%’ 출연 등으로 시청자들에게도
친숙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