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동훈 기자]유한킴벌리가 시민단체 소속 여성 활동가를 대상으로한 장학프로그램에 금전적 지원을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발암물질 ‘생리대’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14일 <시사뉴스>가 직접 입수한 제보자료에 따르면 유한킴벌리는 2008년부터 ‘유한킴벌리 시민단체(NGO) 여성활동가 리더십 교육과정’을 실시하며 과정을 수료한 사람들을 위한 장학기금을 한국여성재단에 기부했다.
문제는 강원대학교 연구팀(연구책임 김만구 환경융합학부 교수)에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시험’을 의뢰한 여성환경연대 핵심 간부가 2014년 이 교육과정 수료 후 장학증서를 수여받은 사실이 확인된 것.
한국여성재단과 유한킴벌리는 각각 2007년과 2008년부터 각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NGO 장학사업과 NGO 리더십 교육과정을 실시하고 있다.
주최측인 한국여성재단의 자료에도 지난 2014년 4월 11일 게시물 '제3기 이화-유한킴벌리' NGO 여성활동가 리더십 교육과정 장학증서 전달식 개최' 내용이 게시돼 있다.
여기에는 문제의 간부가 참석한 기념사진과 함께 장학증서를 받은 소감도 함께 올라와있다.
여성환경연대는 유한킴벌리의 경쟁상대인 깨끗한나라 ‘릴리안 생리대’에 직격탄을 쏜 곳이다. 그렇지만 이 단체는 유한킴벌리 생리대의 발암물질에 대해서는 초기 비공개 입장을 고수했었다.
여성환경연대에는 유한킴벌리 상무이사 김모씨가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여성환경연대와 유한킴벌리에 모종의 커넥션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보냈다.
생리대 유해성 논란은 여성환경단체가 지난 3월 강원대학교와 일회성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시험 결과를 발표하면서 불거졌다. 11개 제품에서 200여 종의 휘발성 유기화학물이 방출됐고 10여종에서는 독성 화학물질이 포함됐다. 시험대상 제품은 당시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근 강원대 연구팀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릴리안만 일반에 알려졌다
유한킴벌리 상무이사 김씨는 발암물질을 시험한 강원대학교의 EPLC에도 소속돼있다. 유한킴벌리는 EPLC가 지난해 개최한 ‘아태환경포럼’을 후원했다.
반면 유한킴벌리측은 일련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유한킴벌리가 단체의 생리대 시험을 지원하거나 관여했다는 루머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유한킴벌리에 따르면 NGO 여성리더십 프로그램은 여성리더 양성을 위해 2008년부터 여성재단-대학교-기업 3자가 협업하여 운영해 왔다고 한다.
유한킴벌리는 재단은 선발과 운영, 대학교는 교육, 기업은 소요경비를 후원하고 있다는 것은 인정했다. 단 “장학은 여성재단에 본 교육이 가능하도록 기부한 것이며, 개인에게 제공되는 것이 아니다”고 회사 측은 부연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참가자 선발과정은 여성재단에서 주관하며, 유한킴벌리는 일체 관여하지 않고 있다. 당사는 교육 대상에 대해서 사전에 인지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