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경제

[기획] ‘금품 향응’ 얼룩진 재건축 수주전, 어쩌나

URL복사

약한 법이 범죄를 부른다...롯데건설 등 뇌물 받은 조합원도 형사처벌 필요
“더는 개선 여지 없다” 불법사전매표 온상으로 변질된 부재자 투표 없애야



[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한신4지구 등 강남아파트 재건축 수주 3연전은 비단 건설사뿐만 아니라 행정기관 조합 입주민 등이 관여, 사전매표행위 같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들을 부추겼다. 아파트 재건축의 문제점을 짚고 그 해법과 과제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건설사 성실의 척도= 돈다발?!

“GS건설은 성실하지 않아서 찍기 싫어요.”
지난 10월13일 서울 서초구 신반포 한신4지구 재건축 시공사를 뽑기 위한 부재자 투표 날. 취재차 찾은 이곳에서 기자의 귀를 의심할 법만 말을 조합원 김모씨에게서 들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롯데건설은 조합원을 위한 갖가지 혜택을 약속한 반면 GS건설은 공약뿐이었다고 한다. 김모씨는 “롯데건설이 부실공사 등 여러 가지 말들이 있지만, GS건설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뭔가(?)를 제시할 줄 모른다”고 에둘러 설명했다.

한신4지구는 롯데건설에 의한 금품 수수 등으로 뜨거운 곳이었다. 제보자들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10일 시작된 부재자 투표 이전부터 조합원 가족들을 본사 건물 유명 레스토랑에 초대해 고가의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제보자 ㄱ씨는 “롯데건설은 그룹 계열사 롯데슈퍼 등의 직원을 동원해 선물공세를 펼치는가 하면, 표를 대가로 금품제공을 약속했다”고 증언했다.

실제 GS건설이 공개한 자료에는 한신4지구에서 신고센터를 운영한지 6일 만에 227건의 금품 향응 제공 관련 자진 신고·상담 요청이 들어왔다. 이 중 실제 금품·향응 신고는 총 25건 접수됐다.

GS건설은 조합 임원 이름과 약정 내용 등이 적힌 ‘롯데B/M 특별관리자’라는 문건의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번 발표는 GS건설의 한신4차 수주 여부와 상관없이 하는 것으로, 최종 투표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 개표 시점에 맞춰 결과를 공개했다”고 강조했다.

한신4지구 현금 제공 등 무더기 적발

GS건설에 따르면 한신4지구 신고센터에서 접수한 제보에는 현금 제공 4건을 비롯해, 현금+청소기, 현금+숙박권, 상품권, 명품가방·명품벨트 지급 사례 등이 포함됐다.
롯데건설은 4696억원 잠실 미성크로바 수주전을 따낼 때도 조합원에게 금품 향응을 제공했다고 한다.

미성크로바 입주민 제보자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몇 달 전부터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평균 200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또 다른 제보자는 이날 ‘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전 금품 살포 의혹 난무(2017.10.12)’라는 제하의 본지 기사가 나간 뒤 “실제 롯데건설이 금품을 제공했다”고 못박았다.

반면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지역으로 관심이 높았던 2조6000억원 규모의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수주전은 일부 언론보도와는 달리 금품 수수 정황은 보이지 않았다.
이곳에서도 건설사들은 고급 선물세트, 접대, 고급호텔에서 만찬과 함께 설명회 등을 열어 조합원의 환심을 샀다고 한다.

현대건설은 공약을 통해 승리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반포 주공1단지 조합원들에게 전례없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이사비 5억원을 5년간 무이자 대여하거나 세금을 포함해 가구당 이사비 7000만원을 무상 현금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가 지난 9월21일 위법소지가 있다며 제동을 걸자 현대건설은 “이사비를 낮춰 나머지는 옵션으로 제공하는 등 7000만원 상당의 혜택을 주겠다”고 말을 바꿨다. 일부 언론의 보도와는 달리 금품수수 증거도 발견할 수 없었다. 단 현대건설은 아파트 재건축이 완공되고 입주민이 거주를 시작하면 조식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은 했다.

부재자투표, 재건축 수주전 비리의 온상



건설업계의 재건축 수주전은 표를 대가로 금품 제공을 하는 사전매표 관행으로 악명높다.
한 대형건설사 임원은 “재건축 수주전 승자는 부재자투표에서 결정된다. 그리고 부재자 투표는 금전적 조건이 당락을 좌우한다. 조합원의 재산 가치와 삶의 질적 향상을 위한 공약보다는 더 싼 공사비와 더 많은 돈을 제시한 쪽이 시공사로 선정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고 정의했다.

부재자투표를 노린 사전매표행위가 재건축 수주전의 혼탁 양상을 불러일으키는 주범이란 의미이다. 건설사들은 일반적으로 계약한 OS(홍보) 요원들을 통해 재건축 지역의 조합원에게 금품 및 선물 등을 주고 표를 샀다.

한 전직 건설사 OS요원은 “부재자 투표일에 표를 주기로 응한 조합원 집으로 가서 직접 투표현장까지 동행하면서 마음을 다시 한번 사로잡았다”고 말했다.
총회투표일은 조합원에게 접근이 어려워 선호하지 않았다고 한다.

승리의 또 다른 변수인 조합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도 중요하다. 한 건설자재업체는 “건설사들은 주요 조합임원들에게 함바(건축현장 식당) 운영권과 펜트하우스 입주 등 다양한 혜택을 줘 도움을 받는다”고 전했다.

법정 최고형 5000만원 불과…자정노력 필요

정부 역시 부정부폐가 난무하는 건설사의 재건축 수주전을 우려한다. 법적 제제 장치도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11조5항은 ‘시공자, 설계자,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선정과 관련해 금품·향응 등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규정을 위반하는 건설사 법인, 건설사나 용역업체 직원들, 이들로부터 금품·향응을 제공받은 사람 모두 형사처벌 대상이다. 이를 어길 경우 도정법 84조의 2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그러나 도정법은 징역형과 벌금형을 한쪽만 받게되어 있을뿐만 아니라 가중처벌도 없는 허점이 있다.

이런 가벼운 처벌 규정으로 인해 건설업계는 불법을 저질러서라도 수주를 해내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적발되더라도 벌금은 최대 5000만원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자 건설사들도 수천억에서 수조원대에 이르는 공사비를 얻을 수 있다면 가벼운 형사처벌 따위는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암암리에 돈을 전달하는 식이어서 금품제공에 대한 적발도 어렵다.
국토부 관계자는 “법정 최고형 벌금 5000만원처럼 가벼운 규정으로는 건설사들을 제어하기 힘들다”며 “현재 위법행위를 한 건설사 경우 시공권 박탈 등을 통해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법을 정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추진하는 시공권 박탈 등 법 제정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공정경쟁 사회를 위한 건설사와 조합원들의 자정노력 만이 재건축 불법 수주전을 막는 해법일 뿐이다는 의미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배너

커버&이슈

더보기
美해경 "볼티모어 사고 화물선, 교량충돌 직전 항구서 엔진 수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미해안경비대는 27일 (현지시간) 미국 볼티모어항의 교량 아래에서 동력을 잃고 교각에 충돌한 사고 화물선이 사고 전에 "정기 엔진수리"를 받은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발표했다. 교각이 무너지면서 다리 위에서 일하다 물속으로 빠진 6명의 인부가운데 2명의 시신이 이날 수습되었다. 나머지 희생자는 이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해안경비대는 모든 구조 노력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26일 프란시스 스콧 키 브리지에 충돌한 선박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수사관들은 27일 선박의 증거물 수집에 나섰다. 희생된 두 남성의 시신들은 이 날 오전 교량의 중간 지점의 7.6m깊이의 물속에서 빨간색 픽업 트럭 안에 탄채로 발견되었다고 메릴랜드주 경찰국의 롤란드 버틀러 경감이 저녁뉴스 시간의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새로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멕시코 이민 출신으로 볼티모어에 살고 있던 알레한드로 푸엔테스(35)와 과테말라 이민으로 메릴랜드주 던도크에 살던 도를리안 로니알 카스티요 카브레라(26)로 확인되었다. 수색팀의 구조는 일단 끝났지만 앞으로도 음향 탐지기 등을 통해서 무너진 다리 밑 부근에 침몰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희생자들의 차량을 계속

정치

더보기
연금개혁 공론화위원회, 시민대표단 숙의토론회 세부계획 심의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국회 연금개혁 특별위원회(위원장 주호영ㆍ이하 연금특위) 공론화위원회(위원장 김상균ㆍ이하 공론화위원회)는 28일(목) 오후 3시 공론화위원회 회의실에서 「공론화위원회 제7차 전체회의」를 열어 시민대표단 모집 결과 등을 보고받고, 시민대표단 숙의토론회 세부계획 등을 심의했다고 밝혔다. 공론화위원회는 수행사인 한국리서치 컨소시엄으로부터 ‘1만 명 기초조사’ 결과를 토대로 3월 22일(금)까지 모집한 시민대표단 선정 결과를 보고받았다. 공론화위원회는 4월 13일(토)ㆍ14일(일)ㆍ20일(토)ㆍ21일(일) 등 4차례의 숙의토론회에 직접 참가할 시민대표단을 총 500명 규모로 구성하되, 개인 일정 등으로 참석이 제한되는 변동 가능성을 고려하여 예비 인원도 함께 편성하기로 하였다. 공론화위원회는 시민대표단 모집 직후인 3월 22일(금)부터 3월 25일(월)까지 4일간 1차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1차 설문조사의 목적은 시민대표단이 본격적인 학습을 시작하기 이전에 연금개혁 주요 의제별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려는 것이다. 한편 공론화위원회는 카드뉴스(숙의자료집 Ⅰ), Q&A 형식 자료집(숙의자료집 Ⅱ), 심화자료집(숙의자료집 Ⅲ)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인천 총선 사전투표소에 불법카메라 설치한 유튜버 체포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인천의 4·10 총선 사전투표소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40대 유튜버가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건조물 침입, 통신비밀보호법위반 혐의로 유튜버 남성 A씨(40대)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이 유튜버가 경상남도 양산에 통신 기기로 위장한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용의자와 동일범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유튜버로 활동하는 A씨는 최근 인천 남동구와 계양구 등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 몰래 침입해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인천 장수·서창동, 계산1·2·4동 행정복지센터 등 총 5곳의 사전투표소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불법 카메라 설치 신고를 받고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등 수사를 벌여 전날 오후 9시10분께 A씨를 경기도 고양 소재의 주거지에서 검거했다. 앞서 경남 양산시의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통신 기기로 위장된 불법 카메라가 먼저 발견됐다. 행정안전부는 이날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사전투표소에 대한 긴급 요청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양산시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했을 가능성과 추가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문화

더보기
중국을 어떻게 인식해야 하고 대응해야 할까? <중국과 한반도의 미래>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른북스 출판사가 정치/사회 신간 ‘중국과 한반도의 미래’를 펴냈다. 중국은 우리가 만만하게 볼 수 있는 나라일까? 남중국해, 대만 등에서 끊이지 않고 영토 분쟁을 일으키는 중국의 본심은 어디에 있을까? ‘중국과 한반도의 미래’의 저자는 중국이라는 나라는 우리가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국가라고 말한다. 그들은 내면에는 수천 년의 역사를 통해 중국이 한반도를 지배했다는 DNA가 새겨져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지금은 대만 문제가 현재진행형이기에 잠잠하지만, 대만만 중국의 손아귀에 넣고 나면 본격적으로 한반도를 향한 야욕을 드러낼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중국과 한반도의 미래’의 저자는 중국에서 자신이 느꼈던 중국의 저력과 문화적 본질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시시때때로 한반도를 향한 야욕을 드러내고, 이를 현실화하는 것이 중국의 힘이기 때문에 중국을 제대로 알아야 적절히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 1부에서는 중국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중국인의 생활, 문화, 역사와 관련한 이야기가 제시되고, 2부에서는 남북한 이슈, 국내외 정치 등 중국과 한반도를 둘러싼 저자 나름의 정세 분석이 담겼다. 진정한 한반도의 평화,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가성비보다는 가심비 챙기는 삶 되어야
아빠와 딸이 자동차를 번갈아 운전하며 여행을 가고 있는데 기름이 바닥났다는 경고등이 켜지자 아빠와 딸은 주유소를 찾아 기름을 넣어야 한다며 근처 주유소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검색 결과 바로 2~3분거리에 주유소가 있는데 휘발류값이 상대적으로 다른 주유소에 비해 많이 비쌌고 반면 10~15분 정도 거리에는 휘발류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저렴한 주유소가 있었다. 기성세대(꼰대)인 아빠는 당연하다는 듯이 10분, 15분 정도 가는 수고를 감수하고서라도 값이 많이 싼 주유소를 가겠다고 주장했고, MZ세대인 딸은 눈앞에 주유소를 두고 왜 멀리 떨어져 있는 주유소를 가냐며 결국 언쟁을 벌이다 아빠의 주장대로 값이 싼 먼거리의 주유소로 가서 주유를 하게 됐다. 그런데 값이 싸다는 이유로 주유 대기를 하는 차는 많았고 오랜 기다림 끝에 겨우 주유를 하게 되었는데 딸이 아빠에게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 아빠는 가성비만 알고 가심비는 모르냐?”고 쏘아붙인다. 주유를 마친 아빠와 딸은 마침 식사시간이 되어 근처 식당을 가게 됐다. 메뉴판에 있는 많은 음식들 중에 아빠의 눈에 들어온 것은 메뉴 중 거의 제일 저렴하면서도 대중적인 김치찌개, 된장찌개였고, 딸의 눈에 들어온 메뉴는 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