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경영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롯데 총수일가가 검찰 구형에 크게 못 미치는 형량을 받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집행유예, 신격호 총괄회장은 징역 4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게는 무죄가 선고된 것.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상동)은 22일 오후 신 회장 등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 △신 회장은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신 총괄회장 징역 4년에 벌금 35억원 △신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무죄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징역 2년 △신 총괄회장의 내연녀 서미경 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계열사들을 총수일가 사유물로 여긴 채 합리적 의사결정 없이 독단적으로 사익 추구를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회사를 위해 일한 임직원에게 자괴감과 박탈감을 줘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뜻에 따라 신 전 이사장 등에게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을 임대해 회사에 약 774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신 전 부회장에게 2008년 4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계열사 12곳에서 391억원 상당의 급여를 허위로 지급하고, 신 총괄회장이 서씨 등에게 허위 임금을 주는 데 가담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부실 계열사 롯데피에스넷에 499억원을 부당지원한 혐의 등도 있다.
신 총괄회장은 신 전 이사장과 서씨, 서씨의 딸이 운영하는 회사에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을 임대해주는 방식으로 롯데쇼핑에 778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서씨와 딸에게 고문료 등 명목으로 롯데 계열사로부터 117억원 규모의 허위 급여를 지급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이 밖에 보유 중이던 비상장주식을 롯데그룹 계열사 3곳에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30% 할증해 매도하는 방식 등으로 941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와, 차명 보유하던 일본 롯데홀딩스 주식을 신 전 이사장과 서씨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증여세 858억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신 회장에게 징역 10년에 벌금 1000억원 △신 총괄회장에게 징역 10년에 벌금 3000억원 △신 전 부회장에게 징역 5년에 벌금 125억원 △신 전 이사장과 서씨에게 각각 징역 7년을 구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