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강원도 화천군을 세계적으로 알린 작가 이외수. 그가 내년 지방선거의 산제물로 바쳐져 제2의 고향이나 마찬가지인 감성마을에서 쫓겨나게 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시사뉴스>는 지난 28일 이외수 작가의 감성마을 퇴출을 반대하는 화천 군민(*이외수 퇴출반대 주민)들이 화천군 의회에 보낸 공개서한을 입수했다. 여기서 이외수 퇴출반대 주민들은 이번 이외수 퇴출 운동의 본질은 2018년 6월13일 지방선거전의 흥행을 위한 구 여권(*자유한국당)의 포석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외수 파’와 ‘반 이외수파’로 파벌을 형성, 선거 전략상 이용하려는 정치적 음모라는 의미이다.
◇ ‘사과하고 화해했는데…’한달 만에 화천군 1등공신 퇴출
근거로 우선 최문순 화천군수와 이외수 작가의 양측간 화해에도 불구, 퇴출운동으로 이어진 점. 이외수 작가는 지난 8월 발생한 욕설파문 이후 서너 번의 공식사고 그리고 사과의 뜻을 담은 서면을 군청에 전달했다.
최문순 화천군수도 이달 15일 화천군의회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 2차 회의를 통해 “이외수 선생님께서 직접 사과하셨다”고 증언했다.
그럼에도 화천군의회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는 같은달 18일 이외수 작가의 퇴거조치를 채택했다.
2개월 지난 사건이다. 최문순 화천군수와 같은 자유한국당 소속의 이흥일 화천군의회 의원이 지난달 27일 폭로한 지 한 달도 못돼 이외수 작가의 퇴출 결정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외수 작가가 강원도 화천군의 산천어 축제를 알린 1등 공신인 점을 감안하면 폭로에서 퇴출결정까지 걸린 짧은 시간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 세월호 추모 위한 노란리본 단 것이 죽을 죄?
두 번째로는 세월호. 익명의 화천군 제보자는 한 가지 사실을 본지에 알려왔다. 시간을 거슬러 2014년 4월16일. 탑승객 476명중 304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침몰 사건 직후, 이외수 작가는 노란리본을 감성마을 일대에 달고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한 꽃다운 영혼들을 추모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불만을 강력하게 표출 했던 의원이 바로 이흥일 군의원이었다고 한다. 이외수 작가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맞다”는 간략한 답변을 통해 해당사실을 확인해줬다.
이외수 작가는 보수와 진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아 정치진영으로부터는 환영받지 못하는 인물중 하나이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잦은 비판으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도 명단을 올렸다.
모순되게도, 이외수 작가를 초청하고 그를 통해 성장한 인구 2만5천의 오지마을은 자유한국당의 색채가 강한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흥일 의원은 최근 이외수 작가가 집필실을 불법으로 점유하고 사용했다며 사용료를 지불하고 화천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공분을 샀다.
지난 2014년 2월24일 정갑철 전 화천군수와 이외수 작가는 “감성테마문학공원내의 부대시설을 ‘을(이외수)’에게 사용하게 할 수 있다”는 협약을 맺었다.
◇ 문화계 블랙리스트 향한 조직적인 퇴출운동
셋째. 이외수 퇴출 운동의 조직적인 움직임. 이외수 퇴출 반대 주민들에 의하면, 이흥일 의원의 폭로이후 난데없이 급조돼 나타난 지역단체들도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1인이 움직이는 단체도 있다고.
이들은 수십개의 대형 현수막을 걸고, 한 목소리로 이외수 작가의 퇴출을 외치고 있다.
이외수 퇴출 반대 주민들은 공개서한에 이 점을 명시 “화천군민 다수가 개인의 돈을 갹출해서 길거리의 수많은 현수막을 내건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며 정치적 목적을 가진 배후를 의심했다.
무엇보다 이외수 작가의 퇴출을 요구하는 주민들이 명분중 하나로 내세우는 “연수생들이 감성마을 인근 식당을 이용하지 않고 도시락을 주문했다”는 주장에 대한 반론은 충격적이다.
앞서 언급한 제보자에 따르면 이외수 작가의 연수생 40여명은 애초 돌아가면서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주문했다. 그런데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주민 A씨가 인근 식당들과 담합을 해 연수생 측에 2주전에 미리 식단을 주문할 것과 2가지 이상의 음식을 시키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제보자는 “사정이 이렇자 연수생들은 화천군의 다른 마을에서 도시락을 주문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