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추진 협의체가 출범하면서 양당이 신당 창당을 통한 신설합당 방식으로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의 통합반대파로 분류되는 천정배·조배숙 의원 등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행보를 비판하면서 산발적으로 저항하는 모양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통합추진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이날 협의체에는 양당에서 각각 2명의 의원이 참여했다. 국민의당에서는 이언주·이태규 의원, 바른정당에서는 오신환·정운천 의원이 나섰다.
이들은 이날 회의끝에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과 정운천 바른정당 의원이 "양당 통합은 단순합당 방식이 아닌 신당창당의 신설합당 방식으로 하며 이 과정에서 정치변화와 개혁을 갈망하는 제3세력을 규합하는 대통합을 추진한다"고 공동발표를 했다.
이어 이들은 "양당 통합은 대한민국의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개혁정당의 탄생을 염원하는 국민의 준엄한 뜻을 받들고 구시대 전유물인 이념과 진영의 대립,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합리적 개혁세력의 통합을 도모한다"고 밝혔다.
양당은 2월 내 통합신당 창당하기로 뜻을 모았고 이를 위해 양당 공동의 실무지원팀을 두기로 합의했다.
양당이 구상하고 있는 통합의 모습은 '단순히 국민의당-바른정당간의 통합이 아닌 정치변화와 개혁을 갈망하는 제3세력까지 포괄하는 신생정당'임을 천명한 것이다. 아울러 '이념·지역주의를 뛰어넘는 합리적 개혁세력을 통합하겠다'는 다짐으로 읽힌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 천정배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안철수 대표의 독재적 사고가 개탄스럽다"며 "안철수 대표는 지금이라도 YS식 배신의 정치, 야합과 구태의 정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조배숙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대표도 앞서 전날 논평을 내고 "안 대표의 냉전적 태도는 당의 강령에 밝혀놓은 햇볕정책의 기본정신에 어긋난다”며 "햇볕정책을 부정하는 바른정당과 합당은 국민의당을 나가서 추진하라"고 날선 비판을 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의 생각은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의 입장과 정확히 일치한다"며 "(안철수 대표의) 몸은 국민의당에 있지만 머리는 이미 바른정당, 자유한국당에 가 있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계속해서 그는 "불편한 동거를 바른정당과의 보수우경화 합당으로라도 해소하려는 안철수 대표의 절박한 선택을 이해한다"면서 "그러나 그 선택은 국민의당을 세운 호남민심에 대한 모욕이요, 개혁정체성의 유지를 바라는 당원들에 대한 배신이라는 것을 안철수 대표는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호남중진 의원들이 주축이 된 '통합반대파'들이 안철수 대표를 바라보는 시각의 대부분이 천정배·조배숙 의원의 발언 속에 가감없이 녹아있다는 평가다.
'독재적 사고','배신·야합·구태 정치'라는 언급에서부터 '햇볕정책 부정','보수우경화' 및 '호남민심에 대한 모욕'에 이르기까지 통합반대파들이 안 대표를 비난하는 근거들이 거의 망라 돼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광주광역시에 거주하고 있는 국민의당 통합찬성파의 한 핵심당원은 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민의당이 당세가 미약한 현재상태에 안주하지 말고, 바른정당과 통합을 통해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강력한 중도개혁정당을 출범시켜야 하는 게 바로 호남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며 "통합 이후, 지금 통합에 반대하고 있는 몇몇 호남 중진의원들의 거취와 일부지역 위원장들의 향후 공천과 관련된 처신이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