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대북 제재를 둘러싸고 우리 정부와 미국간의 엇박자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정부는 현지시간 7일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최휘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에 대한 제재면제를 유엔에 공식 요청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미국 부통령 마이크 펜스는 7일 오후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와의 회담 뒤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례 없는 대북 제재를 곧 발표하겠다"고 선언했다.
최휘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결의 2356호 '여행 금지 제재 대상'에 포함된 인물이다.
우리 정부는 최 부위원장에 대해 제재면제를 요청하는 서한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했다.
우리 정부의 이런 움직임과는 정반대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7일 일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계속 압력을 가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비핵화를 추진하겠다"며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독재적이고 억압적인 체제"라고 비판했다.
펜스 부통령은 또 "북한의 체제 선전이 올림픽을 강탈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면서 "북한이 도발행위를 올림픽기 밑에 숨기는 것을 불허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에 대한 타협은 도발을 초래할 뿐이고 북한의 도발을 허용한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펜스 미 부통령의 이 같은 기조와 궤를 같이하는 발언이 미국 정부에서 현지시간 7일 나왔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펜스) 부통령이 말한 대로 미 재무부는 다가오는 몇 주 안에 가장 엄격한 대북제재 중 하나를 공개하겠다"고 언급했다.
우리 정부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서 예외로 해달라고 유엔과 미국에 대해 읍소하고 다닐 때, 미국은 대북제재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흐름이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 심재철 국회 부의장은 8일 오전 국회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제 공조에서 이탈하는 문 정권의 속셈은 무엇인가"라며 "문재인 정권이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를 앞장서 허물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심 부의장은 "김여정은 여행 및 자금동결 등 미국이 제재 대상으로 삼은 인물이고 김여정과 같이 오는 최휘도 UN의 제재 대상"이라며 "현송월의 육로(방남)에 이어 마식령 스키장에 비행기를 보내 5.24 제재를 스스로 파기했고, 제재 대상인 만경봉호에는 입항허용에 기름도 공급하겠다는 것이며, 이제 김여정에게 하늘길까지 열어 주면 문재인 정권이 국제사회의 육해공 제재를 한꺼번에 무력화시키는 셈"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나아가 김정은의 핵 강변(强辯)을 들고 올 김여정과의 회담을 기다리며 환대에 나서고 있다"면서 "핵으로 촉발된 대북 제재를 가장 직접적이 피해 당사자인 우리가 먼저 허물어뜨리고 있으니 도대체 문재인 정권은 제정신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그는 "물적 제재뿐만이 아니라 인적 세재까지 문재인 정권이 앞장서 묵살하고 있으니 국제사힉를 조롱하는 것이 아니겠는가"라며 "국제사회에 대북제재 공조를 부탁해도 모자랄 처지에 국제공조를 선두에서 무너뜨리며 이탈하고 있으니 한국의 대미관계 뿐 아니라 국제관계의 앞날이 참으로 우려스럽다"고 개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평창올림픽을 볼모삼아 대한민국을 흔들며 국제제재를 벗어나려는 김정은의 뻔한 의도가 한 눈에 보이는데도 그 계산을 앞장서 도와주고 있는 문재인 정권의 성격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