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목함지뢰 도발 등 천인공노할 만행을 주도한 원흉으로 지목되는 북한 정찰총국 책임자인 김영철이 평창올림픽 폐회식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김영철 방한 반대 움직임을 뚜렷이 드러냈다.
23일 자유한국당은 김성태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 방남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김영철의 평창올림픽 폐회식 참석 결정 철회를 공식 요구했다.
한국당은 김영철의 방남 불허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국회를 전면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사퇴까지 촉구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김영철은 우리 장병의 목숨을 앗아간 장본인이자 전범"이라며 "저잣거리에 목을 내놔도 부족한 김영철을 청와대가 맞이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그는 "쳐죽일 작자를 평창에 초청하는가.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서 홍문표 사무총장은 "한국당의 이런 요청이 수렴되지 않는다면 국회를 전면 보이콧할수 밖에 없다"며 "우리는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투쟁하고 국민에게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이 김영철을 '전범'으로 규정하면서 그의 방한을 저지하기 위해 국회에서 정당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저항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당의 이런 입장과 궤를 같이하는 흐름은 바른미래당에서 나왔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유의동 수석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최악의 결정이다. 당장 잘못된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김영철의 방남을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60만 대한민국 국군 역시 46용사의 정신을 높이 기리고, 언제든 그와 같은 상황이 오면 조국을 위해 초개와 같이 목숨을 바칠 각오를 다지고 있는데, 국군통수권자라는 대통령은 그런 자의 방남을 허용하고, 청와대에서 그런 자와 만나 한반도 평화를 논의 하겠다고 한다면, 앞으로 누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며, 누가 북의 도발을 몸으로 막아내겠는가"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영철의 방남을 허락하는 것은 60만 전군에게 목숨 바쳐 나라를 지키지 말라는 암묵적 명령을 내리는 일"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당장 잘못된 판단을 취소하고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런 가운데,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저희 유족들은 김영철이 방남한다는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김영철이가 어떤 자냐. 이선권과 김영철은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에 북한의 정찰총국장 직위에 있었던 자다"라며 "천안함 폭침을 주도했다는 게 명명백백하게 밝혀진 일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것을 미국도 알고 우리 국민들도 알고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인데, 그것을 정부에서나 일부 정치인들이 (김영철이) 천안함 폭침의 주범이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고 (공식적으로) 발표된 게 없다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려고 하는 것 같은데, (저희는) 그 부분에 대해서도 용납할 수 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다"고 분개했다.
그는 천안함 폭침 사태의 해결을 위한 전제조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김영철이 북한에서 오기 전에 북한이 천안함 폭침에 대해서 사과를 먼저해야 한다"며 "북한 측의 진정성 있게 깨끗하게 사과를 하고 (그 바탕위에서) 평화를 논한다던가 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김영철의 방한 소식에) 유족들이 지금 모두 격앙돼있다. 그래서 내일 모두 모여서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