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4.22 (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사회

[커버] 잘못된 도로설계, 사고 부른다 ②

URL복사

사람 중심의 교통안전체계로 개선해야



[시사뉴스 김수정 기자] 도로는 차량 흐름이 최대한 원활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그러나 일부 도로는 서로 병목현상을 유발하거나 또는 차량 흐름이 서로 엇갈리도록 되어 있어서 교통체증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이같은 구조 때문에 적정 속도를 준수하고 주변 상황을 경계해도 언제, 어디서, 어떤 사고를 당할지 모른다. 이처럼 도로구조 상의 잘못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되풀이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책임 규명과 대책 마련이 되지 않아 심각성을 더한다.

교통체증의 주원인은 물론 자동차가 급격히 늘어난 데 있다. 그러나 교통흐름을 둔화시키는 잘못된 도로구조도 체증을 가중시키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애초 도시설계부터 폭증하는 도로 교통을 염두에 두지 않고 도시 계획을 설계하거나, 도로폭이 좁은 구도심 지역 인근에 아파트만 무분별하게 건축하는 난개발로 인해 늘어나는 교통 수요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연수 한국교통연구원 창조교통융합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교통에 대한 고민 없이 오로지 ‘건설 마인드’로 무작정 짓기만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주거 공간이 부족하다고 성냥갑 아파트를 마구지었던 것처럼 도로 역시 교통 흐름은 신경 쓰지 않고 마구 개설하다 보니 생긴 일이라는 것이다. 불행히도 교통 흐름에 대한 고민 없이 도로가 만들어지는 것은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 선임연구위원은 말했다. 한국에선 아직도 교통 전문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2012년 7월1일 공식 출범한 세종시를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그는 “세종시를 설계할 때 ‘차 없는 녹색도시’라는 이상만을 강조하다 보니 도로가 넓지 않고 주차장은 작다”며 “지금 터져 나오는 위례신도시 등의 교통 문제는 의사결정 과정에 교통 전문가의 목소리만 반영될 수 있었어도 예방할 수 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설계부터 잘못된 도로 많아

게다가 잘못된 도로 설계로 운전자들의 불편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발생을 초래하고 있다. 직진과 좌회전 도로 차선 등의 문제로 운전자들이 혼선을 빚거나, 출퇴근 시간에 탄력적인 신호연동제가 이뤄지지 않아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등 시민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또 일부 도로에는 우회전 진입도로가 없어 뒤따라오는 차량과 교통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 지역 교통상황을 감안한 전반적인 교통대책 마련이 필요한 이유다.

특히 우리나라 도로는 안전에 소홀하다. 교통 사고의 주범이 사람인 것은 틀림없지만, 이런 도로 환경 요인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사고 발생을 유발한다. 도로가 안전과 인연이 별로 없게 된 것은 무엇보다 정치적 결정으로 급조되는 도로가 많기 때문이다. 국도는 국토교통부가, 지방도는 지방자치단체가 설계하는 것을 비롯 안전시설물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행정 조직이 다르고, 이들 사이에 손발도 잘 맞지 않는 탓도 크다.

대부분의 교통 전문가들은 정부가 도로 설계 당시부터 잘못을 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시거(운전자가 전방의 위험물을 발견하고 정지하거나 피할 수 있는 거리)나 구배(노면 경사도) 등을 정밀하게 따져 교통공학적으로 도로를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같은 설계 잘못은 처음부터 사고 다발 지점을 만드는 꼴이다.

중앙 분리대, 차로 규제봉, 펜스, 가드레일, 갈매기 표지, 예고 표지 같은 안전 시설물도 태부족이다. 보·차도 구분이 없는 도로도 전국에 널려 있다. 가파른 커브길 같은 위험 지구에 ‘절대 감속’이라는 표지판만 세워 놓았을 뿐 제한 속도를 명시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가령 구부러지는 각도가 심해 시속 20∼40㎞까지 줄이지 않으면 이탈하기 딱 좋게 되어 있는 고속도로 진출로도 적지않다. 진출로에 이르기 훨씬 전부터 조금씩 속도를 줄여 진입할 수 있도록 속도 제한 표지판을 몇 곳에 설치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고가 날 때만 급조된 대책만 내놓았던 전례에 비춰 현재도 ‘미봉책’만 내놓고 있어 안타깝다”며 “사람이 죽는 대형 참사가 발생해야 정신을 차린다면 그땐 늦다”며 근본 대안을 요구했다.

모빌리티 전략 수립 활성화해야

우리나라의 도로설계 정책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정부와 지자체 등은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개설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교통 전문가들도 이 때문에 열악한 곳이 많다며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도로 설계를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 도로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통해 보다 효과적이고 수준 높은 교통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안전한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도로에서 발생하는 희생자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도시설계, 지구단위계획, 재건축 정비계획 및 건설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개발관련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교통안전 종합대책을 중심으로 단기적으로는 교통안전 취약부분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지자체별로 모빌리티 전략수립을 활성화해 사람 중심의 교통안전체계로 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잘못된 도로설계로 인한 교통난 대책을 더 꼼꼼히 세우고, 도시의 정체성과 기능을 엄격히 관리해야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강 선임연구위원은 “도로 설계의 잘못으로 도로 곳곳에서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당국의 무관심으로 개선 작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명확히 어떤 교통 모델을 분석했는지 명확하게 공개하고 이에 따른 대안을 구상할 때 좀 더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커버스토리】 중동발 리스크,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확산되면서 금융시장 등 우리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충격파가 밀려오고 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가 출렁거렸고,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 달러화와 금 가치는 치솟았다. 고유가, 고환율, 고금리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태가 악화되면 석유나 가스 등 에너지 원료에 대한 수급 불안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출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 다행히 지난 4월 14일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이후 양측 간 추가적인 충돌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들썩이던 환율과 주식시장은 일단 진정 모습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향후 재보복에 나서겠다 공언한 만큼 중동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단시일 내 완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유가는 세계 경제 ‘연쇄고리’...물가 자극, 주가 하방압력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확산되면 우리 경제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기름값이다, 유가는 세계 경제의 ‘연쇄고리’에 위치해 있다. 유가가 뛰면 물가가 뛰고, 물가가 뛰면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 그렇게 미국 달러 금리가 오르면 세계 외환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경기가 침체되고, 자산시장이 요동치는 일들이 발생한다

정치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전통연희의 아름다움과 미래 가능성 '전통연희축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사장 김삼진)이 주최·주관하는 ‘2024 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이하 전통연희축제)가 오는 5월 18일부터 19일까지 2일간 청와대 일원에서 개최된다. 전통연희의 대중화를 도모하는 전통연희축제는 매년 2만여 명이 찾는 대규모 야외축제로 2007년부터 개최됐다. 올해는 따뜻한 봄의 정취를 만끽하며 남녀노소는 물론 국내·외 관광객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마련될 예정이다. 이번 전통연희축제는 청와대 내 헬기장과 녹지원 두 곳에서 진행된다. ‘연희路, 미래路’라는 콘셉트로 전체 프로그램을 구성해 전통연희의 아름다움과 미래 가능성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서울예술대학교X세한대학교X중앙대학교X한국예술종합학교’ 총 4개 대학이 연합해 선보이는 ‘연희 대학전’ 무대가 뜨거운 축제의 막을 올린다. 이어 농악, 무속음악, 줄타기, 탈춤 등 전통연희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각 지역의 개성 있는 흥과 에너지를 선보일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진도다시래기보존회’, ‘전주기접놀이보존회’, ‘구미무을농악보존회’와 ‘구미무을농악 북놀이X밀양백중놀이 오북놀이X진도북놀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정한 리더는 용장 지장 아닌 소통 능력 갖춘 덕장이어야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4·10 총선 결과에 대해 “취임 후 2년 동안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미흡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총선 참패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고, 192석을 차지한 야당을 향한 대화나 회담 제안 등이 없어 야당으로부터 대통령은 하나도 변한 게 없고 불통대통령이라는 이미지만 강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여당의 총선 참패는 한마디로 소통부재(疏通不在)와 용장 지장 스타일의 통치방식에서 비롯된 참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윤석열정부는 출범 2개월만인 2022년 7월부터 각종 여론조사기관 조사결과 윤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40%이하였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적 평가가 40%이하로 떨어진 시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약 3개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년 10개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년 5개월이었던데 비해 윤대통령은 2개월로 가장 짧았다. 윤정부 출범하자마자 특별히 이슈가 될 만한 대형사건들이 없는데도 역대 가장 빠른 민심 이탈의 이유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