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경찰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에서 일선 경찰서장급 간부인 총경들이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은 '역사적 퇴행'이라고 비판하며 반대 의견이 압도적이었다고 밝혔다.
경찰 총경급 간부들은 이날 오후 2시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열고 경찰국 신설 대응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총경급 간부들이 특정 주제로 전체 회의를 소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의 주최 측에 따르면 전국 총경 190여명이 현장 및 영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아울러 참석자 포함 총 357명의 총경이 회의 장소로 무궁화꽃을 보내왔다.
이들은 "회의에서 많은 총경들이 행안부장관의 경찰청장에 대한 지휘규칙이 법치주의를 훼손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우려를 표했다"며 "경찰국 설치와 지휘규칙 제정 방식의 행정통제는 역사적 퇴행으로서 부적절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 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사안에 대해 국민, 전문가, 현장 경찰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미흡했다는 점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며 "법령제정 절차를 당분간 보류하고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숙고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이날 논의된 내용을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회의를 제안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은 회의 종료 후 취재진을 만나 "경찰서장들은 신분상 불이익을 감수하고 공개적으로 의사표현을 진행했다"며 "이러한 진정성이 국민에게 전달돼 경찰의 노력을 성원해 주시고 지지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국 신설에 대해 "찬성은 한 명도 없었다"며 "국가경찰위원회 격을 높여 통제를 받는 건 언제든 환영한다. 그러나 장관의 통제를 받는 방식은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