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은 13일(현지시간) '경제 수도' 호치민을 찾아 "한국과 베트남이 최고 수준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후 양국관계의 새로운 원년을 시작하는 첫해 첫달"이라며 경제 교류 여건을 더 개선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어 삼성전자 현지 공장을 살피고 해외 근무를 격려했다.
김 의장은 이날 베트남 호치민시 통일궁에서 판 반 마이 호치민시 인민위원장을 만나 "한국 기업인들과의 대화를 두 차례나 직접 주재해주셨다고 해서 늘 감사하다"며 "3000개가 넘는 한국 기업들이 이곳에서 활동하고, 9만명의 한국 국민들이 남부 지역에 체류하고 있다"고 인사를 건넸다. 인민위원장은 한국의 시장(市長)에 해당한다.
김 의장은 비공개 환담에서 마이 위원장에게 베트남 거주 한국인 비자 발급·연장 문제와 한국 기업에 대한 부가가치세·법인세 감면 환급에 관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김 의장은 또 호치민 한국국제학교의 부지 확장에 대한 조속한 승인도 부탁했다.
이에 마이 위원장은 "호치민시는 한국 기업에게 제일 좋은 조건을 마련해주는 것을 책임으로 여기고 있다"며 김 의장의 전언을 최대한 해결하는 한편 중앙부처에 건의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의장은 또 호치민시가 부산과 자매결연을 맺은 사실을 들며 2030 엑스포 부산 유치에 대한 지지도 호소했다. 김 의장 순방에는 부산 북·강서갑 출신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동행했다.
김 의장은 "베트남 측이 '긍정 검토' 입장을 밝혔는데, 한-베간 심화되는 협력관계 및 호치민시와 한국의 특별한 관계를 고려해 베트남이 부산 개최 지지 입장을 적극적으로 신속하게 표명할 수 있도록 관심을 요청한다"고 했다.
앞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 방한해 부산 유치 지지에 긍정적 태도를 시사한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마이 위원장은 "호치민시는 부산이 2030 세계박람회를 유치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성사될 경우 적극적으로 참가하겠다고 답했다.
호치민시는 교통과 환경오염, 기후변화 대응 등을 당면 과제로 삼고 있는데, 김 의장은 이에 관해서도 "대한민국에서는 부산이 스마트시티의 대표주자"라며 "한국을 방문해 부산의 도로교통·물류 등 분야가 과학기술과 결합해 어떻게 스마트시티로 발전해나가고 있는지 보시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시(市) 당국 회동을 마친 뒤 삼성전자 호치민 법인 공장을 찾았다. 호치민 법인은 TV·모니터·냉장고·세탁기·청소기 등을 생산하는 고용 규모 5000여명의 대형 공장이다. 2021년 기준 매출액 53억 달러를 기록했다.
김 의장은 윤철운 법인장(부사장)으로부터 제품 소개와 공장 현황 브리핑을 들은 뒤 "여러 힘든 여건 속에서도 삼성 호치민 공장이 제대로 좋은 제품을 개발해서 세계적 가전업체의 위상을 계속 확보할 수 있도록 격려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먼 나라에서 수고가 많으시다"고 전했다.
현지시간 기준 전날(12일) 자정께 베트남에 입국해 호치민에서 행보를 시작한 김 의장은 14일 하노이로 이동해 17일 베트남 중앙정부·의회 요인들을 만날 예정이다.
김 의장 순방에는 민주당 박광온·전재수·김회재 의원과 국민의힘 유상범·이종성 의원이 동행했다. 고재학 국회의장공보수석, 서진웅 정책기획비서관, 조구래 외교특임대사, 황승기 국제국장 등이 김 의장을 보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