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검색을 대신할수록 교육은 질문과 판단의 힘을 길러야 합니다. 검색창에서 링크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여러 자료를 직접 찾아 읽기 전에 AI가 정리한 답부터 받아보는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정보접근은 빨라졌지만, 그 답이 어디에서 왔고 무엇을 근거로 만들어졌는지 확인하는 과정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AI시대 교육의 문제가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 현장에서도 변화는 분명합니다. 학생들은 과제를 받으면 자료를 찾기보다 생성형 AI부터 실행합니다. 질문 한 줄이면 목차와 보고서, 발표문까지 빠르게 완성됩니다. 문장은 매끄럽지만, 그 안에서 학생 자신의 질문과 판단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인용자료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하지 않거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은 채 제출하는 일도 생기고 있습니다.
저는 문제의 원인이 AI 사용 자체에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AI의 답을 검증 없이 자신의 생각처럼 받아들이는 태도가 문제입니다.
생성형 AI는 정보를 정리하고 아이디어를 확장하며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하는 유용한 도구입니다. 그러나 자연스러운 문장이 언제나 정확한 사실을 담는 것은 아닙니다. 출처가 불분명할 수 있고, 서로 다른 맥락이 섞이거나 중요한 반론이 빠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AI의 답은 결론이 아니라 사고를 시작하는 초안이어야 합니다. AI로부터 정보나 답변을 제공받은 학생은 “이 내용은 사실인가”, “근거는 무엇인가”, “빠진 관점은 없는가”, “다른 자료와 비교해도 같은 결론인가”를 다시 물어야 합니다.
AI가 만든 답을 그대로 소비하지 않고 확인하고 비교하고 수정해야 합니다.
저는 37년 6개월 동안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과 만나며 한 가지를 분명히 확인했습니다. 오래 남는 배움은 교수가 알려 준 정답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집니다.
지식은 바뀔 수 있지만 질문하고 검증하고 판단하는 힘은 평생을 지켜 줍니다. 그래서 저는 답을 미리 알려주거나 많이 주는 교육보다 좋은 질문을 만들게 하는 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AI시대에는 교사의 역할도 달라져야 합니다. 교사는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을 넘어, 학생이 무엇을 질문하고 어떤 자료를 신뢰하며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를 안내하는 ‘질문 설계자’가 되어야 합니다.
학교와 대학도 AI를 금지하기보다 올바른 활용 원칙을 가르쳐야 합니다. 어떤 질문을 입력했고 어떤 답을 받았으며, 무엇을 확인하고 수정했는지를 기록하게 해야 합니다.
평가 역시 결과물 중심에서 과정 중심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완성된 보고서만 볼 것이 아니라 질문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출처를 어떻게 확인했는지, AI의 오류를 어떻게 발견했는지, 최종 판단을 어떤 근거로 내렸는지를 함께 평가해야 합니다. 그래야 AI를 활용하면서도 사고력을 지킬 수 있습니다.
저는 AI를 가속기라고 생각합니다. AI는 탐색과 분석, 기획과 표현의 속도를 높여 줍니다. 그러나 가속기만 있고 방향과 제동 장치가 없다면 빠른 속도는 위험해집니다. 방향을 정하는 힘은 질문이고, 멈추어 점검하는 힘은 메타인지이며, 결과에 책임지는 힘은 인간의 판단입니다.
AI시대의 인간다움은 더 많은 정보를 기억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무엇이 옳은지 묻고, 타인의 상황과 맥락을 고려하며,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는 데 있습니다. AI는 문장을 만들 수 있지만 그 결과에 책임지지는 않습니다.
결국 기술에 의미와 방향을 부여하는 일은 인간의 몫입니다.
“AI가 검색을 대신하는 시대일수록, 인간은 판단을 대신 맡겨서는 안 됩니다.”
시사뉴스 칼럼니스트 | 신한대학교 보건대학 학장, AI융합처 처장 신종우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신종우 교수 (신한대학교 보건대학 학장, AI융합처 처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