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9.11 (금)

  • 맑음동두천 11.3℃
  • 맑음강릉 15.3℃
  • 맑음서울 15.0℃
  • 구름많음대전 17.4℃
  • 흐림대구 19.2℃
  • 흐림울산 19.4℃
  • 구름많음광주 21.2℃
  • 구름많음부산 20.7℃
  • 흐림고창 18.3℃
  • 구름많음제주 23.0℃
  • 맑음강화 11.7℃
  • 구름많음보은 14.7℃
  • 흐림금산 17.2℃
  • 흐림강진군 19.7℃
  • 흐림경주시 17.7℃
  • 구름많음거제 18.7℃
기상청 제공

박성태 직론직설

【박성태 칼럼】 화려한 AI 반도체 샴페인 뒤에 숨은 ‘샌드위치 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URL복사

현재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은 ‘화려한 착시’와 ‘냉혹한 현실’ 사이의 위태로운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엔비디아, 알파벳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대규모 장기 공급 계약과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 협력 성과는 한국 AI 반도체가 세계 AI 생태계의 핵심 축임을 증명한다.

 

그러나 주가를 끌어올리는 화려한 샴페인 폭죽에 취해있는 사이, K-반도체의 뿌리를 흔드는 경고음은 그 어느 때보다 높고 날카롭게 울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삼전닉스)가 고부가가치 메모리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생산에 사활을 걸면서, 역설적으로 범용(레거시) 메모리 시장에 커다란 빈자리가 발생했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거대 자본과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의 CXMT(창신메모리)가 무서운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상장 직후 주가 폭등에서 보듯, 중국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범용 시장의 패권을 쥐는 동시에 이미 차세대 HBM 양산 단계까지 턱밑 추격을 시도 중이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인적 자원의 유출’ 우려이다. 국내 주요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숙련된 외국인 인력 및 핵심 엔지니어들이 고연봉과 파격적 조건을 무기로 한 중국 기업으로 이동하는 현상은, 단순한 인력 이탈을 넘어 기술 노하우의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

 

비구름은 안팎에서 밀려오고 있다. 첨단 HBM 시장이라는 ‘외나무다리’ 하나에 국가 산업의 운명을 온전히 걸기에는 AI 시장의 변동성과 기술적 불확실성이 너무나 크다. 범용 메모리라는 든든한 수익 기반(Cash Cow)을 중국에 내어준 채 HBM에만 매달리는 구조는, 글로벌 경기의 변동성이나 AI 거품론 폭발 시 한국 경제 전체를 극심한 흔들림 속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 반도체 관련 주식들이 폭락하면서 한국증시가 지수 9000선에서 5500선까지 밀리는 극심한 병동성 장세를 연출했다.

 

한국의 AI 반도체 산업이 단기 테마성 주식 열풍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을 지속해서 이끌어갈 단단한 주력 엔진으로 작동하려면 정부와 기업 모두 냉정한 현실 인식 아래 구조적 대전환을 실행해야 한다.

 

첫째, 메모리 '단일 엔진'을 넘어선 '초격차 융합 기술' 확보HBM 시장의 주도권을 유지하는 동시에, 메모리와 연산 장치를 하나로 합친 PIM(Processor-in-Memory) 및 NPU(신경망처리장치) 등 차세대 AI 반도체 영역으로 기술 외연을 신속히 확장해야 한다. 단순히 '만들어 대는 생산 인프라'를 넘어, AI 칩 전체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독보적 IP(지식재산권)와 초격차 기술력을 선점해야만 중국의 추격 속도를 앞지를 수 있다.

 

둘째, 시스템 반도체· 팹리스· 소부장이 어우러진 생태계를 완성해야 한다. 삼전닉스라는 거대 대기업 두 곳에 국가 산업의 운명이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는 매우 취약하다.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을 육성하고, AI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 생태계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간 상생 연계 구조를 단단히 다져야 한다. 뿌리 생태계가 건실해야 대기업의 제조 경쟁력도 비로소 완성된다.

 

셋째, 핵심 기술 및 숙련 인재의 '탈출 방지망'을 재구축해야 한다. 국내 인재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파격적인 보상 체계와 주식 기반 인센티브, 연구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아울러 해외 인력 및 숙련 인력의 기술 이전에 대한 국가 안보 차원의 기술 보호 체계를 엄격히 법제화하고, 국내 기업 내에서 장기 근무할 수 있는 인재 선순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넷째, 정치적 치적을 넘어선 국가 인프라의 '속도전'과 '효율성'을 추구해야 한다. 정부가 주도하는 메가프로젝트와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은 선언적 정치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된다. 반도체 클러스터 구상 시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명분과 '집적의 효율성'이라는 실리 사이에서 치밀한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당장 필요로 하는 용수, 거대 전력(RE100) 공급망, 그리고 행정 규제 혁파를 입법과 재정으로 즉각 뒷받침하는 속도전이 필수적이다.

 

AI 반도체 산업은 증권시장의 레버리지 상품이나 순간의 투자 열풍으로 접근할 대상이 아니다. 이는 대한민국의 산업 생존권이자 미래 국부의 절대적 원천이다. 지금 한국 반도체에 필요한 것은 화려한 주가 폭등에 대한 환호가 아니라, 중국의 거친 추격과 AI 산업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차분하고 치밀한 플랜 B'이다.

 

삼전닉스가 이끌고 정부와 관련 생태계가 밀어주는 강력한 삼각편대가 제대로 가동될 때, 비로소 대한민국 AI 반도체 산업은 ‘세계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 일시적 바람을 넘어, 국가 경제를 굳건히 받치는 불멸의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배재고등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SFS 2026 스마트 미래사회 컨퍼런스' 국회서 개최…“기술 패권 시대, 국가 생존 전략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기술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스마트 미래사회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자 산·학·연 각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데이터정보사회연구소(KIDIS)가 주최한 ‘SFS 2026 스마트 미래사회 컨퍼런스’는 10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컨퍼런스는 ‘기술이 만드는 새로운 세계질서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대주제로 삼았다. 인공지능과 스마트 기술이 글로벌 거시경제와 패권 경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짚어보고, 국가적으로 생존할 방법을 찾기 위한 자리였다. 현장에는 국회 주요 인사들과 IT 업계 전문가, 학계 연구자 등 300여 명이 모여 높은 관심을 보였다. 행사는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순간은 개회식과 기조연설에 이어 열린 ‘대한민국 AI의 방향성’ 세션 그리고 이어진 종합 토론이었다. 토론자로 나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AI 시대에 맞는 정책 이슈와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 의원은 "AI와 데이터 기술의 발전 속도가 지금의 법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한민국이 기술을 이끄는 나라로 나아가려면 기존

정치

더보기
용혜인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 법률이 허용...국고보조금 때문 아냐”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본인의 비례대표국회의원직과 성평등가족부 장관직 겸직 논란에 대해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것이고 비례대표국회의원직을 사퇴하지 않는 것은 국고보조금 때문이 아님을 강조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야당 현역 국회의원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 자체가 김대중 정부 이후 첫 번째 사례다. 관례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야당 현역 의원을 지명한 연합의 취지도 읽어야 한다. 더군다나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원칙이다. 비례의원직의 사퇴라는 관례가 정치인들 사이에 자리 나눠먹기로서 사고됐던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기본소득당은 6년 동안 분기별 900만원, 1명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 국고보조금으로 정당 운영을 잘해 왔고 작지만 강한 정당으로 성장해 왔다”며 “지난 6년 동안 원내정당이지만 작은 정당이 아무리 정책 중심의 제안과 대안을 이야기해도 큰 벽을 마주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석의 작은 원내정당으로서 조금이나마 확보할 수 있는 스피커를 통해 책임을 갖고 대안을 제시하는 정치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성인 절반이 환자인데 검진은 4년 주기 제자리… 지질동맥경화학회 "정부 정책·가짜 뉴스 엇박자 심각"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국내 성인 2명 중 1명이 이상지질혈증을 앓고 있고,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수도 14년 만에 2.5배나 급증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의 방역·보건 정책이나 보건의료 급여 기준은 여전히 예전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 등에서 퍼지는 치료제인 스타틴 거부 관련 가짜 뉴스까지 실제 환자들의 치료 중단으로 이어져, 공중보건에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지난 10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제15차 국제 지질 및 동맥경화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학회 측은 팩트시트와 현장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늘어나는 유병률에 비해 보건 정책은 여전히 정체돼 있고, 유튜브발 가짜 뉴스의 영향이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학회는 국가건강검진 주기가 4년에서 2년으로 단축되는 방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일부 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 기준도 2009년에 머물러 있어 최신 진료 지침과 맞지 않는 점을 비판했다. 또 의료진 가운데 48.7%가 가짜 뉴스로 인해 환자들이 임의로 약을 끊고 있어 진료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오정보의 85.4%가 유튜

문화

더보기
액티브 시니어의 라이프 3.0을 위한 실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창의적 노화를 위한 라이프 디자인 툴킷’을 펴냈다. ‘창의적 노화를 위한 라이프 디자인 툴킷’의 저자 김준성은 아크헬스케어의 기업부설연구소 소장을 지내며 시니어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이번 저서 또한 액티브 시니어의 라이프 3.0을 위한 실천이자 결과물이다. 책은 나이 듦을 단순히 신체적·사회적 기능이 감소하는 과정으로 바라보는 데서 벗어나 자신의 방식으로 삶을 새롭게 설계하고 실험하는 ‘창의적 노화’를 제안하는 실천형 라이프 디자인 안내서다. 저자는 ‘창의적 노화’를 지속해서 하고 싶은 무언가를 발견하고,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노화를 유쾌하게 살아가는 과정으로 설명한다. 이 책의 특징은 창의적 노화를 단순히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가 직접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고 설계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점이다. 학술적 개념이나 이론을 길게 설명하기보다 11개의 활동 프레임워크를 중심으로 질문하고, 쓰고, 그려 보면서 자신의 답을 찾아가도록 했다. 툴킷에는 정해진 정답이 없으며, 독자에 따라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책은 먼저 나이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점검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PART 1에서는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AI시대의 교육 ‘지식 전달’에서 ‘문제 해결’로의 전면적 대전환 시급
산업 현장의 채용 지도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최근 주요 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들여다보면 가히 ‘채용 대격변’이라 부를 만하다. SK하이닉스는 학력과 연령 제한은 물론 기존 자기소개서마저 폐지하고, PC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장시간 직무 과제를 해결하는 ‘반나절 심층면접’을 도입했다. KT, 넥슨, NC 등은 단순 코딩테스트나 정량적 스펙 대신 AI 리터러시와 업무 현장에서의 AI 해결 역량을 핵심 평가 잣대로 삼기 시작했다. 이제 기업은 “AI에 대해 얼마나 아느냐”가 아니라, “AI를 도구 삼아 현업의 복잡한 문제를 어떻게 능숙하게 풀어내는가”를 묻고 있다. 이러한 기업 현장의 전광석화 같은 AI 전환(AX) 속도에 비하면, 우리 교육 현장은 여전히 거북이 걸음이거나 때로는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지난 2025년 한 대학 시험장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학생을 부정행위자로 규정해 0점 처리한 사건은 교육계가 맞닥뜨린 인식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문명적 도구를 손에 쥐고 현명하게 활용하는 능력이 곧 실무 핵심 역량이 되는 시대에, 시험장에서 AI를 썼다고 낙인을 찍는 것은 마치 정밀 계산기나 컴퓨터가 나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