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여름철에는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가 활발히 증식하는 시기로 식중독, 장염과 같은 소화기 질환 뿐 아니라, 염증성 질환이 높아지며 탈수 현상으로 인한 각종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급격한 기후변동 위험
돌발성 난청은 여름 발병률이 높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김민희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팀은 12년간 36만 건의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갑자기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응급 질환인 돌발성 난청이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후와 관련이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19년까지 12년간의 데이터를 이용해 기상 요인이 돌발성 난청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계절 영향을 받지 않는 질환인 서혜부 탈장을 대조군으로 설정해 비교한 결과, 돌발성 난청 발생률은 겨울에 가장 낮고 여름에 가장 높았다.
특히, 기온과 습도는 발병 당일뿐 아니라 1~2일 전의 조건도 주요한 영향을 미쳤으며, 온도·습도·강수량 등을 종합한 분석에서는 ‘고온·고습·강수’가 동시에 나타나는 날씨 조건에서 발병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돌발성 난청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은 단순한 더위 보다, 짧은 기간에 고온다습한 환경로 급변하는 ‘한국형 여름’ 기후로 분석됐다. 선행연구에서 한국보다 기온이 높지만 기후변동은 완만한 대만이나 그리스에서는 날씨와 돌발성 난청의 연관성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지만, 계절적 변화가 큰 한국에서는 기후에 따른 발병 위험이 명확하게 확인됐다.
돌발성 난청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팀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가 달팽이관의 미세혈관에 영향을 줄 가능성에 주목했다. 덥고 습한 날씨로 탈수 현상이 발생하면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고, 열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혈관 기능 자체에 변화가 생기거나 염증 반응이 유발될 수 있다. 청각을 담당하는 달팽이관은 뇌에서 나오는 매우 가늘고 섬세한 미세혈관들에 의해서만 혈액을 공급받기 때문에 이러한 혈류 변화에 지극히 민감하다.
돌발성 난청은 특별한 원인 없이 갑자기 한쪽 귀의 청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질환이다. 순음청력검사에서 3개 이상의 연속된 주파수에서 30데시벨 이상의 청력 손실이 3일 이내에 발생한 경우로 진단한다. 특별한 전조증상 없이 발생하므로 한쪽 귀가 갑자기 먹먹하거나 들리지 않을 때, 갑작스러운 이명이나 어지럼증이 동반될 때, 소리가 왜곡되어 들릴 때는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히 발병 후 2주 이내에 치료를 시작해야 청력 회복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민희 교수는 “돌발성 난청은 단순한 국소 귀 질환이 아닌, 전신적인 혈류 및 환경 스트레스와 연관된 질환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초기 치료 후 회복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도 귀 자체의 치료에만 머무르기보다, 몸 전체의 균형을 함께 잡는 통합적인 치료 접근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충분한 수분 섭취해야
류마티스 관절염 또한 습하고 더운 여름철 진료인원 가장 많다. 일산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찬희 교수는 고온다습한 여름철에 습도가 높아지면, 관절의 뻣뻣한 느낌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관절의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에 류마티스 관절염 질환이 증가하거나 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질환의 원인은 복합적이고 명확하지 않으나 유전적 요인과 아울러 흡연, 감염, 여성 호르몬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이 남성 대비 약 3배 많으며, 특히 50대에서 여성이 4배가 더 많은데, 폐경기의 호르몬 변화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손마디가 붓고 아프면서 자고 일어나면 뻣뻣한 아침경직은 초기 증상이다. 이러한 증상은 손목이나, 발, 발목, 팔꿈치, 무릎 등에도 올 수 있으며, 통증이 있는 마디를 만지면 따뜻한 열감을 느낄 수도 있다.
관절마디가 붓고 아프면서 열감이 있는 것은 활막의 염증 때문이다. 이러한 증상이 수개월에서 수 년 동안 지속되면 관절이나 주위 조직이 손상되면서 관절의 변형이 올 수 있고, 만성 염증으로 인한 전신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해수 온도 상승으로 인해 감염 위험이 높은 해양 세균도 주의가 필요하다. 5~6월경에 발생하기 시작하여, 8~9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비브리오패혈균은 심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해수온도가 18℃ 이상일 때 증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호염성 세균으로 주로 해수, 해하수, 갯벌, 어패류 등 광범위한 연안 해양 환경에서 자유롭게 서식한다. 주요 감염경로는 균에 오염된 해산물을 날로 먹거나 덜 익혀서 먹은 경우이며 상처 난 피부가 오염된 바닷물에 접촉한 경우도 감염될 수 있다.
비브리오패혈증에 걸리면 급성 발열, 오한, 혈압 저하,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동반되고, 증상 시작 후 24시간 내에 다리 쪽에 발진, 부종, 수포 등의 피부병변이 생기므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방문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만성 간 질환자, 당뇨병, 알코올의존자 등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비브리오패혈증의 감염 및 사망위험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오염된 바닷물과 접촉을 삼가야 하며, 어패류는 가급적으로 5℃ 이하로 저온 저장, 85℃ 이상으로 가열처리하거나 흐르는 수돗물에 씻은 후 섭취한다. 또한, 어패류를 요리한 도마, 칼 등은 소독 후 사용해야 한다.
매년 8월에 가장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요로결석도 주의가 필요하다. 요로결석은 칼슘, 수산염, 인산염 등 소변 내 결석 성분의 농도가 높아져 결정을 형성한 것으로, 신장 내부에서 형성되어 요관을 따라 방광으로 내려가고 최종적으로 배뇨를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된다. 이때 주로 요관을 내려가는 과정에서 소변의 흐름을 막아 증상을 유발하게 된다. 그 결과 격심한 통증이 발생하거나 요로감염, 수신증, 신부전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여름철의 무더운 날씨로 인해 땀을 통한 수분 손실이 증가하고 소변이 농축되면서 소변에서 결정의 형성이 쉬워지는 것이 여름철 발병률이 높은 원인일 수 있다. 일산병원 비뇨의학과 정재용 교수는 “또한, 여름철은 일조량이 많아져 비타민D의 합성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소변에서의 칼슘 배설이 증가하므로 요로결석의 발생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요로결석은 남성 환자가 많은데 이에 대해 정 교수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요중 수산 농도를 높이기 때문에 남성 환자가 더 많다는 가설이 있다. 아울러, 음주, 식이를 포함한 생활습관과 비만과 같은 신체적 상태의 차이도 성별에 따른 발생률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소변의 농도가 진해지거나 소변이 체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에 잘 발생한다. 따라서 수분섭취 감소, 요량의 저하, 온도, 기후, 식습관, 유전적 요인, 신체 상태, 약물, 직업 등 여러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하고 있는지 체크하도록 하며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활동을 하기 전후로 적절한 수분 보충이 필요하다. 염분이 높은 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오렌지, 귤, 레몬 등 결석 형성을 억제하는 구연산이 들어있는 음식 섭취하는 것이 예방법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