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마신 음료 ‘설탕 중독’ 부른다

2016.08.08 10:01:06

여름 식품 속 당 함량 높아...
면역기능 저하, 당뇨 동맥경화 비만의 원인

[시사뉴스 정지혜 기자]  ‘설탕과의 전쟁’이란 정부의 거창한 선포가 무색하게 업계 반발로 국민을 당에서 구제하겠다는 약속은 쉽게 지켜질 수 없을 것 같은 분위기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의 배경에 도사린 설탕에 대한 경고는 가볍지 않다. 얼마나 많은 당을 섭취하고 있으며, 얼마나 위험하기에 정부는 이 같은 정책의 필요성을 느낀 것일까?


갈수록 당류 섭취 높아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07~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우리 국민의 당류 섭취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가공식품으로부터 당류 섭취 권고기준( 하루섭취열량 10%, 표준 열량 2000kcal를 기준으로 50g) 이상으로 당류를 먹는 국민은 34%나 됐다. 더 문제인 것은 갈수록 당류 섭취가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6~11세(47.6%), 19세~29세(47.7%) 등 3~29세는 2명 중 1명꼴로 당류 기준치를 초과했다. 청소년의 당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을 이미 넘어섰다. 한국영양학회 ‘한국인의 총 당류 섭취실태 평가’에서도 2014년 기준으로 청소년층(12~18세)과 청년층(19~29세)의 평균적인 총 당류 섭취량이 각각 69.6g, 68.4g으로 평균보다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일 등 자연식품을 통한 당분도 과다섭취를 경계해야 하지만 특히 가공식품을 통한 당 섭취는 위험하다. 사탕무나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원당은 섬유질과 비타민, 미네랄이 함유돼 있지만 정제, 표백된 흰설탕은 영양분도 파괴된 상태에다 엄청난 양의 농약이 검출되는 등 안전성도 의심받는 식품이다.


빨리 소화되는 단순 당질은 혈당치가 갑자기 상승될 위험이 크다. 상승된 당을 흡수시키기 위해 췌장이 혹사당하게 되고,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기능상에 문제가 발생해 당뇨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또한 과다섭취시 면역세포가 떨어져 면역기능이 저하되며 남는 당분은 중성지방으로 전환돼 동맥경화와 비만의 원인이 된다.


과일주스 한 컵만으로 기준 이상 섭취


특히 여름에는 차가운 음식을 찾게 되고, 찬 음식은 미각을 둔화시켜 당분을 더 많이 섭취할 위험을 안게 된다. 여름에 자주 섭취하게 되는 빙수와 생과일주스는 설탕 덩어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일주스 한 컵만으로도 WHO 당 섭취 권고기준 이상을 섭취하게 된다. WHO 하루 당 섭취 권고기준의 3.5배(179g)인 제품도 있어 생과일주스라도 당 섭취에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시의 조사결과 드러났다. 서울시는 더운 여름철 판매가 집중되는 식품 중 당 함량이 높은 과일주스 및 빙수류의 당 함유량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내 빙수 전문점, 제과점, 과일주스 판매점 등에서 판매되는 빙수 63개 제품 및 과일과 얼음을 함께 갈아 판매하는 생과일주스 19개 제품을 구입해 분석했다.


생과일주스의 경우 평균 55g의 당을 함유하고 있었다. 생과일주스에 당 함량이 높은 것은 과일 자체에 함유돼 있는 포도당과 과당 이외에도 단맛을 높이기 위해 설탕이나 액상과당, 시럽 등을 첨가하기 때문이다. 천연 과일의 당 함량은 100g 기준으로 바나나 12.2g, 망고 13.66g, 딸기 4.89g, 자몽 6.98g, 수박 6.2g 이다.


과일주스와 함께 여름철 대표 기호식품인 빙수류의 당 함량도 위험한 것으로 밝혀졌다. 빙수는 업소와 제품에 따라 1회 제공량의 차이가 매우 컸고 2인이 나누어 섭취하는 경우도 많아 빙수 400g을 1인분으로 하여 1회 당 함량을 산정하니 평균 45.6g으로 조사됐다. 과일주스와 마찬가지로 빙수도 WHO 하루 섭취 권고기준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한편, 1인분을 기준으로 한 빙수 최고 함량의 경우는 WHO 하루 섭취 권고기준 1.6배(82.9g)로 과일주스 제품의 최고 함량보다는 낮았다.


건강 위한 매실청 독 될 수도


건강을 위한다고 탄산음료 대신 섭취하는 경우가 많은 각종 청 종류도 조심해야 한다. 소화촉진, 피로회복, 살균작용 등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음료로 마시거나 요리재료로 사용하는 가정이 늘고 있는 매실청의 경우도 과다 사용할 경우 오히려 당 섭취량의 증가로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매실청 33종에 대해 당류 함량을 조사한 결과, 100g 당 당류 함량은 시중판매 매실청이 평균 57.2g, 홈메이드 매실청이 평균 49.6g으로 시판 매실청이 홈메이드보다 15.3%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실음료(200ml)는 일반적으로 매실청과 물을 1:4 비율로 희석한 것으로, 2회 음용 시 시중판매 매실청은 WHO 1일 당류 섭취 권고량(50g)의 92%(당류 약 46g), 홈메이드 매실청은 80%(당류 약 40g)를 섭취하게 된다.


매실청을 요리에 설탕대신 사용 할 경우 1큰술에는 당 5g, 1티스푼에는 당 1g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매실청을 음료나 요리에 과다하게 사용할 경우 당 섭취량이 증가하게 되므로 적절한 양을 섭취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홈메이드 매실청 제조방법은 매실과 설탕을 1:1로 혼합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는 설탕을 적게 넣거나 올리고당과 설탕을 혼합사용하는 제조방법 등이 소개돼 있어 기호에 맞는 방법을 선택하여 만들 수 있다.


당류 함량이 적은 홈메이드 매실청 6종의 100g당 평균 당류 함량은 39.5g이었다. 이는 일반 홈메이드 매실청에 비해 당류 함량이 20% 낮은 수준으로, 매실 대비 설탕량을 0.6~0.9배로 하여 제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은 “설탕을 적게 사용하면 변질 가능성이 있을 수 있지만, 조사대상 홈메이드 제품의 경우 적은 양을 사용했음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매실청 제조 시 당류 함량을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실의 종류, 보관 장소, 온도 등 제조여건에 따라 설탕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며 설탕을 적게 넣어 제조할 것을 권했다.

정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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