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 변비시대

2016.11.21 13:36:28

운동부족 섬유질 부족 등 원인
여성호르몬 대장운동 억제해 여성 환자 많아


[시사뉴스 정지혜 기자] 변비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변비’로 진료 받은 환자는 2010년 55만3000명에서 2015년 61만6000명으로 5년간 6만2000명 증가(11.3%)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계 대사성 질환, 스트레스 등도 영향


엄밀히 말하면 변비는 증상이지 하나의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변비를 객관적으로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변비의 의미는 환자마다 다를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변의 수분이 과도하게 적어 딱딱하고 배변 시 불편감을 느끼는 증상을 변비라고 할 수 있다.


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 변이 매우 단단하고 배변 시 항문에서 막히는 느낌, 배변 후 잔변, 변을 인위적으로 파내는 등 배변을 위한 조작 필요, 일주일에 3회 미만의 배변 등의 증상이 대표적이다. 의학적으로는 이 같은 증상이 6개월 중 3개월 이상의 기간 동안 두 가지 이상을 호소하는 경우 기능성 변비로 진단하고 있다.


변비로 인한 진료 인원을 성별에 따라 분석한 결과 남성은 지난 5년여간 2015년 26만1000명, 여성은 35만4000명으로 여성 환자가 더 많았다. 특히, 70대 이상이 17만명으로 27.6%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그 다음 9세 이하가 15만9000명으로 25.8%를 비율을 나타냈다. 20대와 30대는 여성이 남성보다 각각 3.9배 높지만, 70대 이상에서는 여성이 남성의 0.9배로 남성이 여성보다 많아졌다.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조용석 교수는 어린이 9세 이하와 70대 이상에서 변비환자가 많고, 특히 젊은 층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이유에 대해 “소아는 성인과 달리 급성 변비가 많다. 노인은 신경계 대사성 질환 등이 원인인 이차성 변비가 증가하고 운동 부족이나 섬유질 섭취 부족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이유는 여성 호르몬이 대장의 운동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여성 호르몬인 황체 호르몬이 왕성해지는 임신 중이나 배란일로부터 월경 전까지는 변비가 더 심해질 수 있다. 그 외 운동 부족이나 섬유질 및 수분 섭취 부족, 불규칙한 배변 습관, 스트레스 등도 여성의 변비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정 질환 정신질환 등도 유발


만성 변비는 발생 양상에 따라 급성 변비와 만성 변비로 구분할 수 있다. 만성 변비의 경우 원인 규명이 가능한 이차성 변비와 원인이 분명치 않은 원발성(原發性) 변비로 구분된다. 이차성 변비의 원인으로는 당뇨병, 갑상선기능저하증, 고칼슘혈증 등의 대사성 질환, 파킨슨병, 척수 병변 등의 중추신경계질환 등이 있다.


그 외에 항경련제, 항히스타민제, 마약성 진통제, 칼슘차단제, 이뇨제, 알루미늄을 함유한 제산제 등 특정 약물을 복용한 경우나, 특정 정신질환 등이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조 교수의 설명이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가 2013년 1월부터 2016년 5월까지 약 3년5개월 동안 네이버 블로그(4억9000만건)와 트위터(약 65억7000만건) 등 총 70억6000만건의 SNS콘텐츠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변비와 함께 언급되는 상황으로는 ‘다이어트’가 약1만1500건으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 시험(430건)과 여행(약 290건)이 많이 언급됐다. 다이어트를 위해 무리하게 고단백 저지방 위주의 소식을 하는 여성들은 배변량이 줄어들고 장으로 흡수되는 수분이 많아져 변이 딱딱해짐과 동시 변비 발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또한 불규칙한 식생활과 시험으로 인한 스트레스, 여행 등과 같은 갑작스러운 생활 환경의 변화는 변비를 유발하는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적당한 운동과 수분 섭취로 예방


변비 치료는 원인과 진행 상황 등에 따라 적절한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 변비의 원인 질환이나 변비를 유발하는 상황이 있는 이차성 변비의 경우 먼저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 조 교수는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원발성 만성 변비는 서행성 변비, 출구 폐쇄형 변비, 복합성 변비 등으로 구분된다”고 말했다.


서행성 변비는 대변의 대장통과 시간이 지연돼 발생한다. 출구 폐쇄형 변비는 대장통과 시간은 정상이지만 내항문괄약근이 이완되지 않는 등 항문 주위 근육의 협조장애(골반저 조율장애)로 발생한다.


각각의 원인에 따라 적절한 약물의 복용이나 바이오피드백 등의 치료를 권한다. 바이오피드백이란 내장기관 등의 불(不)수의근에 대한 훈련을 통해 본인의 의지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치료법이다. 조 교수는 “변비에 사용하는 약은 수분을 끌고 나가는 삼투성 하제, 섬유질 섭취를 도와주는 부피형성 하제, 장의 움직임을 증가시켜서 배변을 도우는 자극성 하제 등으로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변비를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할 것을 권한다. 하루 1.5~2L 정도의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며, 규칙적으로 배변하는 습관을 유지하면 치료에 도움이 된다. 배변 시 발판 등을 이용해 몸을 더 쪼그리는 등 배변 자세를 효과적으로 유지하는 것도 원활한 배변에 효과적이다. 스트레스와 긴장 완화, 복근력 강화를 위한 적당한 운동 또한 변비를 예방하는 근본적 관리다.

정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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