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위기에 강한 역동성이 필요하다

2008.02.09 18:02:02

최근 경기도 이천 냉동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로 40여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또 태안반도 앞바다에서는 기름유출사건이 터져 입은 피해액이 3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이어 터진 사건을 곰곰이 짚어보면 모두 사람이 저질렀다는 분석이다.
이천 냉동 창고 화재 참사를 보면 한심스럽기조차 하다. 전문가들이 하나 같이 사고원인이 우리 사회의 낮은 안전의식과 관련 법규의 미비로 꼽고 있다. 작업 중에 안전수칙이 거의 지켜지지 않았고 물류 창고에 반드시 필요한 대피계단도 설치되지 않았다. 태안기름유출 사건도 마찬가지다. 삼성중공업 예인선이 악천우에도 운항을 계속했던 점도 문제이고 통신이 단절되었던 것도 이해가 어렵다.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가 국립공원 지역에 정박했던 것도 설명이 안 된다. 모두가 허점이고 안전 불감증이었다. 우리나라 대형 재해재난을 되새겨보면 마포 가스 폭발에서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까지 하나같이 인재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철따라 줄을 잇는 폭설 폭우 화재에 이르기까지 조금 세심히 살펴보면 충분히 막아낼 수가 있는 사건사고였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자. 이천 냉동 창고 화재가 발생하지 않고 태안기름유출 사건이 터지지 않았다면 수십 명의 인명 사고는 물론 수천억 원의 국가적 피해를 보지 않았을 것 아닌가? 또 30만명이 훨씬 넘는 자원봉사 요원들이 다른 산업 현장에서 뛰었을 것이 아닌가? 그러면 우리나라 위기관리 시스템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나? 해결의 열쇠는 사건사고에 대한 정확한 분석에서 찾을 수가 있다. 우선 이천 냉동 창고 화재에서는 관할 소방서의 관리 감독 소홀에 있다. 창고 건축의 인허가 과정에서도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 태안 기름 유출 사건의 경우 삼성중공업 예인선과 크레인선 사이 밧줄이 끊기고 85분 동안의 표류과정에서 원인을 찾을 수가 있다. 요즘같이 전자장비가 발달한 시대에 표류 사실이 해경에서 확인되고도 교신이 되지 않았다는 점도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결론적으로 ‘재해재난 통제시스템 부실’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천의 지하 물류창고에는 통로가 하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사고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또 태안 기름사건에서는 해상교통관제실에서 추가조치를 내릴 시간이 있었다. 우리나라가 재해재난에서 예측력 부족으로 충분히 막아낼 재앙을 당한 사례는 많다. 겨울철마다 발생하는 폭설이나 여름철 폭우가 바로 그렇다. 철따라 발생하는 폭설이나 폭우는 충분히 예견이 가능하다. 급작스런 기상이변도 몇 시간 전에는 알 수가 있다.
문제는 신속하고 다이내믹한 대응자세다. 태안 기름유출 사건에서 삼성중공업 예인선이 표류하고 있던 중 해양경찰청 해상교통관제실에서 2차례 교신을 시도할 때 좀 더 적극적인 방법을 사용했더라면 충분히 재해 재난을 막아낼 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계절마다 빈발하는 화재와 폭설, 폭우는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을 통해 어느 지역이 허술하고 어느 곳이 취약점인지를 사전감지가 가능하다고 본다. 또 의외의 사건이라도 핸드폰이나 컴퓨터의 활용으로 시시각각 국가재난 상황실에 제보가 가능하다.
이제 우리는 21세기 변화의 시대에 산다. 새로운 ‘이명박 정부’의 탄생과 발맞춰 국가위기관리 시스템을 좀 더 짜임새 있고 다이내믹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청와대에 국정종합상황실을 두고 국가위기의 종합관리시스템을 맡겨보면 어떨까 싶다. 일반 국민들이 112로 전화를 하면 해당 요원들이 즉각 협의해 판단하고 중요사안이면 국정종합상황실에 통보하자는 것이다. 국정종합상황실에서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관련부서에 지시하고 지속적으로 피드백(Feedback)함으로써 사안을 종료시키면 된다. 국가위기는 꾸준한 통계자료와 관리감독에서만 통제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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