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사과 "어린아이 생명보호 못해 깊은 사죄"

"학대 대처 안한 책임 물어 양천서장 대기발령"

[시사뉴스 홍정원 기자] 김창룡 경찰청장이 서울 양천구에서 양부모 학대로 숨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망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정인이 사건'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청장은 “학대 피해를 당한 어린 아이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은 사죄 말씀을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초동 대응과 수사 과정에서의 미흡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경찰의 최고책임자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엄정하고 철저한 진상 조사를 바탕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경찰의 아동학대 대응체계를 전면적으로 쇄신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고개 숙였다.

이어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날로 양천서장을 대기발령했다”며 “후임으로 여성청소년 분야에 정통한 서울경찰청 총경을 발령했다”고 말했다.

또 “1·2차 신고가 있었던 초기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인 수사가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아동 피해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반복신고가 모니터링 되도록 아동학대 대응시스템을 개선하여 조기에 피해아동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인이 사건은 지난해 3~10월 서울 양천구에서 벌어진 아동학대 사망사건이다. 정인이(가명)는 생후 6개월 무렵이던 지난해 1월 양부모에 입양됐다가 10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13일 양천구 한 병원에서 숨졌다.

입양모 ㄱ씨의 학대가 사망 원인이다. ㄱ씨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앞서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가 지난 2일 정인이 사건을 다룬 직후 추운 날씨에도 정인이가 안장된 경기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지에 추모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추모 물결과 함께 양부모를 처벌해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