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백세】 ‘트윈데믹’ 가능성... 마스크는 마지막까지

2021.11.02 21:20:56

독감 유행 전조증상, 여름철 유행하는 파라인플루엔자 이례적 확산세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실내 활동량이 많아지는 시기로 접어들면서 코로나19를 비롯한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여름철에 유행하는 파라인플루엔자가 이례적인 확산세를 보이면서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의 전조증상으로, 두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와 같은 외피 가져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2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소위 여름감기로 알려진 파라인플루엔자가 유행하고 있다. 보통 늦봄부터 늦여름 사이 유행하다 10월 이후 사라지는 패턴인데 금년은 상당히 예외적인 경우”라며 “앞으로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가능성이 있는 전조증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파라인플루엔자는 지난 9월 말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6세 이하 영유아 환자가 증가하기 시작해 최근 전국적으로 환자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검출률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62.5%, 검사 전문 의료기관에서 79.1%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4~8월 유행한다.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어 예방을 위한 개인위생 관리가 중요하다.

 

파라인플루엔자와 인플루엔자(독감)는 서로 다른 바이러스지만, 같은 외피를 가졌다는 특성이 있다. 증상도 비슷해 구분이 어렵다. 급성호흡기감염 중 하나인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증은 법정감염병 제4급으로,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분비물과 직접 접촉 또는 비말로 전파된다. 건강한 성인과 소아에서 상기도 감염을 초래하며, 주로 영유아와 초등학교 입학 전의 어린 소아에서 감염을 일으킨다. 특히 영아와 소아에서는 심각한 하기도 감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영아와 유아의 하기도 감염은 급성 세기관지염, 폐렴 및 크룹 등이다. 주로 5세 미만 소아에서 발병하며 3세가 될 때까지 거의 모든 아동은 1~3형까지의 바이러스에 한번 이상 감염된다.

 

 

주요증상은 발열, 기침, 콧물, 가래, 인후통, 천명(쌕쌕거림), 근육통, 구토 등이다. 컹컹 짖는 듯한 기침이 특징인 크룹(croup, 급성후두기관지염)이나 세기관지염, 폐렴 등 ‘하기도 감염’(하부호흡기감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면역기능이 정상인 환자는 대부분 휴식 뒤 호전돼 특별한 치료약이나 예방 백신 없이 수액 보충과 해열제 등의 보존적 치료를 한다. 증상이 있는 동안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제한하고 휴식을 취하도록 권고한다.

 

개인 위생 신경써야

 

이례적으로 가을철에 파라인플루엔자가 유행에 대해 이 단장은 지난해 인플루엔자의 유행이 주춤하면서 면역을 가진 사람의 비율이 떨어져 취약한 상황이고, 단계적 일상회복과 함께 방역수칙 준수가 느슨해진 것을 이유로 들었다.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가 같이 유행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실내 생활이 많아지는 계절적 요인을 고려해서 호흡기감염병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기다.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감염병 예방접종을 비롯한 마스크 쓰기, 개인 위생 등에 신경 써야한다. 보통 바이러스가 묻은 손으로 눈, 코 등을 접촉해 몸 안으로 침투된다. 규칙적으로 손을 씻고 되도록이면 얼굴을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50~60% 정도의 적정 습도를 유지하는 등 실내 환경에 신경 써야한다. 특히 환기가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27일 실내 활동량이 많아지는 겨울을 앞두고 코로나19 및 호흡기 감염병 전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슬기로운 환기 지침’을 공개했다. 이번 지침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의 ‘집단사례별 위험도평가 및 공기역학적 특성 분석’ 정책 연구 용역 중간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식당·카페·주점, 시장·마트·백화점과 같은 다중이용시설과 교육시설, 의료시설, 콜센터, 공동주택, 종교시설 등 20여곳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사례를 분석했다.

 

공기 전파에 의한 감염 위험도는 배출된 바이러스 농도와 노출 시간 등을 토대로 예측할 수 있다. 연구진 분석 결과 환기 횟수가 3회일 때 오염물질 농도와 공기 전파 감염 위험도가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여기서 환기 횟수는 실내를 차지하고 있던 공기만큼 새로운 공기가 유입·유출될 때를 가리키는데 보통 10분 내외 자연 환기시 3회 환기 횟수를 확보한 것으로 본다. 자연환기가 아니라 환기 설비로 환기 횟수 3회를 확보하려면 지속적으로 설비를 가동해야 한다.

 

질병청이 마련한 자연환기 지침은 매회 10분 이상 창문을 열어 하루에 최소 3회 실시하는 것으로 맞통풍을 고려해 마주보는 창문을 여는 맞통풍을 위해 전·후면 창문이나 출입문을 개방할 것을 권장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맞통풍 시 오염물질 농도는 5분이 지나자 거의 사라졌다. 한쪽 창문만 열거나 90도 각도로 창문을 개방해 이 같은 효과를 얻기까지 15분 이상 걸린 것과 비교하면 효과가 높았다. 환기 설비가 없다면 선풍기 등을 활용하면 환기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동절기 코로나19에 대응한 방역 활동의 결과 인플루엔자의 유행 기간과 환자 수가 크게 감소한 것은 거리두기와 마스크, 개인 위생 등이 얼마나 독감을 예방하는 효과가 큰가를 반증한다.

정춘옥 ok337@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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