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복합쇼핑몰, 대선 돌발 이슈..."첫 입점 속도 vs 소모적 논쟁" 기로

2022.02.21 17:34:54

 

광주 준·대형 점포 31곳…백화점 3, 대형마트 10곳 등
복합쇼핑몰은 없고, 롯데 맥스·프리미엄 아울렛 구색
"소상공 위협, 판매시설 커" 7년 전 무산 후 논의 부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광주지역 복합쇼핑몰 유치문제가 대선 정국의 돌발 이슈로 떠오르면서 광주지역 첫 대형 복합쇼핑시설이 속도를 낼 지, 또 다른 소모적 논쟁의 불씨만을 남길 지 기로에 섰다.

21일 광주시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광주지역 대규모 또는 준대규모 점포는 모두 31곳으로, 행정 중심지인 서구가 10곳으로 가장 많고, 인구 최다지역인 북구가 8곳, 뒤를 이어 광산구(6곳), 동구(5곳), 남구(2곳) 순이다.

업종별로는 백화점 3곳, 대형마트 10곳,  쇼핑센터(아울렛 등) 6곳, 전문점(문구, 완구) 2곳, SSM 9곳, 종합상가 1곳 등이다. 아울렛 1곳, 전문점 1곳은 경영난 등으로 폐업을 앞두고 있다.

면적은 롯데백화점 광주점(2만9917㎡), 광주신세계(2만6906㎡), 금호월드(2만4491㎡) 등 6곳이 2만㎡ 이상이고, 9곳은 1만∼2만㎡ 미만, 나머지는 모두 1만㎡ 미만이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대형 복합쇼핑몰의 규모나 컨텐츠를 만족시키는 곳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국내 대표적인 대형 복합쇼핑몰로는 신세계 스타필드와 코스트코, 이케아, 트레이더스 등으로 광주에는 아직까지 입점된 곳이 없다.

대형 매장은 물론 호텔, 문화관광시설, 수영장 등 체육시설과 레스토랑, 카페, 라운지 등을 두루 갖춘 시설이 없는 대신, 유통산업진흥법상 식품과 가전, 생활용품 중심의 3000㎡ 이상 점포집단인 대형마트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나마 롯데마트의 새로운 창고형 할인점인 '맥스(Maxx, 1만3100㎡)'와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1만3031㎡)이 구색을 갖추고 있지만 컨텐츠 면에서는 복합쇼핑몰에 크게 밀린다는 평가다.

2015년 광주신세계 복합쇼핑시설이 무산된 뒤 방향을 틀어 지난해 대전에 문을 연 '대전 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Art & Science)'와도 견줄 수 없는 규모다.

광주에서는 민선6기 당시 광주신세계와 투자협약을 통해 연면적 21만3500㎡ 규모로 복합쇼핑시설이 계획됐으나, 인근 소상공인들의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고 판매시설 규모가 너무 크다는 이유에다 정치권의 반대의견이 더해지면서 무산됐다.

당초 33만9900㎡에서 40% 가량 줄여 지하 5층, 지상 19층 규모의 백화점과 특급호텔에다 대형 마트를 새로 짓고, 기존 백화점은 터미널 문화시설과 연계한 영(Young)관으로 특화할 예정이었으나, 지역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이 위협 받을수 있다는 위기감 등으로 결국 백지화됐다.

복합쇼핑몰과 대형 할인마트, 백화점 등 대규모 유통시설은 전통시장으로부터 1㎞ 이내에는 입점할 수 없는 점도 여러 배경 중 하나로 작용했다.

이로 부터 6년이 지난 지난해 8월 이용섭 광주시장이 "코로나19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소상공인들이어서 복합쇼핑몰 유치가 매우 예민하긴 하지만, 더 이상 미뤄 둘 문제만은 아니다"며 민감한 이슈를 수면위로 끌어올렸고, 대선을 앞둔 지난 16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이를 대선공약화하면서 정치적 이슈로 부상했다.

국민의힘은 당 대표까지 나서 불을 지폈고, 민주당과 광주시는 "지방자치단체가 할 일"이라고 선을 그은 뒤 정략적 접근에 강한 어조로 불만을 표출했다.

윤 후보는 한 술 더 떠 지난 18일에는 대구를 찾아 민주당이 광주 복합쇼핑몰을 반대했던 이유를 설명하면서 "대형쇼핑몰의 좋은 물건, 명품, 이런 것에 도시민들이 관심을 갖게 되면 투쟁 의지가 약화된다고 생각한 모양"이라고 발언해 지역 폄하 논란까지 야기했다.

이런 가운데 맘 카페 등 각종 커뮤니티와 네티즌, 시민들 사이에선 정치적 논쟁과 별개로 복합쇼핑몰 유치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고, 민주당과 광주시 역시 수년 전과는 달리 '시민 뜻'을 앞세워 복합쇼핑몰 유치에 힘을 싣고 있는 상황이다.

이 시장은 최근 기자들과 잇따라 만나 "소상공인, 자영업자, 전통시장의 생존권 보호와 도시 경쟁력 강화, 원정쇼핑에 따른 불만 등을 두루 판단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광주대전환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상생 방안을 적극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대선발(發) 복합쇼핑몰 입점 문제가 예기찮은 정쟁이지만 공개 논쟁을 계기로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 정국에서 속도를 낼 지, 대선용 정쟁거리로만 그칠 지 지켜볼 일이다.

지역정가 한 관계자는 "여야 모두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광주 제1호 복합쇼핑몰 유치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공개진행되게 됐고, 가부 간에 속도가 붙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홍경의 tkhong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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