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노우 유 노우(I know You Know)’

2009.08.10 08:08:08

연동원

어린 제이미(아론 풀러)와 아빠 찰리(로버트 칼라일)는 여름 휴가여행이 끝나고서 임시로 살 아파트를 얻는다. 아들에게 자신의 비밀 임무를 설명하는 찰리. 이번 일만 성공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큰 소리도 친다. 하긴 찰리는 한 눈에 봐도 첩보원 같다. 짙은 선글라스를 끼고 언제나 권총을 휴대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집 근처에서 사격에도 열중인 찰리.
그러나 일말의 긴장감이 돌던 극적 분위기가 갑자기 반전한다. 찰리가 집에 돌아온 제이미를 알아보지 못하고 다짜고짜 돈을 내놓으라며 협박한 것이다. 당장이라도 총을 쏠 것 같은 공포 분위기에 얼음장처럼 굳어버린 제이미. 가까스로 자신이 아들이라는 걸 설명하고 나서야 총을 거두는 걸 보고 문득 깨닫는다. 아빠의 신상에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아빠에게 일어난 일을 조사하기 시작하는 제이미. 그 결과, 여행사를 하던 찰리가 위성방송 사업을 하려다 큰 손실을 입은 후 생계 불안으로 성격이 이상해졌다는 걸 확인한다. 가슴이 펑 뚫린 것 같은 슬픔과 아빠에 대한 안쓰러움으로 괴로워하는 제이미. 이젠 자신이 아빠를 도우려고 나서는데… (중략)
<그림1>

제 11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아이 노우 유 노우>(I Know You Know, 2008). 이 영화는 이제까지 보았던 과거 개막작과는 다른 면이 있다.
전작들이 주로 청소년들의 우정이나 가족 간의 사랑에만 초점을 맞춘 반면, 이 작품은 부자간의 사랑을 통한 성장영화라는 점이다. 더욱이 주인공 제이미는 어리지만 아빠의 보호자 역할을 하고 인생을 개척해 나간다.
그리고 이 영화는 여러 가지 점에서 <풀몬티>와 유사하다. 예를 들어, 찰리역을 맡은 로버트 칼라일은 예전의 <풀몬티>에서 실직한 가즈의 모습이 떠오른다. 두 영화 모두 경제적 곤란을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가장의 이미지도 그렇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아이노우유노우>와 <풀몬티>에 등장하는 부자의 모습에서 중요한 공통점이 등장한다는 것. 즉 두 영화 모두, 아들이 마음이 여린 아빠를 격려하고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과감히 헤쳐 나간다. 살 길이 막막해진 끝에 정신을 놓아버린 아빠의 보호자가 된 제이미나 스트립 무대에 오르기를 주저하는 가즈를 격려하는 아들 나단도 그렇다.
다만 두 영화 속 아이들의 모습에서 안타까운 게 있다. 몸은 어리지만 그들의 마음까지 여리진 않다는 것이다. 즉 그 애들에겐 동심(童心)이 존재하기 어렵다. 심한 고생으로 일찍부터 각박한 세상사를 알고 철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는 감동적이지만, 가슴 한편 저 밑바닥에서 진한 슬픔이 느껴진다.
<그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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