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 집무실, 용산 국방부 입주 검토…관내 경호 용이·외부 동선 노출

2022.03.16 10:45:15

 

윤 당선인 집무실 국방부 신청사 입주설
국방장관, 바로 옆 합참 건물 이전 가능
주변 고층 건물 즐비해 대통령 동선 노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대통령 집무실을 기존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장단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 내 실무 부서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요청에 따라 국방부·합참 이전 계획 초안을 작성한 뒤 이를 지난 15일 서욱 국방장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안팎에서는 윤 당선인과 보좌진이 국방부 신청사 건물을 쓰고, 국방장관실은 옆 건물인 합동참모본부로 옮기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이 국방부 청사에 입주하면 국방부 조직은 합참 건물이나 정부과천청사, 세종시, 계룡대 등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

 

국방부 청사는 인근에 여유 공간이 있어 관내 경호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윤 당선인이 합참 바로 옆에 있으면 안보 강조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또 헬기장이 국방부 부지와 붙어 있어 대통령 전용헬기와 경호헬기 등 2대가 동시에 이륙할 수 있다. 국방부 연회장인 국방컨벤션은 의전 공관인 영빈관으로 쓸 수 있다.

 

대통령 집무실이 국방부 청사로 옮기면 윤 당선인은 한남동에 있는 한남동에 있는 외교부 장관 공관을 관저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관저에서 집무실까지는 차로 10분 정도 거리다.

 

반면 집무실을 국방부로 정할 경우 단점도 적지 않다.

 

국방부 근처에는 고층 건물들이 많다. 아모레퍼시픽, LS용산타워, 센트럴파크타워 등 상업건물들이 있고 센트럴파크 해링턴스퀘어, 시티파크, 파크타워 아파트 등 주상복합단지가 있다. 이들 건물에서 국방부 영내를 들여다볼 수 있어서 대통령의 외부 동선이 일반에 노출될 수 있다.

 

전직 국방부 관료들 중에는 집무실 이전에 반대하는 이들이 있다.


현 정부에서 일했던 여석주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헬기장을 이동하는 문제나 이것이 북사면에 위치하고 있어서 전시대비 최소한 방어요건이라든가 노출도를 고려할 때 그 다지 좋은 방안은 아니다"라며 "용산공원 외곽에 있는 고층의 아파트로부터 노출되는 문제, 특히 헬기 진입로를 정확하게 바깥에서 관측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여 전 실장은 또 "전쟁이나 비상 상황에서 응급조치라면 모를까 대통령실이 국방부와 평시에 공존한다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이고 말했다.

 

여 전 실장은 "국방부와 합참은 기본적으로 탄약이 장전된 무기가 상시 배치되는 공간인데 그 근접한 공간에 대통령이 상시 위치하고 있다는 것은 경호 측면에서 보면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여 전 실장은 또 "대통령 차량으로 중심으로 하는 대통령 모터케이드가 매일 아침 저녁 이태원을 관통한다면 매우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시민 교통 불편을 예상했다.

 

그는 "국방부는 지난 70년간 다져진 국방 시스템의 허브인 동시에 어림잡아 수십조원의 세금이 투여된 국방자산이란 점에서 만약 이전한다면 이전에 필요한 최소한 시간과 공간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 그러지 못했을 경우 결국 그 피해는 안보의 공백이나 국방자산의 매몰로 귀결될 것"이라며 "졸속적인 조치나 어떤 시간과 공간을 고려하지 않은 지시는 안보의 공백을 가져오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국방장관이 합참 건물로 들어가면 군정과 군령의 경계가 한층 더 모호해진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그간 군정을 관장해야 하는 국방장관이 북한 문제 등 작전까지 대표하는 모양새가 나타나면서 합동참모의장 역할이 축소되고 합참의 사기가 떨어지는 측면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한 건물에 있게 되면 합참의장의 위상이 한층 낮아질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윤 당선인 집무실이 국방부 신청사로 들어와 국방장관과 국방부 조직이 이전할 수밖에 없다면 아예 국방부를 용산 외 다른 지역으로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홍경의 tkhong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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