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회동, 신‧구 권력 갈등 봉합...일단 정권이양 정상 궤도로

2022.03.29 01:27:12

국민 의식 신‧구 권력 갈등 봉합에 무게
주요 현안 큰 틀 공감...곳곳에 ‘쟁점 뇌관’
구체적 합의 없어 언제든 타오를 불씨 잠재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8일 청와대 만찬 회동에서 원활한 정권 이양을 큰 틀에서 합의했다.

 

지난 16일 오찬 회동이 무산되며 불거진 신구 권력 충돌은 일단 봉합된 모양새다. 정권 이양을 위한 정부 인수인계가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쟁점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된 것도 아니어서 갈등의 뇌관을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인사권과 집무실 이전에 협조를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합의가 없고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민생이나 안보 현안 등 큰 이견이 없는 분야를 중심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갈등 봉합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신구 권력 갈등으로 인한 국민 불안 해소와 화합에 무게를 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다만 3시간 가까운 역대 최장시간 회동할 정도로 국정 전반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보여 현실적으로 심도있는 대화나 합의는 어려웠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구체적인 성과물보다는 신뢰관계 회복을 더 우선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사전에 의제 조율 없이 회동했다는 건 모든 현안을 광범위하게 다루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는 해석이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회동에서 코로나19 손실 보상을 위한 2차 추경 편성, 인사권 갈등 문제,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대응 등과 같은 주요 현안에 대해 두루 논의했다고 말했다.

 

반면 조국 사태나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정부조직개편 문제 등과 같은 민감한 현안은 언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로나 추경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은 안 됐고, 실무적으로 계속 논의하자고 서로 말씀을 나누셨다"며 "추가적으로 실무적 현안논의에 대해서는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제가 실무적으로 그 라인에서 계속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집무실 이전은 차기 정부의 몫"이라고 하면서도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말한 대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당선인이 "청와대 시대를 마감하고 국민과 함께 하는 시대를 열겠다"며 "이번만큼은 꼭 하고 싶다"고까지 말했으나, 끝내 흔쾌한 답변을 듣지 못한 것이다.

 

협조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사실상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장 실장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예비비와 관련해선 "절차적으로 구체적인 얘기는 하지 않으셨다"면서도 "제가 느끼기에는 실무적으로 시기나 이전 내용을 공유해서 문 대통령께서 협조하겠다는 말씀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 실장은 "언론이나 국민이 느끼시는 어떤 갈등이나 이런 것들을 오늘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굉장히 서로 존중하는 가운데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셨다"고 부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이 이번 회동으로 갈등의 앙금을 일부분 풀고 관계 개선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추가 회동이나 정례 회동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장 실장도 "차후 만날 계획은 따로 잡지 않으셨다"며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자신이 당선인께서 협조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달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5월 10일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 이전에 한 번 더 만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윤 당선인 측이 최근 인수위 업무보고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 주요 정책을 정면 비판하며 대대적인 칼질을 예고하고 있어 신‧구 갈등은 언제든 폭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철우 talljoon@naver.com
Copyright @2024 SISA NEWS All rights reserved.
시사뉴스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 (05510)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11 (신천동) 한신빌딩 10층 TEL : (02)412-3228~9 | FAX : (02) 412-1425
창간발행인 겸 편집인 회장 강신한 | 대표 박성태 | 개인정보책임자 이경숙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정민 l 등록번호 : 서울 아,00280 | 등록일 : 2006-11-3 | 발행일 : 2006-11-3
Copyright ⓒ 1989 - 2024 SISA 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sisa-news.com for more information
시사뉴스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