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쿼드 가입설' 흘리는 일본 측 본심 무엇인지 이목 집중

2022.04.14 13:39:24

니혼게이자이 신문, 옵서버 참석 보도
尹 측 보도 부인…대선 공약은 포함
쿼드 절차 시작, 한중 관계 악화 유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 가입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인 가운데 14일 일본에서 쿼드 가입 관련 소식이 나왔다. 한국의 쿼드 가입설을 흘리는 일본 측의 본심이 무엇인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은 이날 쿼드 참가국 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윤석열 차기 정부가 내달 하순 일본에서 개최되는 쿼드 정상회의에 옵서버로서의 참석을 비공식적으로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윤 당선인 측은 일단 부인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닌 이야기이고 일본 언론 측 보도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당선인 측 관계자도 일본에서 열리는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 저희가 일본에 가서 회의에 참석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 당선인 측의 쿼드 가입 타진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 선거 공약집에서 "쿼드 산하 백신, 기후변화, 신기술 워킹그룹에 참여해 추후 정식 가입을 모색하는 점진적 접근을 추구하겠다"며 가입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일본 언론이 한국의 쿼드 가입 움직임을 선제적으로 알렸다는 것이다. 그간 국제 사회에서 일본이 한국의 쿼드 가입을 꺼린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는 점에서 이는 이례적인 측면이 있다.

 

실제로 한국 내 전문가들은 일본이 한국의 쿼드 가입에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해왔다. 이수훈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 6일 '한국의 쿼드 참여 시 고려사항' 보고서에서 "한국의 쿼드 참여에 대해 미국은 적극적, 호주는 긍정적, 인도는 미온적, 일본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일본에 대해 "일본은 그동안 참여국들과 합동 군사 훈련 등을 토대로 쿼드 기반을 구축해왔다. 이런 쿼드에 한국이 아무런 기여 없이 참여하는 데 일본이 동의할 가능성이 작다"며 "특히 한일 갈등 격화는 상황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이 같은 일본 측 반응과 별도로 일각에서는 한국이 이미 예고한 대로 점진적인 쿼드 참여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미국 해군참모대학 테렌스 로우릭 교수는 지난 12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기고문에서 "한국이 쿼드 플러스에 참여하는 가장 실용적인 방법은 해양 워킹 그룹 형성을 통한 참여일 것"이라고 밝혔다.


로우릭 교수는 "쿼드는 이미 기후 변화 워킹 그룹 구성을 통해 탄소 배출, 기온 상승, 재생 에너지, 그리고 회복 탄력성 등 해양 안보와 관련된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며 "대한민국 해군의 규모와 능력이 제고되면서 이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해양 안보 워킹그룹에 참여하는 국가의 해군은 연합 훈련을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미래 재해 재난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로우릭 교수는 또 "쿼드 플러스 해양 안보 워킹 그룹의 또 다른 중요한 아젠다는 불법 어업(IUU) 문제"라며 "대한민국 해군과 해경은 인적 교류, 해상 정보 공유, 연합 훈련, 연합 작전 등을 통해 위 국가들의 법 집행 능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짚었다.

 

로우릭 교수의 예상대로 한국 정부가 쿼드 가입 절차를 밟을 경우 한중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수훈 연구원은 "한국의 쿼드 참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은 비교적 명확하다"며 "쿼드가 반중 정서의 지역 협의체라는 중국의 인식이 변하지 않는다면 한국의 쿼드 참여로 인해 한중 관계는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경의 tkhong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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