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첫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물가 대책, 북한 핵실험 대비 등을 지시했다. 집권 초기 변수로 떠오른 현안들을 챙기며 국정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첫 수석 회의에서 경제와 안보, 코로나19 피해 지원 등 주요 현안을 집중적으로 주문했다.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경제였다. 윤 대통령은 "제일 문제가 물가"라며 "경제에 관한 각종 지표를 면밀하게 챙겨서 물가 상승의 원인, 원인에 따른 억제 대책 고민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 원자재가가 요동치는데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밀 가격이 폭등해 식생활에 영향을 주고, 에너지 가격 이런 것들이 올라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산업경쟁력에 빨간불이 막 들어오고 있다"며 "다함께 여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후보 시절 공약했던 소상공인·자영업자 코로나19 피해 보상에 속도 낼 것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 피해에 대한 신속한 보상 지원이 안 되면 이 분들이 복수지급 대상자로 전락할 위험이 굉장히 높다. 그것 자체가 또 향후 국가 재정에 부담이 되는 것"이라며 "그럴 바에는, 우리가 재정 건전성이 취약하지만 가능한 조기에 집행해 이 분들이 회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출범 직후에 하겠다고 약속했고,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있다"며 "국무회의를 통해 국회로 이 (추경)안이 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정권 출범 초기 물가를 안정화시키지 못할 경우 민심 악화로 국정 운영 동력이 약화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걸었던 소상공인 보상 문제를 길게 끌어봤자 유리할 게 없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안보 문제에 대한 위기 인식도 공유했다. 최근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자 실제 발생할 경우 어떤 여파가 발생할 지 미리 챙겨볼 것을 주문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핵실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보뿐 아니라 국정의 다른 부분들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세밀하게 모니터하고 준비해달라"고 했다. 한반도 긴장 고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선제적으로 대응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백악관식 소통을 언급해온 윤 대통령은 '자유롭게' 회의하자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는 프리스타일로, 복장도 자유롭게, 하고 싶은 얘기도 좀 하고, 시의적절한 현안이 있다면 주제도 던지고 하자"며 "대통령이 참모들과 회의하는데 무슨 절차에 따라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어색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여기(회의자료) 써 준 것에는 '첫 번째 수석비서관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라고, 무슨 법정 개정하는 것도 아니고"라고 말하자 옆에 앉아 있던 참모들은 일동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나아가 참모들 간 업무 칸막이도 걷어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참모 업무가 법적으로 정무, 경제, 사회, 안보 해서 갈라지는 게 아니다. 수석비서관들이 이 방 저 방 다니면서 다른 분야의 업무하는 사람들과 끊임없이, 정말 구두 밑창이 닳아야 한다"며 "사무실에 앉아, 자기 집무실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일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우리 (대통령) 방에도 격의 없이 수시로 와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