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과 대체에너지산업

2009.10.12 17:10:10

태양광사업이 외국 태양광 제조사의 배만 불려주는 사업으로 끝나는가 싶더니 전기매입단가를 낮추자 흐지부지되고 있다. 비싼 외국산 재료를 수입해 조립하여 건설해도 정부가 매입가를 통해 마진을 보장해줬기 때문에 부동산 투기붐이라고 할 정도로 광풍이 불었던 것이다.
반면에 풍력은 애초부터 소규모투자는 채산성이 없고 풍력발전에 소요되는 부품소재산업은 그 특성상 대량생산이 어렵고 분야별로 불균등한 발전과정을 밟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미 몇 곳에서 매우 이국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면 태양광이나 풍력 등과 같은 대체에너지 산업의 실상은 어떤가? 국제원유가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고 한국은 원자력 발전 비중이 비교적 높은 국가에 속하지만 녹색산업을 표방하고 있는데도 대체에너지 확보계획이 애매하다. 막연하게 몇 년 뒤에 얼마를 확보하겠다는 선언을 무작정 해놓고 세부 프로그램이 없는 것이다.
관련부처는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제까지 예로 볼 때 현실적인 분석과 구체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쉬운 과제가 아니므로 공전될 가능성이 크다. 동력자원부까지 만든 한국인데도 에너지 자원학보가 주변 강대국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현실을 보면 대체에너지 문제도 비슷한 결과로 끝날 공산이 크다. BT, NT처럼 요란하게 선전해놓고 대기업들이 핵심부품을 수입해 조립하여 생산하는 한국적 방식을 대체에너지사업에서도 되풀이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체 에너지사업 가운데 태양광과 풍력은 조금 다른 것 같다. 그 이유는 조건의 차이 때문이다. 풍력의 경우를 보자. 전문가의 견해로는 동해안의 백두대간 안팎과 남해안 일부지역에 국한되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이 제한된 조건에 맞춰 풍력발전을 건설한다고 해도 그 비중을 높이기 어렵다. 이런 시장의 제한성으로 풍력부품소재산업은 기본적으로 취약하고, 수출중심의 생산체제를 구축할 수밖에 없는데, 선발국가와의 격차가 너무 크다. 다만 조선과 자동차산업을 통한 기술력을 확보한 조건이 있는 만큼 유리한 상황도 있고, 아직 세계시장의 틈새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반면에 태양광은 우리의 지형조건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고, 국내시장도 일정한 경제성이 있어서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어 부품생산도 확대되고 있다. 잘하면 자동차, 조선과 같은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현재 이 대체에너지 분야에 대기업들이 100% 생산을 시작할 즈음에 다시 국내시장 활성화를 명분으로 매입단가를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풍력은 여전히 그 규모가 미미하고 독자적인 시장형성이 어렵기 때문에 목표치를 채울지 의심스럽다. 그 이외 가축분뇨 등을 이용한 대체에너지사업은 소규모사업으로 대부분 적자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어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런 안팎의 사정을 종합해볼 때 한국의 대체에너지 사업이 화석연료의존을 버리고 녹색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려면 종합적인 세부계획이 시급히 구체화되어야 한다.
첫째, 장단기적 관점을 가진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막연하게 몇%로 하겠다는 식으로는 되지 않는다. 기존의 태양광이나 풍력은 부품소재산업의 발전이나 국산제품의 의무화비율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에 외국산업의 발전에 기여했을 뿐, 한국경제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방안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지금도 대기업들이 뛰어들어 일부 부품에서 과당경쟁이 벌어지고 있을 뿐이다.
둘째, 대체에너지 사업에 적합한 관련 법령과 제도, 단가 등을 제도적으로 시급히 정비하지 않으면 시행착오의 비용이 너무 크다. 대체에너지의 경우 기존 법령과 배치되는 경우가 많아 편법이 일반화될 우려가 크다.
셋째, 국가차원의 에너지 백서를 연차적으로 점검하고 보고해서 진행상황을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문제점이 무엇인지 명확히 드러나 대체에너지 확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김부삼 kbs6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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