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천기술과 국익은 없고 사법적 응징만 …”

2009.10.27 18:10:10

3년 4개월을 끌어온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의 조작 여부를 둘러싸고 벌어진 진실 공방은 1심 법원이 황우석 박사(前 서울대 석좌교수)의 논문 조작에 대해서는 유죄, 사기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배기열 부장판사)는 26일 SK와 농협으로부터 받은 연구비에 대해 사기혐의가 없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으며 연구비 유용에 대해서는 횡령죄 등을 적용하여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라는 형량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황 박사가 과학적 발전에 공헌한 점과 실형을 살 정도의 사건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횡령한 연구비를 개인적으로 쓰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여 선고했다.
한편 함께 기소된 김선종 연구원은 ‘섞어심기’를 이용해 연구를 방해하고 증거를 인멸토록 사주한 혐의를 인정하여 징역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한 이병천, 강성근, 윤형수 교수에게는 각각 벌금 3000만원, 1000만원, 700만원이 선고되었으며 장상식 원장에게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선고유예 판결이 나왔다.
재판과정에 황 박사의 NT-1에 대한 진위판결이나 원천기술에 대한 판단이 없는 상태에서 형사적인 부분만 언급하고 재판이 종결돼 황 박사와 줄기세포의 진실은 새로운 논란으로 등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재판과정에서 나타난 사기와 횡령혐의에 대한 사법적 판결
SK그룹과 농협중앙회로부터 연구 지원금 명목으로 후원금 20억원과 관련된 사기혐의에 대해서 “황우석 연구팀의 연구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순수하게 연구비를 후원한 것이고 논문이 사이언스지에 게재되는 것 때문에 지원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상용화까지는 장기적인 시간이 소요된다는 내부평가와 후원금 내부문서 등을 토대로 무죄를 선고했다.
신산업전력연구원(2000년 10월∼2005년 2월)에서 재료비 구매 명목 등으로 받은 31억5천400만원 가운데 5억9천200만원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유용여부에 대해서 “5억9천여만원 상당을 다른 용도에 사용할 목적으로 차명계좌에 숨기거나 실제 사적인 용도로 임의 사용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며 유죄를 선고했고, 과학기술부에서 돼지 구입비 명목으로 정부에서 받은 1억 9,000여만원에 대해서도 허위세금계산서를 꾸몄다며 사기 혐의로 판단했다.
난자를 제공받는 대가로 3,800만원정도의 대가를 지급한 것에 대해서 “지난해 6월 생명윤리법이 개정돼 난자제공자에 대해 실비보상 규정이 신설됐으나 난자제공자는 제3자를 위해 자신의 난자를 제공하는 자를 의미할 뿐 본인의 불임치료를 위해 난자를 채취한 자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라고 난자매매의 불법성을 지적했다. 그러나 “난자 공여 과정에서 관련 학자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 황 박사 나름대로의 노력이 있어 위법으로 인식할 수 없었던 부분도 있었다”며 정상참작을 했다.
연구비 유용을 횡령으로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집행유예를 내린 배경에 대해서 재판부는 횡령혐의를 받고 있는 연구비 대부분도 개인 이익이 아닌 연구원 복지 등에 사용했으며 오히려 황 박사 개인 수입까지 합쳐 모두 줄기세포 연구경비 조달에 썼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또한 동물복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공로와 과학계 발전에 이바지한 점을 고려하여 실형을 살만한 중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논문작성 과정에서 조작 혐의에 대해서 2005년 논문작성 당시 황 박사가 김선종 연구원이 ‘섞어심기’한 사실을 모르고 줄기세포들을 환자형 줄기세포주로 믿었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논문 제출을 서두르기 위해 검증실험 데이터를 과장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2004년 논문작성 당시 DNA와 테레토마 사진 조작 및 2005년 논문 중 줄기세포 도표가 조작된 사실 등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논문조작 의도가 사기의도를 가진 것에 대한 판단에 대해서는 논문에 일부 조작이 있고 이런 조작에 대한 황 박사의 암묵적 동의가 있었더라도 ‘사기죄’ 성립 여부와 별개로 봐야 한다고 사실상 무죄로 판단했다.
한편 검찰의 주요 기소배경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사기기술을 가지며 2004년과 2005년 사이언스지에 실린 줄기세포 논문을 조작해 기업의 후원금을 타내고 연구비를 횡령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변호인은 논문 데이타 오류와 연구 총괄책임자로 도의적 책임은 있지만 연구비에 대한 전용이나 유용은 있어도 횡령을 하지 않았으며 실제 연구비에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김선종의 ‘섞어심기’(바꿔치기)로 인해 줄기세포를 증명할 수 없지만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연구재개나 재연기회를 통해 증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원천기술에 대한 진위보다는 위법 여부만 판단하는 편파적 판결
회계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연구비를 착복한 사실도 없으며 실제 연구비로 집행된 사실이 명백함에도 연구비 유용을 횡령으로 적용하여 무겁고 지나친 양형을 내렸다는 지적이 일어나고 있다.
열악한 연구환경과 터무니없는 연구비 등으로 적시된 항목으로 연구비 집행을 할 수 없는 현실적인 연구현장의 상황은 전혀 반영되지 않는 상황에서 연구비를 유용하여 집행한 것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한 법집행을 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황지지 단체에서는 황우석 사건의 본질이자 국민적 관심사는 연구비 유용여부나 논문오류에 대한 진실이 아니라 황우석 박사의 원천기술에 대한 존재 여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황 박사가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거나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는 과학적 역량이 있다면 재연실험이나 NT-1 검증을 통해 확인하여 재연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과학은 과학계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논리로 논문에 나타난 원천기술에 대한 진위평가도 없이 재판이 종결되었다”라며 “연구비 유용을 횡령으로 판단하는 순간 황 박사의 모든 진실에 대한 바로미터로 작용하기 때문에 황우석 박사의 억울함은 물론 줄기세포에 대한 논란도 사그러들지 않고 4년전으로 돌아간 상황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것이 있다면 김선종의 섞어심기(바꿔치기)로 인해 줄기세포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점과 초기에 형성된 콜로니를 인정한 점 이외는 없었다는 분석이다.
◆감정적 보복에 대한 사법적 응징만 존재하는 사건 전개의 시나리오
황지지 단체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SK와 농협으로부터 받은 연구비가 사기가 아니라는 누명을 벗었다는 점과 연구비를 횡령하여 개인적으로 축재하지 않았다는 점 이외는 이번 재판부의 결정이 ‘황우석 죽이기의 결정판’이라고 분노하면서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우려의 시각은 판결을 일주일 연기하면서 재판부에서 발표한 언론보도에서 조짐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있다. 재판부는 선고공판 연기를 발표하면서 “황우석 박사의 윤리적 책임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와 “형사적 책임만 판단할 뿐 논문이 과장됐는지는 법원이 판단할 수도 없고 판단해서도 안된다”라는 말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논문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다’는 언급이 논문에 나타난 황 박사의 원천기술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해석할 수 있어 편파적인 재판이 될 것이라는 논란이 일어났다.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공판과정에서 황우석 박사에게 결정적으로 유리한 ‘NT-1이 처녀생식이냐 체세포복제냐’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연구비 유용을 횡령으로 판단하는 정황적 법리적 해석이 가능하게 하였다고 지적했다.
황우석 사건이 일어났을 때 한 과학계 인사는 “경쟁관계에 있거나 연구를 반대한 단체가 서울대조사위를 통해 감정적 보복을 했으며 사법적으로 응징하려는 일련의 수순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그의 예언대로 실행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충격적이다. 황우석 연구팀의 논문 데이터 오류와 연구비 집행에서 회계적 오류 등 치명적인 단점 등을 통해 황우석 박사를 사기꾼으로 부각시키기 위한 일련의 의도된 조취였다고 볼 수 있는 일들이 진행됐다.
서울대조사위는 국제적 관례를 무시하고 재연실험 요구나 반론의 기회조차 거부하였을 뿐 아니라 처녀생식이 아닐 가능성에 대한 언급과 미즈메디가 바꿔치기 했을 가능성에 대한 언급부분 등이 삭제된 조작된 이중보고서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증인출석을 여러차례 거부하다 강제 구인되어 법정에 출석한 정명희 위원장은 처녀생식 단정적 발표는 흥분하여 잘못된 발표였다고 재판장에 사과증언까지 했다.
또한 충북대 정의배 교수팀과 해외 연구팀에서 NT-1 체세포 제공자 시료를 넘겨받아 실시한 NT-1의 검사결과 처녀생식이 아닌 체세포 복제라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세계 유명학술지에 발표될 예정이다. 그러나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사실들이 판결문에는 일체 언급되지도 반영되지도 않았다는 분석이다.
황우석 박사의 원천기술이 밝혀지면 검찰의 무리한 기소는 물론 사실상 무죄라는 사실이 밝혀지기 때문이다. 검찰은 서울대조사위 발표만 믿고 원천기술에 대한 정당한 조사나 평가도 없이 논문에 나타난 데이터 과장이나 조작여부가 원천기술의 진위 여부와 다름에도 불구하고, 논문조작의 증거와 정황만으로 처음부터 연구비를 타내기 위한 고도의 사기극으로 단정하였기 때문에 기소 자체가 무너질 위기인 것이다.
검찰은 2004년에 나타난 NT-1 줄기세포는 우연히 만들어진 처녀생식 줄기세포를 진짜로 알고 연구를 계속했으며 2005년에 나타난 줄기세포는 김선종이 속해있는 미즈메디 연구팀이 공모하여 수정란 줄기세포를 진짜 줄기세포로 위장해 논문을 조작했다는 논리를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의 연구승인 거부 명분을 만들어 주기 위한 명판결(?)
황 박사측에서 재판 결과를 계기로 정부에 줄기세포 연구 승인을 다시 요청할 계획이라고 알려졌으며 언론보도를 통해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는 “재판에서 황 박사의 논문조작과 횡령 혐의가 모두 인정된 만큼 요청이 다시 들어와도 승인은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결국 황 박사의 과학적 역량이나 원천기술에 대한 진위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논문조작과 횡령혐의에 대한 사법적 증거가 더 필요했던 것이라는 비꼬는 지적이 일어났다. 재판과정에서 드러났듯이 복제배반포까지 만들었지만 줄기세포를 배양할 수 있는 독자기술이 없어 미즈메디측과 공동연구를 해 조작란이 빚어졌다는 사실은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다.
실제 난자를 채취한 장상식 원장에게는 선고유예라는 최고의 우대(?)를 해 주고 황 박사에게는 생명윤리법 위반이라는 유죄를 내린 이유에 대해서도 의도된 판결이라는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연구승인을 내리는 상황에서 생명윤리법 위반여부가 중요한 결격사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법적인 꼬리표를 달기 위한 수순이라는 지적이다.
◆황우석 박사의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국민적 판결은 무죄!
이번 재판은 황 박사와 줄기세포의 진실에 대한 총체적 평가는 아니며 단지 황우석 박사의 연구비 획득과정과 집행과정에서 법적인 요건에 충실하였는지 여부가 초점이기 때문에 정당하고 총체적인 평가이자 결론이라고 볼 수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재판부 스스로 사전언론을 통해 “형사적 책임만 논할뿐 논문에 대해서 평가 할 수도, 해서는 안된다”라는 대목에서도 알 수 있다.
황 지지 단체는 황 박사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은 황우석 박사와 줄기세포에 대한 진위에 대한 판결이 아니며 단순한 연구비에 대한 법률적 처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논문에 나타난 진위 여부를 학계의 몫으로 돌리는 진짜 의도와 명분은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황우석 박사의 원천기술의 증거들을 회피하기 위한 명분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과학은 과학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보편적 상식과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재연실험도 없이 4년 동안 집행된 상황에서 논문에 대한 진위인 원천기술 입증 여부를 다시 과학계로 일임한다는 판결은 엄청난 기회의 손실이다. 그동안 수없이 국제 컨소시엄을 통한 과학적 검증과 수차례 재연실험을 요구해도 묵살되고 이러한 요구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국민 대다수는 황 박사에게 원천기술이 있다면 재연의 기회를 통해 증명하고 난치병 환자의 생명과 건강, 그리고 줄기세포 특허기술 확보라는 국익적 차원에서 연구 재개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황우석 박사에게는 재연기회나 반론이 주어지지 않았으며 재연 실험없이 재판이 진행됐다.
연구재개에 대한 80% 찬성의 국민여론은 전국적인 탄원열풍을 일으켰다. 110만의 탄원서명과 서울,대전,부산 등 지방자체단체장의 탄원서와 기독교, 불교 지도층의 탄원서 그리고 55명의 국회의원 탄원서 등은 사회적 판결이자 국민적 면죄부이다.
또한 황지지 단체는 “황우석 박사의 연구재개와 대한민국의 특허수호 그리고 인류의 희망을 위한 새로운 시작입니다. 국민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그 꿈이 이루어지도록 국민과 함께 할 것입니다”라고 대국민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신경제를 이끌 차세대 성장동력인 세포치료제의 막대한 경제적 부가가치 그리고 국민의 건강과 인류의 생명을 위한 가치 있는 휴머니즘적인 연구인 황우석 박사의 연구는 재개되어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어 향후 황우석 박사의 연구재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김부삼 kbs6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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