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담대한 직격 “한국 독자로 핵무장 하자”

2022.11.07 11:14:19

“北 완전한 비핵화 목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
“南北 핵균형 만들 방법은 독자적 핵무장 뿐”
“北을 비핵군축 테이블로 이끌 효율적 방법”
“美 자국민 희생감수하며 北에 핵무기 쓸지 의문”
“기회의 창 열릴 때 까지 긴 호흡으로 준비해야”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한반도 안보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중은 본격적인 패권 경쟁에 돌입했고 북한은 실질적인 핵보유국이 되었다. 미-중 격돌은 외교·군사·경제·기술·이념 등에서 전면적으로 대립하고 있고 북한은 한국을 겨냥한 핵공격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핵위협을 노골화 하고 있다. 지난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있었던 미사일 발사를 북한은 스스로 ‘전술핵 운용부대의 군사훈련’이라고 밝혔다. 


한국을 정조준한 핵공격 군사훈련이라는 점에서 이전 도발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전문가 집단을 중심으로 한국 사회가 진보와 보수라는 이분법적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한국의 ‘생존 로드맵’을 함께 찾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한국의 독자 핵무장이다. 북한이 핵무력 법제화에 이어 전술핵 운용부대 군사훈련까지 공개하며 핵위협을 노골화하는 상황에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자체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본지가 대표적인 핵무장론자인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을 경기 판교에 위치한 세종연구소에 만났다. 

 

 

북한이 언제쯤 제7차 핵실험에 나설걸로 보나. 미국 중간선거 즈음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제가 김정은의 머릿속에 들어가 있는 게 아니라서 알 수는 없지만 북한이 올해보다는 내년 1월이나 2월에 가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 과거에도 북한은 핵실험을 중요한 정치적 계기에 주로 했다. 그러니까 김정은 생일이나 김정일 생일 또는 노동당 창건 기념일이나 정권수립 기념일 바로 전이나 그 당일날 주로 했다. 핵실험을 국내 정치적으로 최고 지도자에 대한 주민들의 충성심을 이끌어내는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그리고 또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가 김정은의 최대 업적으로 간주가 되고 있기 때문에 이걸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그런 카드는 아니라고 본다. 


북한 핵실험에 대해서는 중국도 기본적으로 반대하는데 그 이유는 북한이 핵실험을 하게 되면 중국 동북지방에 지진이 발생한다. 또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 중에 하나는 백두산 화산이 그 영향으로 다시 폭발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 방사능 유출에 대한 우려도 있다. 만약에 핵실험을 북한이 한다고 하면 중국은 북한을 불편하게 할, 어렵게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수단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서 방역을 이유로 북중 열차 운행을 일시적으로 중단 내지 제한 한다든가 아니면 송유관 수리라는 이유로 북한에 들어가는 원유 공급을 축소한다든가 등 여러 가지 북한으로 하여금 고통을 줄 수 있는 그런 카드를 갖고 있다. 때문에 북한으로서도 특히 연말까지는 올해 경제 목표 달성에 중국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연말 이전에 하기보다는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지금 북한 핵무기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


2017년에 북한은 수소폭탄 실험을 했고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통 수소폭탄까지 개발에 성공하고 나면 그다음에 소형화 경량화 방향으로 가는데 북한도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3번, 4번 갱도를 복구하고 있는 것도 기본적으로 전술핵무기라든가 소형화된 수소탄을 실험하기 위한 거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북한이 전술핵 운용부대를 가지고 남한의 주요 군사 지휘시설과 공항·항만 등을 타격하는 모의 연습도 했는데 전술핵 실전 배치가 진행이 되면 그만큼 북한의 핵 사용 문턱이 낮아진다고 볼 수가 있다. 왜냐면 북한은 재래식 무기 분야에서는 남한에 비해 절대 열세에 놓여 있어 만약 남북한 간에 분쟁이 발생한다면 초기에는 북한이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그러면 그 열위를 만회하기 위해 북한은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달라졌지만 핵무장은 좀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럼에도 2016년부터 선도적으로 핵무장을 주장했는데.


제가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이후 그러니까 2016년 1월 이후부터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 이유가 뭐냐면 그때 북한이 시험용 수소탄을 가지고 실험을 했기 때문이다. 시험용 수소탄 실험을 했다는 건 앞으로 수소탄 가지고 실험을 하겠다는 거고 일본만 하더라도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에 대한 결사항전을 외쳤지만 원자탄 두 발 맞고서 결국 항복했다. 근데 원자탄보다 위력이 훨씬 더 강한 수소 폭탄을 북한이 보유하게 되면 만약에 남북한 간에 전쟁이 발생한다고 했을 때 우리는 그야말로 감당할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된다. 그리고 북한이 이렇게 절대적인 무기를 갖게 되면 결국은 남북한 간의 힘의 불균형으로 인해서 모든 대화가 불가능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힘의 균형이 필요하다. 힘의 균형이 이루어져야 남북 대화도 가능하다. 그런 차원에서 독자적 핵무장 그리고 핵 균형을 주장했다.

 

 

전술핵을 재배치하자는 주장도 있다.


그 당시 많은 전문가들이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지만 저는 미국의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고 가능성도 낮다고 보았다. 왜냐하면 과거에 미국이 미사일에 탑재해서 쏘는 그런 미사일 전술핵 무기는 거의 폐기하고 지금은 핵폭격기에 탑재해서 투하하는 그런 전술핵 무기만 갖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전술핵 무기를 한반도에 재배치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또 미국의 전술핵 무기를 한국에 재배치하게 되면 결국 그 무기는 미국 거니까 북한은 계속 미국하고만 상대하려고 할 거고 남한은 계속 북한과의 대화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국이 핵을 보유하게 되면 결국 북한도 남한을 무시할 수 없게 되고 한반도에서 유사시 핵 충돌을 막기 위해서 남북이 서로 군축 협상이라든가 서로 군사회담에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적 핵무장이 대한민국의 외교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독자 핵무장 주장이 실제 핵개발을 해 보유하자는 것인가?


북한만 핵이 있고 우리가 핵이 없을 때 힘의 불균형으로 인해서 남북 대화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일단은 이제 남북한 간에 핵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북한 핵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질 것이고 남북 교류에 대해서 반대할 사람도 줄어들 것이다. 지금은 북한만 핵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남북한 간의 교류 협력을 하면 그로 인해 벌어들인 수입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사용된다라는 게 보수층의 의식 아닌가? 그래서 핵 균형이 이뤄져야 북한과의 교류 협력도 가능해진다는 것이고, 그다음에 핵군축 협상을 통해서 북한의 핵 위협을 줄여야 북한을 국제사회에 편입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북한이 한 50개 정도의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하면 그걸 한 열 개 줄일 때마다 처음에는 정유 제품 수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완화하고, 다음에 10개를 줄이면 철광석 수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고, 또 10개를 줄이면 수산물이라든가 다른 수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식이다. 각 단계별로 동시에 북한과 미국은 연락사무소 설치하고 1단계에서 2단계에 영사관계 수립하고 3단계에서 북미 관계 정상화하고 4단계에서 평화협정 체결한다. 그리고 남북한 간에도 이렇게 핵 감축이 이루어질 때마다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 재가동, 남북중 철도·도로 연결 등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반도 비핵화를 포기하자는 것인가?


현실적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다. 우리가 이상적이지만 실현 불가능한 목표에 매달리는 그런 우를 범할 것이 아니라 북한의 위협을 현실적으로 축소하는 보다 실현 가능한 목표를 지향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북한이 갖고 있는 핵을 전부 폐기하는 완전한 비핵화는 불가능하고 북한이 10개 이하 정도의 핵무기만 보유한다고 하면 그 핵무기로 북한이 선제공격하기는 어렵지 않겠는가? 다만 북한이 공격을 받았을 때는 보복용으로 쓸 수는 있겠다. 즉 북한이 자국 방어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최소한의 핵보유만을 인정하는 선에서 그러니까 비핵화에 거의 준하는 수준의 비핵화를 정책적 목표로 북한의 핵 능력을 감축시키면 그만큼 북한의 핵 위협도 줄어들고 핵확산 위험도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남북 관계에 있어서도 대한민국의 통일 정책을 보면 곧바로 통일로 가겠다는 게 아니다. 남북연합 단계를 거쳐 완전한 통일로 가겠다는 거고 그래서 사실상 남북 연합이 우선적인 목표인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식으로 비핵화라는 것도 두 단계로 나눠서 일단은 처음부터 완전한 비핵화라는 아주 어려운 불가능한 목표를 추구하는 게 아니라 준(準)비핵화라는 가능성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물론 그것 자체도 쉽지 않지만 그러나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다. 북한이 준(準)비핵화 정도로 수용을 하고 북한에 대한 제재의 80% 정도를 해제한다고 하면 북한도 그걸 꼭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이 동의할까? 라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우리가 이제 미국을 보는 시각이 상당히 좀 경직되어 있다. 무슨 얘기냐면 미국 내에서도 여론이 단 하나의 여론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민주당 입장하고 공화당 입장 다르다. 공화당에서 바이든 대통령 이전 대통령을 했던 트럼프만 하더라도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라는 입장을 가졌었다. 그런데 당시 문재인 정부가 비핵화 협상을 고수하며 핵무장하겠다고 얘기 안 하는데 핵무장하라고 권유할 수는 없는 거 아닌가? 또 미국은 4년마다 대통령 선거가 있기 때문에 지금 바이든 정부가 그걸 수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차기 대통령 선거 아니면 차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이 집권한다면 한국의 핵무장을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긴 호흡을 가지고 바라봐야지 이게 1~2년 만에 성급하게 추진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미국을 꾸준하게 설득하되 미국에서 수용을 하게 되면 그때 가서 핵무장을 하면 된다. 다만 기회의 창이 열릴 때 그걸 잡을 준비가 되어있어야지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그 창을 놓칠 수 있다는 거다.

 

 

우리나라가 실제로 핵개발 한다면 얼마의 시간이 필요하나? 


우리가 갖고 있지 않은 게 재처리 시설인데, 재처리 시설을 만드는 데는 대략 한 6개월 정도 걸리는 걸로 핵공학자들은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대체로 약 1년에서 2년이면 핵무기를 만들 수가 있다고 본다. 과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핵무기는 지금 선진국들이 갖고 있는 핵무기에 비하면 위력이 상당히 약한 저위력 핵무기라고 할 수가 있는데 그 정도 핵무기는 우리가 핵실험을 하지 않고도 만들 수 있는 걸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하는 건 아니다. 1년 정도면 핵무기는 만들어 낼 수 있고 그걸 양산하는 데까지는 한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걸로 대체로 보는 것 같다.

 

 

우리가 핵무장을 하게 되면 일본이나 대만이 가만히 있을까?


일본의 우익 정치인들은 당연히 핵무장하고 싶어 한다. 문제는 일본 국민들의 반핵 정서가 굉장히 크다. 우리는 국민들의 70% 이상이 핵무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여러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오는데 일본의 경우에는 핵무장에 반대하는 여론이 워낙 높다. 정치인들은 정치 생명이라는 게 있지 않나? 핵무장을 강하게 주장하면 다음에 당선된다는 보장이 없고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정치인들은 하고 싶어도 국민들의 정서가 뒷받침이 안 되기 때문에 하기 어렵다. 대만 같은 경우는 과거에도 핵을 가지려고 시도를 했었다. 두 차례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미국이 반대해서 결국은 포기했다. 대만이 핵무장을 하면 중국이 곧바로 전쟁을 일으키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대만의 핵무장을 미국이 용인하기 어렵다. 그러니까 한국이 핵을 가진다고 해서 북한이 곧바로 한국을 공격하겠다 그런 건 아니잖는가. 그럴 수도 없고 중국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한국이 핵무장한다고 해서 일본이나 대만까지 따라서 핵무장한다 그럴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희박하다.

 

 

그렇다면 현실로 북한 핵을 인정하자는 것인가?


그렇다.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고 벌써 여섯 차례나 실험을 했는데 북한이 핵을 갖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리고 이미 북한이 수소폭탄이나 대륙간 탄도미사일까지 가진 상황에서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라는 건 오래 전에 사장됐다. 오래 전에 휴장이 된 걸 우리가 계속 붙잡고 있는다고 해서 북한이 비핵화 되는 것도 아니다. 북한은 또 핵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게 재래식 무기 분야에서는 한국은 세계 6위 북한은 세계 30위다. 그러니까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되면 북한은 재래식 무기 군사력에서는 남한에 절대 열세에 놓이게 되기 때문에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없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신기루를 계속 쫓아가서 그런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느냐, 잡을 수 있느냐, 없다. 그렇다면 차선 그것보다는 덜 아름답고 덜 이상적이라 하더라도 좀 더 실현성이 있는 목표, 수준을 낮춰서 준(準)비핵화라는 목표를 향해서 나아가는 게 현실적인 선택이고 그게 바람직한 방향이다고 생각한다.

 

 

 

독자 핵보유시 결정권은 우리가 갖는데 전시작전권이 없다. 


핵개발이 몇 개월 만에 뚝딱 끝나는 게 아니고 핵개발에는 최소한 1년 이상 2년 정도의 시간을 계산해야 한다. 그 사이에 전작권 전환도 동시에 병행을 하면 된다고 본다. 이미 우리가 재래식 무기 분야에서 세계 6위의 국가인데 언제까지 전시작전권을 미국한테 주고 미국한테 의존해야만 하는가? 세계 4위, 세계 3위가 돼야 우리가 전작권을 가져오는 게 맞다? 그건 아니라고 본다. 우리가 갖고 있는 재래식 군사력에 비춰봤을 때 전작권은 이미 오래전에 가져왔어야 됐고 늦더라도 핵무장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전작권 전환을 추구하는 게 맞다.

 

 

미국이 순순히 전시작전권을 돌려줄까? 


이미 오래전에 전시작전통제권은 우리 손에 올 수도 있었는데 우리가 연기시킨 거 아닌가? 미국하고 합의해서 미국에게 더욱 더 의존하기 위해서. 현실적으로 우리가 전시작전통제권을 가져오겠다고 하면 미국이 그걸 반대할 명분도 없고 그리고 미국이 전시작전통제권을 가지고 있는다고 해서 특별히 실익도 그렇게 크지 않다고 본다. 


대한민국의 안보는 우리 스스로 지키면서 부족한 부분을 미국에 의존하는 식으로 가야지 그냥 미국에게 가장 중요한 전시작전지휘권을 맡겨두고 따라가는 식의 그런 모습은 지금 한국의 발전된 위상하고 절대 맞지 않는다.

 

 

제재가 들어 올 건 명확하고 그걸 견디는 과정에서 국론 분열이 일어날 수 있는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제사회의 제재가 있다하더라도 핵무장을 해야 된다는 의견이 굉장히 높다. 물론 제재가 현실화 하면 또 다른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 제재를 가정하는 것 자체가 뭘 전제로 하냐면 미국이 강력하게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핵무장을 강행할 경우를 염두에 두는 거다. 그런데 그런 과정 자체가 비현실적이라고 본다. 무슨 얘기냐면 핵무장을 하는데 미국 모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미국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니까 긴 호흡을 가지고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이 핵무장 하겠다고 고위급 협상을 통해서 얘기 했을 때 강력하게 반대한다면 한국의 입장을 수용하는 정부가 등장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우리가 지금 핵무기에 필요한 물질을 이용하는 데도 많은 한계가 있지 않나. 재처리할 수 있는 권한도 없고. 따라서 일본과 같은 수준의 재처리 권한을 먼저 가져온다든가 아니면 무엇이 필요한지 사전에 준비는 할 수 있는 거다. 일본의 경우에 사실 결단만 안 내리고 있지 모든 준비는 거의 다 해놨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오래 전부터 치밀하게 정치권에서 결단만 내리면 핵무장에 들어갈 수 있게끔. 우리도 그런 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과거 박정희 시대나 2000년대 초하고는 다른 게 박정희 시대에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 안 했던 시점이었다. 지금은 북한이 이미 ICBM까지 시험 발사했고 또 핵잠수함까지 개발하겠다는 그런 입장이다. 미국 본토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또 지금은 강대국들 간 협조 체제가 붕괴돼 북한이 ICBM 시험 발사하는데도 유엔 안보리에서 제재가 채택이 안 되고 있다. 그러니까 과거처럼 누가 핵실험 한다 해서 강대국들이 담합해 제재를 할 수 있는 그런 시기가 아니다.

 

 

 

핵무장하면 핵전쟁의 위험이 더 커지는 것 아닌가?


저는 현실성이 굉장히 없는 궤변이라고 본다. 무슨 얘기냐면 우리가 핵무기가 없으면 북한은 핵무기를 쏠 수가 있다. 가령 북한이 전술핵무기를 가지고 포항이라든가 부산을 타격하면서 만약 남한이 평양을 공격하면 서울에 수소폭탄을 떨어뜨리겠다고 위협한다면 우리가 과연 평양을 공격할 수 있겠는가? 현실적으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거 아닌가? 그런데 우리가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면 북한 핵 공격에 비례해서 우리도 사용을 할 거기 때문에 북한은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우리가 핵을 보유하게 되면 북한의 핵사용 문턱이 올라가게 된다. 우리가 핵이 없으면 북한의 핵사용 문턱은 내려가게 되고. 그래서 핵보유국들끼리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

 

 

우리의 핵보유는 한국의 안보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라고 말했는데.


우리나라는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있다. 중국, 러시아, 그리고 일본 이런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고 또 북한은 핵무기를 갖고 있다. 안보적으로 봤을 때 굉장히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는 거다. 지정학적으로. 주변국들 중 가장 약한 나라가 북한 또는 일본 그 정도다. 우리가 재래식 무기에만 계속 의존해가지고는 안보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특히 동북아 지역을 보면 북·중·러는 모두다 핵을 갖고 있다. 그런데 한·미·일 중에 핵을 갖고 있는 나라는 미국밖에 없고, 미국은 멀리 떨어져 있다. 유일하게 동북아 안보지형은 북·중·러에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는 거다. 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회복하고 다시 평평하게 돌리는 데 있어서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은 미국의 국익에도 전적으로 부합한다. 한국이 핵을 가지게 되면 북한 핵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게 되고 북한이 더 이상 미국을 위협할 수도 없게 된다. 또한 2차적으로 큰 피해를 입는 국가가 일본이다. 왜냐하면 편서풍을 타고 방사능 낙진이 일본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일본의 안전, 국익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말씀 해달라.


지난주 10월 29일 ‘한반도 핵자강 전략 포럼’ 창립 준비회의가 있었다. 운영회의에서 제가 초대 회장에 선출됐고 임기는 2024년 말까지다. 포럼에는 국제정치 전문가, 국제법 전문가, 핵공학자, 예비역 장성, 청년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핵자강’에서 자강이라는 건 독자적 핵무장의 약자라고 할 수가 있는데 핵무장에는 전술핵 재배치라든가 핵공유도 포함해서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미국의 핵에 의존하는 것은 저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고 본다. 왜냐면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할 경우 유사시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 핵단추를 누를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항상 제기된다. 북한이 한국에 전술핵을 사용했을 경우 만약 미국이 북한을 향해서 핵무기를 사용한다고 하면 북한은 당연히 미국을 향해서 핵무기를 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대통령은 북한에 핵무기를 사용할 때 미국 국민 수백만이 죽는 것까지 감수해야 된다. 과연 미국 대통령이 동맹을 위해서 이런 결심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과거 프랑스 드골 대통령이 말했던 이야기, 과연 미국이 샌프란시스코나 뉴욕을 희생하면서까지 파리를 지켜줄 수 있느냐라는 의문이 지금 우리에게 굉장히 와닿는 말이 되고 있다. 그래서 ‘한반도 핵자강 전략 포럼’은 독자적 핵무장을 위한 전략, 과거에는 필요성만 얘기 했는데 한계가 있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할 생각이다. 준비도 몇 단계로 나눠 생각할 필요가 있고. 기회의 창이 5년 내에 열리지 않는다면 10년, 15년, 20년이라도 기다릴 수도 있다. 그런데 무조건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기회의 창이 열릴 때를 대비해 계속 준비하면서 기회의 창이 열렸을 때 잡을 수 있도록 하는게 필요하다고 본다. 오랫동안 비확산론자들의 일방적인 주장 때문에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우리 사회에 특히 전문가들 속에 깊게 인식돼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도 핵무장했고 인도와 파키스탄도 하지 않았나? 우리는 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리고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인도의 핵무장을 용인했는데 지금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면 심화될수록 한국의 전략적 가치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국이 실제로 갖고 있는 입장을 파악하면서 미국 내에서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에 대해 공감하는 목소리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한반도 핵자강 전략 포럼’을 전국적인 조직으로 확대해 가면서 초당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고자 한다. 포럼에는 국힘 지지자도 있고 민주당 지지자도 있다. 어느 정부가 언제 그런 방향으로 갈지 모르지만 5년 후에 갈 수도 있고 10년 후에 갈 수도 있지만, 그 시점에 국론 분열을 피하고 순조롭게 그 방향으로 가게하기 위해서라도 초당적인 협력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주부터 신청서를 받고 있으니까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 

 

김철우 tallj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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