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장시목 기자] 자산규모 1조 원의 동대구농협이 방만한 경영으로 1년 새 수십억 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농협 내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전문 경영인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정작 조합장은 제 식구 앉히기에만 골몰하고 있어 내부 갈등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동대구농협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9억 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전년도 23억 원에 비하면 반토막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이마저도 직원들의 상여금이 미지급된 상태에서 집계된 것이어서 실제로는 적자결산이라는 게 내부의 중론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이사회에서는 적자 폭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지분 중 사업준비금 환수 방안도 제시돼 격론이 일기도 했다고 한다.
이사회 A 이사는 "경영개선과 실적 증가를 위한 방안 없이 사업준비금으로 해결하는 건 안일한 경영방식"이라면서 전문 경영인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상임이사와 감사 선출에는 현 조합장의 핵심 참모로 알려진 인물이 추천돼 사실상 총회 의결만 남겨두고 있어 전문 경영인 도입은 요원해 보인다.
게다가 상임감사로 추천된 인물은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현 조합장의 법정 증인으로 채택되기도 한 측근 중의 측근으로 알려져 ‘제 식구 챙기기’라는 비난이 거세다.
A 이사는 "상임이사와 감사 제도는 조합장을 견제하고 전문경영인이 운영의 주체가 돼 투명한 경영을 하겠다는 취지인데 제 식구를 앉혀두면 제대로 된 견제가 되겠냐?"며 허탈해했다.
이어 “지난 조합장 선거에서는 핵심 참모로 당선을 도왔고, 조합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법정에 서자 피고 측 증인으로 채택되기도 한 인물이 상임감사로 추천된 것은 사실상 논공행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시사뉴스는 동대구농협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