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사람】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류 역사의 결정적 순간들 〈세계사를 뒤흔든 5가지 생체실험〉

2024.08.05 13:16:49

생체실험의 뒷이야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인류의 역사를 보면 비합법적이고 강제적인 생체실험 때문에 논란을 일으킨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생체실험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생체실험을 통해 어떤 지식과 정보를 얻었을까? 당대에는 생체실험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담은 책이다. 

 

세계사의 변곡점들을 살펴보다

 

많은 사람이 생체실험을 ‘살아 있는 인간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비인간적이고 반인륜적인 행위’라고 생각한다. 나치의 홀로코스트, 731부대의 마루타, 그리고 터스키기 사건은 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생체실험에는 이와 같은 한 가지 측면만 있는 것일까? 갈레노스나 베살리우스, 하비의 해부학과 생체실험은 지식과 정보의 축적을 통한 의학 발전이라는 측면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 역사에서 시행되었던 생체실험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저자는 의학사의 권위자로 생체실험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분석하고 생체실험의 의미를 평가한다. 생체실험이 우리에게 미친 영향과 논란을 살펴봄으로써 생체실험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균형 잡힌 시각에서 바라본다. 
저자는 미래 사회에서 인공지능이 생체실험을 대체할 거라고 전망한다. 광범위한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과거 동물실험이나 생체실험에서 저지를 수 있었던 실수나 실패를 줄이고, 오랫동안 인류 역사 속에서 희생양이 되었던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보호하고 인권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되리라고 말한다. 그전에 세계사의 변곡점이 된 5가지 생체실험을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태도를 모색해 보길 바란다.

 

범죄가 의학과 어떻게 결부되었나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생체실험으로부터 발전한 고대 의학의 역사를 살펴본다. 질병을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생각했고 의사를 전문가로 여기지 않았던 고대 그리스의 당대 분위기를 비롯해, 알크마이온, 히포크라테스, 갈레노스와 해부학, 베살리우스, 베르나르에 이르기까지 고대 의학에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과 사건을 살펴본다. 


2부에서는 프리드리히 2세의 생체실험에 대해 알아본다. 신성로마제국의 탄생과 팽창의 역사, 하인리히 6세와 프리드리히 2세의 십자군 전쟁, 스투파 문디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3부에서는 나치 생체실험의 전말을 볼 수 있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나치이지만 나치 생체실험의 뒷이야기, 제노사이드, 뉘른베르크 재판부터 헬싱키 선언까지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되어 있다. 


4부에서는 동물의 혈액을 인간에게 주입하거나 바닷물이 생리식염수를 대체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마루타에게 주사하는가 하면, 인간을 원심분리기에 넣고 사망할 때까지 돌리기는 등의 잔인한 실험을 자행한 731부대의 만행이 의학과 어떻게 결부되어 현재까지 이어졌는지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5부는 백인 우월주의로 촉발된 터스키기 생체실험을 보여준다. 터스키기 생체실험의 대상자는 600명으로 대부분 가난한 소작농이었다. 연방정부는 그들에게 ‘흑인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관리를 해주는 것’이라고만 설명했고, 매독에 걸린 환자에게는 ‘나쁜 피(Bad Blood)’라는 병을 치료해 준다고 속여 동의서를 받았다. 저자는 터스키기 생체실험을 KKK의 대표적인 폭력인 ‘린치(Lynch)’가 행해지는 시대적 배경과 함께 설명한다.  

정춘옥 ok337@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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