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호 태풍 '산산' 일본 열도 본격 상륙...각지에 인명 피해 잇따라

2024.08.29 11:11:49

"총 강우량 1000㎜ 넘고 토네이도 동반"
가고시마·미야자키·구마모토 3개현 약 225만명에 피난 지시
가고시마·미야자키현 중심 수십명 부상…"지붕 기와 뜯겨져"
시즈오카 등 6개현 총 262개교 휴교…항공편 600편 이상 결항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제10호 태풍 '산산'이 일본 열도에 본격 상륙했다.

 

태풍 10호 산산이 29일 오전 8시께 일본 규슈 최남단 가고시마(鹿児島)현의 사쓰마센다이(薩摩川内)시 부근에 상륙했다. 규슈 각지에서 폭우와 돌풍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가고시마현에 폭풍과 파랑, 해일에 대한 특별경보를 발령하고, 기록적인 폭우 및 폭풍 등에 의한 재해 발생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최대한 경계를 당부했다.

 

29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가고시마, 미야자키, 오이타 지역에서 국지성 호우를 일으키는 선상강수대가 발생했다. 규슈 남부를 중심으로 총 강우량이 1000㎜를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될 우려가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태풍 10호 산산은 29일 오전 8시 현재 가고시마현 북서부에 위치한 사쓰마센다이시 부근에서 시속 15㎞로 이동하고 있으며, 태풍의 중심기압은 955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40m, 최대 순간풍속은 초속 60m로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 관계자는 전날 태풍 10호의 세력에 대해 "최강에 가깝다"고 설명했지만, 29일 오전 8시45분부로 태풍 10호가 '매우 강한 태풍'에서 '강한 태풍'으로 바뀌었다고 발표했다.

 

태풍 산산은 움직임이 느리기 때문에 서일본을 중심으로 장시간에 걸쳐 맹렬한 바람과 폭풍우가 계속됨으로써 총 강수량이 많아질 전망이다. 향후 미야자키현을 비롯한 규슈 남부에 호우 특별경보를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기상당국에 따르면 30일 오전 6시까지 24시간 강수량은 규슈 남부 600㎜, 규슈 북부 400㎜, 시코쿠 400㎜, 도카이 300㎜로 예상된다.

 

29일 예상되는 최대 풍속(최대 순간풍속)은 규슈 남부 45㎧(65㎧), 큐슈 북부 40㎧(55㎧), 시코쿠 25㎧(35㎧) 등이다.

 

요미우리신문은 "(태풍 산산은)세력을 유지한 채 천천히 북쪽으로 나아가 30일까지 규슈에 상륙할 전망"이라며 "이동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폭우나 폭풍의 영향이 오래갈 수 있다"고 전했다.

 

태풍이 일본 열도에 본격 상륙하면서 각지에서 인명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NHK가 각지 피해현황을 자체 집계한 결과,태풍 10호 접근에 따라 지금까지 가고시마현에서 9명, 미야자키현에서 30명 등 총 39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 가고시마시에서는 28일 밤 가고시마항 부두에서 소형 선박에 타고 있던 60대 남성 1명이 바다로 추락해 행방불명된 상태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가고시마, 미야자키, 구마모토 등 3개 현에서는 합계 약 113만 가구(약 225만명)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고, 가고시마현을 중심으로 4200명 이상 피난했다.


27일 밤 아이치현 가마고리시에서는 발생한 산사태 사고에서는 집 안에 매몰됐던 일가족 5명 중 2명이 구조되고 3명은 사망했다.

 

미야자키시는 태풍 10호에 따른 피해 신고 중 주택 피해의 70% 가량은 '돌풍으로 날아온 물건으로 유리창이 깨졌다'는 식의 내용이라고 한다. 인적 피해도 깨진 유리창에 의한 부상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부상 정도는 알 수 없지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NHK가 전했다.

 

미야자키시 거리 곳곳에는 건물 유리창이 깨졌거나 외벽이 벗겨진 경우도 있었다. 이 밖에 지붕 기와가 벗겨지고 도로에 파편이 흩어져 있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미야자키시 항구 부근에서는 주택의 1층에 있는 셔터가 크게 움푹 들어가 있거나 에어컨 실외기가 넘어져 부서진 경우도 있었다.

 

태풍 피해 소식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한 20대 여성은 "28일 밤 어머니와 둘이서 집 거실에 있다가 오후 10시50분부터 갑자기 바람이 거세져 간헐적으로 정전이 발생했고, 오후 11시부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실내 유리창이 깨졌다"며 "집이 날아가 버릴까 싶을 정도로 흔들렸기 때문에 생명의 위기를 느꼈다. 여기저기서 자동차 경보음이 들려 정말 무서웠다"고 전했다.

 

전날 오후에는 미야자키시 주민들로부터 돌풍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미야자키지방기상대가 현지에 직원을 파견해 조사한 결과, 당시 활발한 적란운이 통과 중이어서 토네이도가 발생하기 쉬운 기상 조건이었던 데다 피해가 띠 모양으로 분포하고 소리를 내며 이동하고 있었다는 증언을 바탕으로 당시 돌풍은 토네이도라고 추정했다.

 

태풍이 열도에 본격 상륙하면서 교통편도 차질을 빚고 있다.

 

JR각사의 발표에 따르면, 규슈 신칸센은 구마모토역~가고시마중앙역 구간에서 29일 첫차부터, 산요 신칸센은 29일 밤부터 하카타역~히로시마역 구간 등에서 사전에 열차 운행을 취소하는 계획운휴를 실시한다. 도카이도 신칸센은 8월30일~9월1일에 걸쳐 계획운휴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는 총 600편 이상의 결항을 결정했다. 29일에는 규슈 전역에서 다수의 항공편이 운항을 보류한다. 전날 국내선 결항이 잇따른데 이어 29일에도 일본항공의 국내선 265편이 결항됐고, 전일본공수는 29~30일 국내선과 국제선 총 193편이 결항될 예정이다.
 
이밖에 문부과학성은 28일 미야자키, 가고시마, 시즈오카 등 6개 현에서 초·중·고교 등 총 262개교가 휴교했다고 발표했다. 기록적인 폭우가 예상되자 국토교통성은 28일 오후부터 미야자키, 히로시마, 고치현 등 총 72기의 댐에서 사전 방류를 실시했다.
 

홍경의 tkhong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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