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키아프리즈’, 국내 미술계 자신감 상승

2024.09.09 06:34:17

프리즈 7만명, 키아프서울 8만2천명 다녀가
프리즈, CEO "키아프와 세계 최고 가고싶어"
키아프, 까다로운 심사 속 외국 화랑들 가입

 

#3회째 '키아프리즈'  폐막 결산은?

세계 정상급 아트페어 프리즈(Frieze)와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Kiaf 한국국제아트페어)가 함께 치러진 ‘키아프리즈(키아프+프리즈)’가 4일 개막 후 7일(프리즈), 8일(키아프) 차례로 폐막했다. 2022년 공동개최 이후 올해로 3회째. 두 페어의 한지붕 내 동거는 5회째로 약속된 상태였고, 이제 그 절반을 돌았다.

 

올해는 키아프서울에서 22개국 206개(해외 74개) 갤러리가, 프리즈서울은 32개국에서 112개(국내 31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330여개, 2022년에는 350여개가 참여한 것에 비하면 갤러리숫자는 줄어들었다. 특히 올해 프리즈서울은 유럽과 미국의 참가화랑이 줄어들었다. 그 빈자리에 조선화랑과 BB&M이 새로 갤러리즈 섹터에 진입했고, 갤러리신라가 마스터스 섹터에 새로 참여했다.

 

프리즈와 키아프에는 각각 7만여명, 8만2천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작년과 엇비슷한 수치이나 VIP 방문객 수는 증가했다. 특히 부산비엔날레와 광주비엔날레까지 이어진 것이 주효했다.

 

프리즈는 1회때 피카소, 프란시스 베이컨등 고대의 거장부터 20세기 후반까지 수백억원대 대가들의 걸작들로 기선을 제압하고 국내 컬렉터들을 홀렸다면, 올해는 ‘아시아’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대작의 비중은 내려놓았다. 대신 보다 많은 컬렉터들이 접근 가능한 수십억원대 정도의 수작 그림들로 방향을 선회했다.

 

 

#유영국 이강소 등 해외에서 호조 보인 한국 작가들 판매 높아

주최 측에 실적을 공개한 갤러리들의 주요 판매작들을 보면 하우저앤워스는 니콜라스 파티의 작품을 250만달러(약 33억5천만원)에, 독일계 갤러리인 스푸르스 마거스는 조지 콘도의 '자화상'을 195만달러(약 26억원)에 각각 아시아의 개인 컬렉터에게 판매했다. 페이스 갤러리에서는 이우환의 회화가 120만달러(약 16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고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는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회화를 첫날 100만 유로(약 14억8천만원)에 판매했다. 아니카 이의 조각 작품은 글래드스톤 갤러리에서 20만 달러(약 2억6천만원)에 여러 점이 판매됐다.

 

프리즈에 참가한 한국 갤러리들의 성과도 나쁘지 않았다. 특히 해외에서 호조를 보였던 한국 작가들의 판매가 돋보였다.

PKM은 유영국의 회화 작품을 20억원에 판매했다. 페이스는 이우환의 회화 작품을 16억에 판매했다. 타데우스 로팍은 이불과 이강소의 작품을 각각 2억5000만원에 판매하는데 성공했다. 글래드스톤은 한국계 미국인 작가인 아니카 이의 조각 2점(각 약 2억대)을, 리만머핀은 김윤신, 이불, 서도호 등 작품을 판매했다. 국제갤러리의 양혜규, 문성식, 이희준 등 작품도 새 주인을 만났다. 갤러리현대는 전준호 작품 7점을 판매했다. 조현화랑에서는 이배 작품 10점을 각각 7500만원에 판매했다. 외국 미술관계자들과 컬렉터들은 해외에서 인정받은 작가들에 대한 관심을 예년보다 더 높게 표명했다.

 

프리즈를 벤치마킹하겠다던 키아프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솔로 부스를 운영하거나 신진이나 중견작가들의 완성도 높은 100호 등의 대작을 선보였이는 전략은 관람객의 눈길을 붙잡았다. ‘확장’을 키워드로 삼아 해외 참여를 늘리고 관람 공간을 넓히고 미디어·디지털·퍼포먼스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더구나 올해 키아프에는 페레스 프로젝트(베를린), 다이 갤러리(프랑크푸르트), 선다람 타고르 갤러리(뉴욕), 아트 오브 더 월드 갤러리(휴스턴), 카를 코스티알(런던) 등 국제적인 유명 화랑이 합류하며 키아프의 위상을 드높였다.

 

#키아프, 신인이나 중견작가의 완성도 높은 작품 많아

프리즈에서 유명 작가들의 감각적인 구성이 돋보이는 실험적인 작품이 많았던 반면, 오히려 키아프에서는 신인이나 중견 작가들의 견고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이 눈에 띄었다. 

페어 기간 동안 특별 전시 ‘Kiaf onSITE: 보이지 않는 전환점’이 열려, 현대 사회와 예술의 미래적 대안을 다각도로 조망했다. 오는 22일까지 열리는 인천국제공항 특별전은 한국을 방문한 이들에게 특별한 예술 경험을 제공하며 한국을 알리고 있다.  

 

새로운 아티스트 발굴을 목적으로 기획된 ‘키아프 하이라이트 어워드’는 국내 미술 관계자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현장 심사를 통해 강철규(아라리오갤러리), 김은진(금산갤러리), 최지원(디스위켄드룸)을 최종 수상자로 선정했다. 각 수상자에게는 창작지원금 1000만 원이 수여됐다.

9월 5일부터 7일까지 키아프 서울, 프리즈서울,  예술경영지원센터가 공동 기획한 토크 프로그램에는 국내외 미술계 저명인사들이 참여한 9개의 심도 있는 예술 대담이 3일간 진행되었다.

국내 미술씬을 대표하는 국제갤러리(서울), 갤러리 현대(서울), 가나아트(서울), 학고재(서울), PKM 갤러리(서울), 조현화랑(부산), 아라리오갤러리(서울), 노화랑(서울)를 비롯해 서정아트(서울), 드로잉룸(서울), 초이앤초이 갤러리(서울) 등 젊고 혁신적인 갤러리들도 참여해 대작부터 실험적이고, 새로운 작품까지 동시대 미술 트렌드를 모두 볼 수 있는 축제의 장을 완성했다. 특히 국내 갤러리는 엄격한 심사를 통해 전시 구성 및 작품 퀄리티를 확실하게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프리즈 CEO "KIAF와 세계 최고 아트페어 만들고파"

1,2회때는 해외 작가들의 수십억원대 고가 작품은 잘 판매되는 데 비해 한국 작가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이 높았다. 한국이 정부까지 나서서 판을 깔아주는 통해 ‘남좋은 일만 시키는 건 아닌가’라는 비판론도 높았다. 그러나 올해는 프리즈도 글로벌 스타 작가들의 작품 외에 한국 작가들을 주인공으로 비추는 핑크빛 분위기도 연출되었다.

 

 

특히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까지 잇달아 열리면서 ‘키아프리즈’를 중심으로 한 ‘서울 아트위크’는 한층 더 세계 VIP 미술인들의 눈길을 한국으로 쏠리게 만들었다. 

 

황달성 키아프 운영위원장은 “아시아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는 싱가포르, 타이베이, 일본, 홍콩 등 중에서 규모를 키운 건 키아프가 유일하다”고 자부했다.

한편 사이먼 폭스 프리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앞으로 계속 KIAF와 세계 최고의 아트페어를 만들어 나가고 싶고, 아마도 5년 더 계약을 연장할 것 같다”고 했다. 국내 미술계는 “프리즈가 서울에서 빠져도 상관없다”며 자신감이 붙었다.

 

이화순 칼럼니스트(Ph.D) artvision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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