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도전을 선언한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29일 “낡고 탐욕스러운 보수에서 ‘젊고 따뜻한 책임지는 보수로 혁신해야 한다”며 세대교체와 보수혁신을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나라당과 한국 보수의 나아갈 길’이란 주제로 비전 발표회를 갖고 “지금까지 수도 없이 변화와 개혁을 말했지만 ‘그 나물에 그 밥’이었기 때문에 늘 제대로 된 적이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의원은 “지방선거의 패배로 한나라당이 위기를 맞았지만 그나마 다행히 우리에게는 2년여의 시간이 남아있다”며 “떠나간 민심을 되찾기 위해 전열을 정비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특히 6·2지방선거의 패배 원인을 분석한 결과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갈등과 수도권 20∼40대 이반으로 꼽으며 “계파갈등은 단순한 감정적 갈등이 아니라 국정 철학과 정권 재창출의 방향에 대한 생각의 불일치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차기 당 대표는 친이-친박 갈등과 수도권 20~40대 지지회복이 필수”라며 “변화를 두려워 말고 국민 앞에 당당해질 때까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또 “정권 재창출이란 대의명분을 앞에 두고 친이-친박 간 바뀌어야 할 점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뽑아내 국민과 당원들이 심판토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친이는 독점욕을, 친박은 국정운영에 대한 비협조를 버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또한 시대적 과제에 대한 도전은 게을리 하고, 자리와 권한을 즐기면서 대통령의 심기만 살피는 무책임한 아부꾼들도 이제는 비켜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희태 국회의장은 이날 축사에서 “정치권에서 정두언 의원만큼 바른 소리를 하는 정치인이 없다”면서“바른 소리를 하려면 민심을 읽을 수 있는 통찰력이 뛰어나야 한다”며 “정 의원은 ‘이시목청’(耳視目聽, 귀로 보고 눈으로 듣는다)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

김무성 원내대표도 “한나라당이 젊고 개혁적인 보수, 따뜻한 보수가 되려면 정두언이 갖고 있는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정 의원의 소통이 한나라당이 가는 미래의 길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비전발표회에는 박희태 국회의장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고흥길 정책위의장 등 100여명의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