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안보 위 행복한 선진사회로

2011.01.04 09:32:26

이영해 한양대 교수 (사)21세기분당포럼 이사장

지난해 천안함 폭침사건,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나라의 존립과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세력과 대치하고 있는 현실을 새롭게 인지하게 됐다. 더구나 군인은 물론 민간인까지 희생됐는데도 일부 좌파세력은 정부 발표를 부정하거나 오히려 북한을 두둔하고 나섬으로써 국론 통일을 힘들게 하고 안보체제를 더욱 취약하게 만들었다.

1인당 GDP 2만 달러, 무역규모 세계 9위, 경제규모 세계 13위, GDP·무역규모·주식시장 시가총액이 모두 1천조를 넘는 트리플 1천조 시대를 열었고 G20정상회의 개최 등 경제적인 면에서 대한민국은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국민들은 아직 ‘행복’을 크게 느끼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GDP가 약 3배로 성장한 기간에 행복을 느끼는 국민의 수는 오히려 10% 줄었다. 또한 ‘행복지수(Happiness Index)’에 대한 해외 기관들의 조사에서도 한국은 언제나 꼴찌 그룹이다. 왜 자살률과 이혼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출생률은 세계 최저 수준인지, 얼마나 외국 사람들이 이민 와서 살고 싶은 나라인지에 대한 답변이 궁색하다.

안보 없이는 행복한 개인도 없어

경쟁사회를 살아온 한국인은 행복은 매우 주관적인 개념인데도 순위를 매긴 후 남들보다 뒤처지면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람들은 ‘안보에 대한 불안’과 ‘재물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는 것이 최근 조사 결과다. 또한 한국인의 물질주의에 대한 집착은 정말 강하다. 미국인의 3배, 일본인의 2배에 달한다. 돈과 행복이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가장 낮다. ‘가장 행복한 나라’ 중의 하나인 코스타리카 국민들은 전쟁을 상상하지 않고, 부자들에 대해서도 ‘그들의 삶이 있다’고 생각한다.

프랑스 작가인 퐁트넬은 ‘행복론’에서 ‘행복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 중 하나는 과도한 행복을 기대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행복 초강대국’으로 불리는 덴마크가 국민의 행복도가 높은 이유는 덴마크 사람들의 ‘인생에 대한 기대치’가 낮기 때문이라는 것이 행복을 얻는 방법을 제시하는 ‘행복학’의 결론이다. 국민들에게 분수를 알고 느끼게 교육하는 것이 행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국민들의 소득은 올라가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살기가 너무 힘들다고 아우성치고, 삶의 환경이 갈수록 나빠진다고 느낀다면 뭔가 잘못된 것이다. 대응책들 중 하나로 나라의 품격(品格)을 높이는 것을 생각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항상 삼가고 절제하는 게 필요하며 말과 행동을 삼가고, 조금 유리하다고 의기양양하거나 조금 불리하다고 비굴하지 않은 태도를 가지는 것이다. 경제 수준에 걸맞은 품격 있는 삶과 국가의 품격에 대해 모든 국민들의 고민이 필요하다.

또한 행복을 위협하는 실업, 노령, 질병, 환경파괴 등 사회적 위험에 맞서 서로 돕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 개인은 충분히 행복할 자격을 갖췄다 해도 행복은 개인의 힘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행복한 선진 사회 없이는 행복한 개인이 만들어질 수 없다.

대비태세 구축 · 외교노력 강화를

최근 미국 하버드대에서는 ‘‘행복학’이 최고의 인기 강의 중 하나이며 영국·프랑스·캐나다 정부도 큰 예산을 들여 ‘행복 지수’를 개발하고 있다. 2009년 12월에는 100개국이 참가한 국민행복지수 국제회의가 브라질에서 개최됐다. 이제부터 우리 정부와 정치권도 국민들의 행복지수 제고에 관한 정책과 제도, 시스템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안보에 대한 불안으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한국 사람들이 많다. 튼튼한 안보 없이 번영과 행복은 있을 수 없다. 북한의 선의를 기대하는 허술하고 방관적인 대북정책은 우리의 생존을 위협한다. 재도발 가능성에 대한 대비태세를 확고히 하는 동시에 긴장완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 국가 안보보다 우선하는 것은 없다. 강력하고 튼튼한 안보 없이는 행복도, 경제도, 복지도, 정치도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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