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금언을 되새기자

2007.01.05 17:01:01

최근 대선 1년을 앞두고 한나라당 참정치운동본부가 서청원 前대표를 초청, ‘한나라당, 왜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했나?’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가졌다고 한다. 실패의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다음 2007년 대선에서 정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상식적 논리다.
서 前 대표는 이 행사에서 “2002년 대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한다면 백 가지, 천 가지 이상 말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그 중에서도 후보와 가족의 도덕성 문제, 여당의 조직적 음해 공작, 선거구도 설정에서의 정치력 부재, 지역구도 문제 등”으로 요약했다. 실제로 국회와 지방자치단체장을 절반 이상 차지하고 영남권에 배경을 둔 한나라당이 여러 가지 유리한 상황에서 거푸 쓴 잔을 마신 것을 보면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조직력이나 자금, 중산층 이상의 절대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패퇴한 것이다.
후보의 도덕적 문제, 상대방의 조직적 음해, 지역 구도의 극복 실패, 이슈 선점의 실패 등 어느 부분에서도 흡족한 대답을 구하기 어려운 것이다. 결국 후보의 포용력과 자질 부족, 대선 팀의 지나친 자만, 후보자의 정치력 부족 등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97년 대선에서는 김영삼 대통령과의 불편한 관계를 시작으로 김종필 자민련 총재를 흡수 못한 정치력 부재, 이인제 대통령 후보를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종합적으로 이회창 후보의 자질 부족으로 요약된다.
서 前대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이 한나라당 내부에 있다”고 진단했다. 한나라당이 “한나라당 이름으로 집권할 준비가 되어 있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당이 “대통령 후보의 보조 수단정도로 전락돼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서 前대표는 “2007년 대선에서는 당이 나서서 후보자들을 철저히 사전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후보자의 도덕성, 국가지도력, 국가정책 등을 사전에 충분히 검증”돼야 하며, “후보자에 대한 공격은 당 전체가 나서 온몸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끝으로 “이명박-박근혜-손학규로 이어지는 한나라당 후보들의 지지도는 당의 지지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집계하고 “후보들의 건전한 경선으로 당력을 결집시키고 경선 1, 2위를 대통령과 총리로 조화시켜 응집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우리나라의 중산층을 대변하고 유권자의 절반 가까운 지지를 받는 한나라당 실패 분석을 통해 국가정책을 견주어 보는 것은 아주 의미가 있다. 사실상 여야 양자 구도에서 대권향방이 판가름 나는 실정에서 2007년 대선 구도의 그림을 그려볼 수가 있다.
서 前대표의 4년전 대선 회고를 지켜보면서 “이회창 후보의 종로빌라 윗집과 아랫집에 친인척이 살고 며느리가 원정출산 한 것은 분명 정보기관이 개입한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집권층의 입김이 끊임없이 작용한다는 점이다.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은 적어도 5년, 아니 21세기 국가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행위이며 결정이다. 한나라당의 실패가 새정치국민회의와 새천년 민주당의 승리로 연결되었지만 대통령이 집권한
기간 동안의 정책 실패, 고통 분담도 같이 나눠야 했던 것이다. 되새겨 보면 우리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지 않아도 될 수 있었던 나라로 평가된다. 갑작스런 실명제 실시로 당시 각종 로비가 달러 현찰로 거래되고 수많은 외화가 장롱 속으로 들어갔다는 후문이 있다. 외화가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국정 실패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는지 실감나는 대목이다. 지금 우리는 또 하나의 고통을 겪고 있다. 천청부지로 오르는 아파트 값이다. 서민들은 앉아서 세금폭탄을 맞고 있다. 실패를 차분히 헤쳐 가면 분명 성공 열쇠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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