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진통제 남용이 위험한 이유

2014.04.10 16:59:38

 38세의 회사원 김씨는 몇 달 전부터 심한 피로감과 두통에 시달렸다. 처음에는 진통제를 사먹으며 버텼는데 일시적인 개선효과는 있었으나 장기적으로 증상은 점차 심해지고 현기증까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진통제도 듣지 않게 됐다. 급기야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 현상까지 경험하자 김씨는 신경과를 찾았다. 뇌질환을 의심한 의사는 MRI 촬영을 실시했고, 검사 결과 이미 상당히 진행한 뇌종양이 발견됐다. 

통증 정도로는 질환의 경중 파악 어려워
 
 김씨 같이 두통이 뇌질환의 증상인 경우는 희박하다. 하지만 그 심각성을 생각하면 소수라고 방심할 수는 없다. 전체인구의 90%가 두통을 경험하며, 65%정도는 1년에 1번 이상 두통을 앓는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빈번한 질환인데 비해 두통은 결코 단순한 병이 아니다. 뇌질환과 연결되지 않는 경우에도 만성적 두통은 그 자체가 상당한 고통을 안겨주며 만성화 됐을 경우 치료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두통의 종류는 수백가지가 넘는다. 국제두통학회에서는 두통을 크게 11가지 종류로 분류하고 각 두통마다 많게는 수십가지로 세분화했다.
 실제로 응급실로 심하게 구토를 하면서 실려 올 정도의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 중에도 검사 결과를 보면 아무 문제가 없는 경우가 드물지 않은 반면, 경미한 두통에 시달리던 환자 중에도 뇌종양이 발견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이처럼 두통은 증상만으로 구분하기 힘들며, 개인에 따라 다른 증후들을 보이기 때문에 결코 만만히 볼게 아니다. 그렇다면 1차성 두통과 2차성 두통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갑작스러운 심한 두통 뇌질환 의심해야

 1차성 두통은 기질적인 문제없이 발생하는 통증으로 편두통 긴장성 두통, 군발두통, 발적성 두통 등이 해당된다. 2차성 두통에 비하면 덜 위험하지만 1차성 두통 또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통증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편두통이 대표적인 1차성 두통이다. 증상은 한쪽 머리 혹은 전체적으로 욱신거린다. 메스꺼움이나 구토가 동반되기도 한다.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 빛을 보거나 큰소리를 들을 때, 혹은 움직이면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간혹 눈이 안보이거나 걸음을 제대로 걸을 수 없는 등의 국소적인 신경학적 장애가 동반되기도 한다. 편두통은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가족력을 보이는 질환이다.
 긴장성두통은 머리에 압박붕대를 댄 것처럼 누르거나 죄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스트레스와 관련이 깊지만 ‘긴장’의 의미는 스트레스보다 근육의 수축을 지칭한다. 좋지 않은 자세나 무리한 근육운동 등에 의해 유발된다.
 2차성 두통은 신경계의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두통으로 뇌혈관 질환, 뇌수막염, 뇌종양 등이 해당한다. 심한 두통이 갑자기 발생하거나 점차 강도가 심각해질 때, 혹은 과로 긴장 기침 용변 성행위 후 두통이 나타날 경우 2차 두통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50세 이후 두통이 처음 시작될 때도 두통의 원인이 되는 질병이 있을 가능성이 커진다. 2차성 두통은 두통과 함께 의식 소실, 발열, 구토, 운동, 감각이상, 시력 장애, 복시, 보행 장애, 균형감 상실 등의 신경계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컴퓨터 사용 줄이고 철분 섭취해라

 가볍게 보는 1차성 두통도 치료를 하지 않고 잘못된 생활습관을 반복하면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두통이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벼운 두통이라도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가톨릭의대 마취통증의학과의 조사에 의하면 1차성 두통의 원인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스트레스(21.5%)였고, 피로(19.5%)가 그 다음을 차지했다. 수면부족은 13.4%, 생리는 9.4%, 궂은 날씨가 8.1%로 나타났다. 수면과다(6.7%), 굶음(6.0%), 음주(6.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건축자제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이나 니코틴 카페인 과다섭취 등 원인은 다양하다. 최근에는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늘어나면서 생체리듬 파괴로 인한 두통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두통의 악화를 불러오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진통제다. 강남성모병원 문동언 교수가 한 달에 15일 이상 두통이 있는 환자 104명을 대상으로 두통 원인을 분석한 결과 만성편두통 환자의 87.5%, 만성 긴장성두통 환자의 78.9%가 무분별한 진통제 과다복용이 원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문 교수는 “두통은 뇌 속의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점점 고갈되면서 뇌혈관이 확장돼 발생한다”며, “진통제를 남용하면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지고 두통에 대한 신경반응이 더 예민해져 만성화 된다”고 말했다.
 두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설명한 두통의 원인들과 멀어지는 생활 태도가 필요하다. 인스턴트 음식을 피하고 생간 들깻잎 시금치 미역 등에 많은 철분과 홍당무 뱀장어 우유 쌀겨 등에 풍부한 비타민 B를 섭취하며 물을 자주 마시면 두통을 막을 수 있다. 공기 좋은 숲으로 가서 야외 운동을 하거나 등산을 하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규칙적인 식사와 규칙적인 생활, 그리고 편안한 정신을 유지하는 것이 곧 두통에서 멀어지는 길이다.

정춘옥 ok337@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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