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날씬해야 건강한가?

2014.05.07 10:46:31

 스포츠신문과 여성잡지는 다이어트 광고로 도배돼 있다. 살 빼는 약은 고가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리고, 비만클리닉은 우후죽순 늘어나는 상황. 지방흡입술은 대중화된지 오래고, 위장절제술도 그리 낯설지 않다. 바야흐로 다이어트 시대. 하지만 역풍 또한 거세다.
 소위 ‘안티 다이어트’라 불리는 다이어트에 반대하는 움직임 또한 다이어트 붐 못지 않게 뜨겁다. 미국과 캐나다의 의료진들을 중심으로 생겨난 이 반 다이어트 운동론자들은 현재 알려진 다이어트 방법이 해로울 뿐만 아니라, 다이어트가 비만보다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식이요법은 식사장애로 이어지기 쉽다

 식사장애를 비롯한 다이어트 후유증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신경과 의원 ‘나눔클리닉’의 이영호 원장은 “안티 다이어트는 체중을 줄이지 말라는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다이어트라는 형식의 체중감소 노력이 대부분 장기적으로 감소된 체중을 유지하지 못하고 요요현상 등의 부작용으로 오히려 몸에 더 많은 해를 끼친다는 것을 생각해보자는 것이다”고 말했다.
 기존의 다이어트가 효과적이지 못할 뿐더러 심지어 위해를 끼치는 상황에서 새로운 대안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기초대사율이 저하되면서 살이 찌기 쉬운 체질로 변화돼 생기는 요요현상 이외에도 영양결핍으로 인한 저혈당증, 저칼륨증, 빈혈, 뇨산증, 탈수, 케톤산증, 월경불순, 골다공증, 머리카락 소실, 피부 건조, 규칙적인 식사의 결핍으로 인한 변비, 설사, 복부 불편감, 저체중으로 인한 추위에 대한 내성 감소, 근육통, 구취, 피로감, 두통, 체단백의 소실, 심부정맥, 담석 형성의 증가 등 장기적인 다이어트에 따른 부작용은 다양하다.
 특히, 과다한 식이요법을 통한 체중조절은 경계해야 한다. 식사장애 여성들의 95% 이상이 다이어트에서 시작됐다는 보고도 있듯이, 지나친 식사제한은 폭식이나 신경성 식욕 부진증, 신경성 대식증 같은 식사장애로 이어지기 쉽다.
 
 비만보다 끔찍한 다이어트 강박증

 다이어트 후유증은 육체적 손상 못지 않게 정신적인 면에서도 크다. 비만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많은 비만인들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자신감을 얻기 위해 시작한 다이어트가 오히려 자신을 질책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다이어트 광고에 등장하는 3개월에 10kg 감량 따위의 불가능한 목표를 갈망하면 좌절과 실패를 거듭 맛보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기부정에 빠지게 된다는 것. 특히 식욕제한 등의 다이어트는 욕구불만이 장기화돼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다이어트는 성공여부에 상관없이 실패감, 낮은 자존심, 우울 증상을 불러온다는 연구가 밝혀지기도 했다.
  비만이 널리 알려진 것만큼 건강에 정말로 나쁜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품는 학자들도 있다. 이들은 체중감량이 곧 건강이라는 공식에 회의적이다. 비만보다 해로운 것이 체중의 변화라는 견해도 있다. 이는 체중변화에 따른 장기추적의 연구 결과로 밝혀지기도 했다.
 안티 다이어트 운동가들은 체중에 대한 사회적 사고에서 벗어나 생물학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체중이 늘어날 때에는 생물학적으로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 따라서 인위적인 체중 조절은 몸에 그만큼 무리가 가해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비만에 따른 질병 또한 오해라고 주장하는 견해도 있다.
 이 원장은 “다이어트를 지양하건 지향하건 어떠한 극단에 이르는 것은 둘 다 위험한 것 같다”며, “어떤 과정과 심리적 요인에 의해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됐는가, 다이어트를 한다면 어떤 방식을 선택할 것인가가 보다 현실적이고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정춘옥 ok337@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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