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양교육

2007.05.18 11:05:05

[문제] 다음 제시된 두 글의 논지를 비교하여 공통점과 차이점을 요약하시오.(400± 50자)

대학에서 학습하거나 연구하는 교과목은 크게 교양 과목과 전공과목으로 나누어진다. 최근 각 대학들은 예전과는 달리 교양 교육에 대해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그 이유는 첫째, 교양 교육의 강화 없이는 전공 교육의 내실을 기할 수 없다는 것이고, 둘째로 전공 교육은 대학원 과정에서 주로 담당하고 대학에서는 이를 위한 이해의 기반을 닦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를 간단히 비유하자면 넓게 파야 깊이 팔 수 있다는 것과 같다. 어떤 전공을 선택하든지 그것과 관련된 기초 학문이나 인접 학문에 대한 개괄적인 지식을 갖추는 것이 전공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대학의 학부 과정에서는 교양 과목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대학원 과정에서는 이러한 지적 토대 위에서 전공 교육을 심화하겠다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일부 대학에서는 학부제의 실시와 함께 특정 전공과목에 대한 이수 비중을 낮추고 다른 전공과목이나 교양 과목에 대한 이수 비중을 높이고 있다. 그리고 많은 대학들이 이런 제도를 도입하기 위하여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학과제는 특정 전공에 따라 학생의 소속을 정하는 것을 말하고, 학부제는 유사한 전공 또는 같은 성격을 띠는 전공을 통합하여 거기에 학생의 소속을 정하는 것을 말한다. 학과제는 특정 전공에 대한 심도 있는 교육과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학부제는 다양한 전공을 골고루 교육하고 연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학부제에서 다양한 전공을 접해 본다는 것은 중점 전공이 아닌 부수 전공인 경우에는 교양의 확대라는 성격을 강하게 띠게 된다. 학부제의 실시와 함께 특정 전공과목에 대한 이수 학점이 낮아진 반면 교양 과목에 대한 이수 학점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교양 과목을 다양화하고 그것의 심도를 높이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런데 교양 과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이에 대하여 혼란을 겪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교양 과목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는가 문제가 되는데, 이 성격 규정에 따라 교양 과목의 개설 양상이 달라질 것이다.
교양 과목의 중심은, 인문학의 경우에 철학, 언어학, 그리고 역사학이 그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 하면 교양 과목이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고,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세 가지이기 때문이다. 철학은 존재의 문제와 진리의 문제를 다루는 학문이고, 역사는 개인과 사회로서의 인간의 삶을 다루는 학문인데, 이들은 모든 학문의 뿌리를 형성한다.
철학과 언어학 그리고 역사학에 대한 깊은 소양이 있다면 다른 어떤 전공을 선택한다 하더라도 그 전공에서 요구하는 문제 제기와 문제 해결을 해야 하는 방향과 그 방법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건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따라서 교양 과목의 확대와 이의 심화는 이들 세 영역을 기반으로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대학은 적어도 두 가지 기능은 수행하여야 한다. 그 중의 하나는 학문을 깊이 연구하여 인간 및 자연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인데, 이는 대학의 학부 과정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학문이란 장기간에 걸쳐 꾸준한 연구를 거쳐야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의 학부 과정에서는 이와 같이 학문에 전심전력할 수 있는 열의와 자질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는 기능을 주로 수행한다. 또 대학이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기능은 바로 지금 이 사회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지식과 기술을 가진 인력을 양성하여 배출하는 것이다. 즉 대학은 한편으로는 연구 인력의 선발과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전문 인력의 공급이라는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대학은 특정의 전공과목보다는 교양과목을 확대하고 심화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교양 과목은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양쪽 기능을 모두 활성화할 수 있는 수단이 되는 과목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떠한 교양 과목을 개설하여야 이와 같은 두 가지 목적을 모두 달성할 수 있겠는가. 그 중의 하나만 지적하라고 한다면 영어 회화이다. 실제로 많은 대학에서 영어 회화 교육을 위해서 막대한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는데, 이는 지극히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영어 회화의 필요성은 우선적으로 외국과의 교류의 필요성에서 기인한 것이다. 외국과의 교류가 없으면 학문 연구도 진척을 보이기가 어렵고 또 기업이 요구하는 기술 개발도 큰 성과를 이룰 수 없는 것이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다. 그래서 해마다 수많은 연구자와 기술자들이 외국으로 유학을 떠나거나 선진 외국의 학자와 기술자를 국내로 초청하여 그들의 지식과 경험을 배우려고 한다. 이와 같은 현실적 이유 때문에 영어 회화 능력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는 필수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대학은 대학원에 진학하여 학문 연구를 할 인재를 선발하거나 바로 사회에 뛰어들어 활동할 전문 인력을 양성하게 되는데, 대학 그 자체에서 그에 필요한 전공 지식이나 전문 기술을 가르치기도 해야겠지만 학생 스스로 익히고 습득할 수 있는 수단, 즉 영어 회화 능력을 확보하게 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물론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 학생들은 영어를 배운다. 그러나 그 영어는 주로 읽고 쓰는 영어이다. 말하지도 듣지도 못하고 단지 읽고 쓰기만 하는 영어로는 의사소통을 위한 영어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것은 지난 세월 동안의 우리의 영어 교육의 결과가 잘 말해 준다. 따라서 대학은 중·고등학교의 연장선에 놓인 교육 기관인 만큼, 중·고등학교에서 미진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당연히 대학에서 감당해야 할 몫인 것이다.

[답안 작성 길잡이]
제시문의 분석적 이해력를 평가하는 대표적인 문항이 ‘공통점과 차이점을 정리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어진 제시문에 표면적으로 드러난 의미뿐만 아니라 각 제시문의 함축적 의미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특정 기준을 세워 각각의 제시문을 그 기준에 비추어 비교 분석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는 문제에서는 대개 하나의 주제에 대하여 논지가 다른 두 제시문이 주어지게 된다. 위 논제에 제시된 두 글은 대학 교육에서 교양 과목이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그 내용의 비중이 어디에 있어야할지를 나름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제시하고 있다. 제시문의 요지를 각 단락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단락 : 교양 과목 교육에 대한 관심 고조 - 대학원에서 실시하는 본격적인 전공 교육을 위하여 학부에서는 기초 학문이나 인접 학문에 대한 이해를 확대해야 한다는 인식을 대다수가 공유하고 있다.
둘째 단락 : 학부제 실시와 함께 교양 과목 교육의 비중 증대 - 학부제 자체가 교양 과목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또 주전공이 아닌 부전공 과목도 교양 과목의 성격을 띠게 된다.
셋째 단락 : 교양 과목의 성격 규정의 필요성 - 교양 과목의 확대와 심화를 위하여 교양 과목을 개설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교양 과목의 성격을 먼저 규정해야 한다.
넷째 단락 : 철학, 언어학, 역사학 중심의 교양 과목 - 교양 과목은 전공 교육을 위한 기초인데, 모든 학문의 기초는 철학, 언어학, 역사학이다.
다섯째 단락 : 철학, 언어학, 역사학을 중심으로 한 교양 과목 개설 - 모든 전공 교육에서 요구하는 문제 제기, 문제 해결을 위한 방향과 방법을 철학, 언어학, 역사학이 제공한다.
이상의 내용을 간추리면, ‘대학에서 교양 과목을 확대하고 심화하는 것은 올바른 전공 교육을 위한 기초 학문을 닦는 다는 점에서 바람직한데, 그 내용은 철학, 언어학, 역사학이어야 한다.’가 된다.
첫째 단락 : 대학의 두 가지 기능 - 대학은 학문 연구를 위한 연구 인력을 선발하여 그 자질을 갖추게 하는 기능과 함께 사회에서 요구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여 제공하는 기능을 수행하여야 한다.
둘째 단락 : 대학의 두 가지 기능 수행을 위한 영어 회화 교육에 대한 관심 증대 -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활성화 할 수 있는 것은 전 과목 교육이 아니라 교양과목 교육인데, 이러한 요구를 가장 잘 충족시켜 주는 것이 바로 영어 회화 과목이다.
셋째 단락 : 영어 회화 교육의 필요성 - 선진 외국의 학문이나 기술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영어 회화 능력이 필수적이다.
넷째 단락 :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 함양의 중요성 - 영어 회화 능력이 있는 학생은 자기 스스로 자신이 필요로 하는 선진 외국의 학문이나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다섯째 단락 : 대학에서의 영어 회화 교육의 당위성 - 대학은 중·고등학교의 연장선에 있는 교육 기관이므로 영어 회화 교육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상의 내용을 간추리면, ‘대학에서 교양 과목을 확대하고 심화하는 것은 학문 연구를 위해서나 전문 기술을 습득하는 데 필요한데, 이러한 취지에 부합하는 교양 과목으로서는 영어 회화 과목을 들 수 있다.’가 된다.

[학생 답안]
① 제시문 (가)과 (나)는 대학의 학부제 실시와 함께 전공과목의 이수 비중을 낮추고 교양과목에 대한 이수 비중을 높이려는 ②최근의 움직임에 대하여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교양과목의 성격 규정과 그에 따른 구체적인 프로그램에 대하여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가)는 대학의 기능은 학문 연구에 있으므로 모든 전공과목에 공통적으로 소요되는 기초 과목을 중심으로 하여 교양과목을 개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입장에서 교양과목의 핵심으로 철학, 언어학 그리고 역사학을 제안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학문 연구의 기본적인 방향과 방법을 제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나)는 ③대학의 기능이 학문 연구 이외에 전문 인력 양성에도 있으므로, 교양과목은 선진 외국의 학문이나 전문 기술을 수입하는 데 필수적인 수단이 되는 것을 중심으로 하여, ④교양과목을 개설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한다. 그래서 영어회화와 같은 실용적인 과목을 교양과목으로 선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평]
① 뒷부분에 ‘공통적으로’라는 말을 넣어주면 공통점을 서술하는 부분이라는 것을 좀 더 확실히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② ‘최근의 움직임을’로 고쳐 간결하게 표현하도록 합니다.
③ 비문이므로 ‘대학은 학문 연구 외에 전문 인력 양성의 기능도 수행해야 하므로’로 고치는 것이 적절합니다.
④ ‘교양과목’이 문장의 앞 부분과 중복되므로 ‘개설해야 한다’로 고쳐 씁시다.

[총평]
제한 분량에 맞게 공통점과 차이점을 적절히 서술하였습니다. 제시문 각각의 요지를 정확히 파악하여 공통점을 잘 찾아내었고, 차이점 또한 기준을 잘 세워 명료하게 서술하였습니다. 비문이나 내용이 중복된 부분이 보입니다. 표현에 있어서 조금만 주의한다면 훨씬 좋은 글이 될 것입니다.

시사뉴스 webmaster@sisa-news.com
Copyright @2024 SISA NEWS All rights reserved.
시사뉴스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 (05510)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11 (신천동) 한신빌딩 10층 TEL : (02)412-3228~9 | FAX : (02) 412-1425
창간발행인 겸 편집인 회장 강신한 | 대표 박성태 | 개인정보책임자 이경숙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정민 l 등록번호 : 서울 아,00280 | 등록일 : 2006-11-3 | 발행일 : 2006-11-3
Copyright ⓒ 1989 - 2024 SISA 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sisa-news.com for more information
시사뉴스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