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살인사건 (제12회)

2007.06.15 16:06:06

김회장의 눈이 약간 커졌다. 지욱과 형빈도 좀 놀랐다. 방용철이 백사장의 추천으로 입사한 줄은 전혀 몰랐기 때문이었다. 백낙원과 방용철 사이에는 어떤 끈이 연결되어 있었을까? 재빨리 머리를 굴리던 지욱은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경미를 중매한 사람이 백낙원이요, 또 경미를 미친 듯이 쫓아다녔던 방용철이 백사장의 추천으로 우일산업에 입사했다면 그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평소 이 사람 행실은 어떤가?”
“네, 뭐 이렇다할 특이사항은 없습니다만... 술을 좀 많이 한다는 총무과장의 말을 들었습니다.”
“지금 주소는 이력서 그대론가요?”
이번엔 지욱이 물었다.
“그럴 겁니다. 쭉 거기서 하숙한다고 들었습니다.”
“부모는 계신가?”
다시 김회장이 물었다.
“시골에 어머님이 한분 계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친구, 대학을 중토했군요.”
침묵을 지키던 우형빈이 박전무에게 말했다.
“예, 그럴 겁니다.”
“지난 16일... 그날 방용철씨 출근했습니까?”
“글쎄요, 그건 출근부를 봐야 정확히 알겠습니다.”
박동권은 신중하게 말했다. 키가 크고 몸집이 장대하기 때문에 이 사나이를 대하고 있으면 웬지 모르게 마음이 탁 놓였다. 그만치 성실하기도 하고 믿음직스러워서 항상 김상필 회장의 신임이 두터웠다.
“백사장 사건도 있고 하니 슬며시 알아보게.”
“알겠습니다.”
박동권은 회장의 지시를 받고 일어섰다. 그는 회장실의 전화기를 들었다.
“교환, 우일산업 총무과 좀 대줘요.”
수화기를 놓기를 기다리던 지욱이 입을 열었다.
“박전무님, 이상하게 생각진 마십시오. 방용철씨에 대해서 뭐 좀 확인할 게 있어서 그러니까요.”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방계회사 전무요, 김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중역이지만 아내의 실종을 알리기 싫었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아, 나야 총무과장 대 줘... 아, 총무과장이오? 나 박이오. 지난 16일자 출근부 좀 봐 주시오. 방용철씨 그날 출근했소? 실제로 출근은 했겠죠? 알았소.”
박동권은 나직하게 부하직원과 통화를 끝내고 돌아섰다.
“회장님, 방용철은 틀림없이 그날 출근했다는 데요.”
“퇴근은 몇 십니까?”
우형빈이 물었다.
“6시입니다. 대개 잔무를 정리하다 보면 7시나 돼야 퇴근이 되겠지요.”
“지욱아, 알아볼 게 있으면 더 물어보렴.”
김회장이 지욱을 쳐다봤다.
“아닙니다. 그만 됐습니다. 바쁘신 데 수고 많았습니다.”
“천만에요.”
박동권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본인한테는 아직 아무 얘기도 하지 마십시오.”
“알겠습니다. 그럼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박동권은 또 정중하게 절하고 조용히 회장실을 나갔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난 후, 지욱과 형빈은 우일산업 근처의 주차장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지욱의 차 안에서였다. 카 스테레오에서 마침 백낙원 사장 피살사건의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었다.
그 뉴스에 의하면 백낙원은 어느 청년의 협박을 받았고, 그는 지난 10일 저녁 7시경에 괴한의 침입을 받아 등뒤에서 목이 졸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체부검 결과 목에 난 상처는 백낙원의 와이셔츠 깃에 졸린 것으로 판명되었다. 사후의 몸이 부어올라 그런 현상이 일어난 것인데 진짜 사인은 독극물에 의한 독살이었다는 것이다.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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