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인과 독일 장교의 사랑 ‘스윗 프랑세즈’

2015.11.18 22:42:40

전쟁이라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의 드라마 속 긴장감 넘치고 애틋하게 펼쳐지는 러브 스토리.착하고 순종적이던 젊은 여성이 전쟁과 사랑을 계기로 삶에 있어서 하나의 큰 변혁을 맞는다.

유대인 작가 미완성 유작이 원작

 1940년, 독일이 점령한 프랑스 뷔시. 아름다운 프랑스 여인 루실이 자신의 저택에 머무는 독일 장교 브루노와 사랑에 빠지면서 전쟁과도 같은 운명에 휘말리게 되는 스토리를 담은 시크릿 로맨스다.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한 후, 파리의 피난민들이 모여든 뷔시라는 시골 마을에서 적이라는 이름으로 만나게 된 프랑스 여인 루실과 독일 장교 브루노는 시선 한 번이 조심스럽고 말 한마디가 금기시 됐던 불안한 상황 속에서 서로에게 점차 마음을 열게 되면서 다가갈 수도, 멈출 수도 없었던 비밀스런 로맨스를 시작한다.
 영화는 프랑스로 망명한 러시아 출신의 유대인 작가 이렌 네미로프스키의 미완성 유작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전쟁을 피해 피신했던 한 시골 마을에서 직접 보고 경험한 것을 토대로 구상하고 집필한 역작으로, 이렌 네미로프스키는 예정한 총 5부 중 1부 ‘6월의 폭풍’과 2부 ‘돌체’까지 완성한 후 1942년 나치에 붙잡혀 39세의 젊은 나이에 아우슈비츠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다. 50년이 지난 후 그녀의 딸 드니즈 엡스타인 도플은 어머니의 노트를 조심스럽게 읽어 나갔고 2004년, 62년 만에 역사의 한 페이지를 세상에 공개했고 프랑스를 비롯한 전 세계는 감동과 충격에 휩싸였다.
 책이 출간된 해, 프랑스 문학상 르노도상은 생존작가에게만 상을 수여한다는 관례를 깨고 ‘스윗 프랑세즈’에 르노도상을 수여했다. 영화 ‘스윗 프랑세즈’는 소설 속 2부에 해당하는 ‘돌체’를 영화화 한 것이다.

벨기에와 프랑스 등지에서 촬영

 사울 딥 감독은 점령을 당하는 입장인 프랑스인, 특히 여성들의 시점에서 바라본 전쟁을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성별과 나이와 계급에 따라 독일군을 바라보는 시선은 천차만별인데, 영화 속 젊은 여인 루실, 마들린, 셀린은 자신의 집에 머무는 적들과 각기 다른 관계를 형성한다. 이는 실제 자신이 보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원작 소설을 써내려 간 이렌 네미로프스키만의 색채를 고스란히 보여주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소설은 살아있는 역사를 기록했고, 그 시대의 중심을 지나며 살아낸 여성이 쓴 이야기였기에 그 누구의 관점보다도 정직하고 진실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재현해내는 작업이기도 했던 이 영화는 제작 초기에서부터 미국과 프랑스는 물론 영국, 벨기에 등 유럽의 국가들의 대대적인 협업이 이루어졌다. 안드레아 콘웰과 ‘공작부인: 세기의 스캔들’을 제작한 영국 쿼티 필름스의 마이클 쿤, 제작사 이원의 자비에 마르샹, TF1의 로맹 프레몽이 제작을 맡고 와인스타인 컴퍼니의 하비 와인스타인과 BBC 필름스의 크리스틴 랜갠이 총괄 지휘하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영화 전체를 벨기에에서 촬영했고, 몇몇 주요 장면은 프랑스에서 찍었다.

연기파 배우들의 앙상블

 ‘브로크백 마운틴’ ‘블루 발렌타인’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로 아카데미 3회 노미네이트 되고,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비롯, 시카고 비평가협회, 보스턴 비평가협회 등 전미 9개 비평가협회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쓴 배우 미셸 윌리엄스가 음악을 공부한 아름다운 프랑스 여인 루실로 분해 전쟁에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이자 귀족이라는 신분만으로 마을 사람들의 감시와 질투를 받아야만 했던 젊은 여인의 내밀한 욕망을 표현했다. 미셸 윌리엄스는 사랑을 통해 자유에 눈을 뜨고 그 사랑이 기폭제가 돼 앞으로의 삶에 있어 더욱 진취적이고 강인한 여성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섬세한 연기로 구축했다.
 루실의 성격을 대변하기 위해 영화 속 미셸 윌리엄스의 스타일은 언제나 절제돼야 했다. 메이크업은 매우 단순했다. 파리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자신의 편이 아무도 없는 저택에서 피아노만이 유일한 친구이자 자신을 드러내는 수단이었던 루실을 연기하기 위해 미셸 윌리엄스는 난생 처음 피아노를 배워야만 했다. 
 지난 2012년,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러스트 앤 본’으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며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마티아스 쇼에나에츠가 끝나지 않는 전쟁에 지친 독일 장교 브루노로 변신했다. 1977년생인 마티아스 쇼에나에츠는 유명 배우 줄리앙 쇼에나에츠의 아들로 15살이었던 1993년에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된 ‘단스’로 데뷔한 이후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2008년 벨기에에서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한 ‘로프트’를 통해 다시금 주목 받았으며, 2011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던 ‘불헤드’로 평단의 극찬과 함께 팜스프링스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정춘옥 ok337@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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