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문제 해결의 바람직한 방향

2007.11.30 10:11:11

환경과 인간 혹은 환경과 개발에 대한 제시문의 주장을 비교 분석하고, 이를 참고하여 환경 문제 해결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논술하시오. (1,000±100자)
(가) 과학기술낙관론과는 정반대로 과학기술비관론은 현재의 환경문제가 전적으로 과학기술의 발전에 의해 비롯되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과학기술의 발전방향과 이용방식만이 아니라, 과학기술 내용 그 자체까지도 환경파괴적인 성격을 담고 있다고 본다. 과학기술에 대해 이와 같은 태도를 보이는 생태주의는 현재 다양한 관점이 있지만 그 공통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생태주의는 근대사회 발전의 선택과 생활양식에 과학적 사고와 기술이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를 묻고 있다. 생태주의는 현대를 ‘비자연화’되고 그 사회적 역할에 폐쇄되어 있는 인간이 그 대립관계의 주요한 희생자로 전락하고 있는 시대상을 보면서 자연과 사회와의 관계를 문제로 삼는다. 둘째, 생태주의자들은 인간의 활동이 이미 생산관계만으로 환원시킬 수 없고, 보다 잘 사는 것은 보다 많이 가진다는 것과 대립되는 것으로 파악한다. 셋째, 생태주의자들은 인간이 다른 유형의 자연과 마찬가지로 생물학적 법칙에 순리적으로 따름으로써, 자신이 그 일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전체 생태계와의 조화를 통해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극단적으로 표현한다면, 인간이 자연에 있어 필수적인 존재가 아님에 비해 자연은 인간에게 필수적인 존재라는 표현까지도 가능하다.
이런 관점에서 생태주의자들은 현대의 환경위기가 자연을 단지 대상물로만 파악하는 왜곡된 자연관에 바탕을 둔 무분별한 과학기술의 발전을 추구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간주하며 그것을 극복하는 길이 바로 환경문제의 해결책이라고 제시한다. 즉 인류를 파국으로부터 구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그리고 누구나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환경문제를 다루어나갈 수 있는 생태학적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현재의 생산기술을 생태학적 요구에 가능한 한 가까이 적응하도록 다시 계획할 필요가 있으며, 대부분의 현존 농업 ? 공업 ? 교통 체계를 이 계획과 조화되도록 재조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명자, 『동서양의 과학전통과 환경문제』
(나) 일부 사람들은 우선 지난 1세기 동안의 과학기술 발전이 가져온 성과, 즉 생활수준의 향상, 통신 및 교통시설의 발전, 사람들이 여가를 누릴 수 있게 된 점 등을 강조한다. 이들에게 있어서 과학기술 발전에 의한 경제성장은 인류가 계속 지향해 나가야할 지향점이다. 왜냐하면 과학기술의 발전, 즉 경제성장이야말로 현재 자원의 부족, 환경문제 등 인류가 직면해 있는 문제점들을 해결해 줄 있으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들은 환경문제가 존재한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또한 환경문제가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동의한다. 이들 주장의 요지는 설령 과학기술의 발달이 현재의 환경문제를 낳았다고 해도, 이는 과학의 포기에 의해서가 아니라 과학을 더욱 현명하게 사용함으로써 근절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현재 문제가 심각한 방사성폐기물 등 산업 폐기물은 우주산업의 발전에 의해 지구 밖으로 내보냄으로써 해결할 수 있고, 유전공학에 의해 모든 오염 물질을 먹어치우는 초능력 미생물을 개발함으로써 화학적 오염물질의 처리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환경오염방지를 위한 기술의 발전이 충분히 이루어진다면, 인간은 그 자신의 목적에 따라 자연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논리에 의해 이들은 인간의 자연에 대한 지배행위를 정당화한다. 그 결과 이들은 환경문제를 공기, 물 등의 환경재를 오염물질 배출 용도에 과도하게 이용한 결과 그 환경재의 다른 용도에 지장을 초래함으로써 야기된 경제적 문제라고 파악한다. 예를 들어 강물에 지나치게 많은 폐수를 방출하면 그 강물을 식수, 공업용수, 어업등에 이용할 때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게 되는 이것이 수질 오염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경제적 법칙과 상응하는 자연과학의 법칙’을 동원한 객관적 분석에 의해 환경문제를 풀어나가고자 하는 ‘환경관리주의’의 능력과 효율성을 신봉한다.
-김명자, 『동서양의 과학전통과 환경문제』
(다) 환경 운동의 영향으로 과학기술이 모든 면에서 안전하지 않으며 따라서 새로운 기술을 아무런 점검조치 없이 그대로 실용화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주장이 대중의 지지를 획득하면서 ‘사전예방의 원칙’이 등장했다. 사전예방원칙은 과학기술의 응용을 배제하자는 주장이 아니라 과학기술 지식을 이용해서 기술의 한계를 사전에 파악하고 적절한 대비책을 강구하자는 주장인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이런 사전예방원칙이 환경영향평가 등에서의 여러 원칙들과 혼동을 일으키게 되면서 그 내용이 상당히 변질되어버렸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전예방원칙은 대체로 ‘어떤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추진함에 있어서 만약 과학적 불확실성(scientific uncertainty)이 존재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 어떤 조치도 취해서는 안 되며 불가피하게 그런 조치를 취하려고 할 경우에는 그 일을 추진하는 당사자에게 안정성을 담보하는 무거운 부담을 지워야만 한다.’는 논리를 바탕에 깔고 있다. 따라서 이런 논리에 심취한 많은 환경운동가들과 상당수의 국가들은 환경적 안정성이 100% 확보도지 않는 한 새로운 연구나 실험조차도 금지하려는 자세를 보이기도 한다.
-박원훈 외, 『한국의 환경비전 2050』

(라) 1980년대 중반에 와서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중심개념으로 자리잡아 가게 되어다. 이 개념은 유엔총회에서 설립한 세계 환경 개발 위원회(WCED), 일명 브룬트란트 위원회(Brundtland Commission)가 1987년 『인류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라는 보고서에서 제시한 것으로서, “미래 세대의 필요를 충족할 능력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현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개발)”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현 세대의 과도한 자원사용과 개발 이후 세대의 복지를 위협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개발을 의미 하며, 지속성 ? 형평성 ? 효율성을 토대로 사회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정책수립 시 가장 우선적으로 배려해야 할 중심개념이라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또한 환경 우선이냐 개발 우선이냐 하는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비생산적 논쟁을 중단하자는 제안이기도 하다. (이하 부분 수정)선진국들은 개도국의 빈곤이 환경을 파괴하는 가장 큰 원인이며, 결국 환경보호의 재정적 부담은 선진국의 몫이 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개도국의 입장에서도 개발일변도의 정책만 펴다가는 결국 인류 공멸의 길로 간다는 점을 무조건 부정할 수만은 없다. 따라서 결국 양측의 인식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패러다임으로서 지속가능 발전이 제안된 것이다.
-오경택, 「지구환경의 정치」
[학생논술]
언론의 호도와 부정확한 교육으로 인해 대다수의 사람들은 심각한 환경 오염의 주범은 기술과 산업의 발전이며, 이들은 환경에 악영향만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은 환경 문제에 있어서 고전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제성장론자들이 기술을 통해 오히려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현재의 환경 오염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한다.
이처럼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환경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입장부터가 다르기 때문이다. (가)의 환경 보전주의자들은 자연을 그 자체로서 내재적 가치를 지닌 존재로 본다. 따라서 자연이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는 생각에 반대한다. 반면 (나)에 제시된 입장은 인간이 필요에 의해 자연을 조절하고 이용할 수 있다고 본다. 이 입장의 사람들은 과학을 통해 환경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입장의 차이는 환경문제의 해결과 개발에 관해서도 다른 의견을 주장한다. 과학기술이 환경문제를 야기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다)에서와 같이 ‘사전예방의 원칙’을 주장한다. 이 원칙은 사업을 시행할 경우,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달리 (라)에 제시된 ‘지속 가능한 발전’은 무조건 위험 부담이 있는 개발을 막기보다 지속성, 형평성, 효율성 등을 고려하여 적정한 선에서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환경문제의 원인과 해결에 관해 (가) ~(라)의 입장이 모두 틀리거나 옳은 것은 아니다. 따라서 한 가지 입장만을 내세워서는 합리적인 해결책을 강구 할 수 없다. 인간중심적 세계관이 환경문제의 원인인 것은 인정해야 하나, 그 해결책으로 모호한 사전예방의 원칙을 근거로 개발을 막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 그렇다고 발달된 과학기술을 이용함에 있어 근본적으로 환경에 대한 태도가 달라져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자연을 인간에 종속된 존재로 볼 것이 아니라 공생해야 할 존재로 보고, 개발이나 사업을 추진할 때 인간의 필요와 자연 보전 사이의 가치를 조율하여 지속 가능한 개발을 시행해야 한다.
인간도 생태계의 일부이고, 생태계의 각 요소들은 서로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으므로, 환경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인간에게 영향을 미친다. 개발에 있어서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리는 것은 인간에게도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런 상화에서 노자의 ‘무위자연’ 사상은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고찰하는데 있어, 시대를 초월한 해법을 암시하고 있다.
[총 평]
제시문의 핵심을 잘 파악하고, 문제 해결 방안도 무난하게 설계했습니다. 단락 간 연결이 자연스럽고 형식적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도입부에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된 요인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피력했습니다. 그 원인을 언론의 호도와 부정확한 교육으로 봤는데, 이는 정확한 진단이라 할 수 없습니다. 인간 활동이 환경 오염의 주된 원인이며, 산업화 이후 환경이 급속히 파괴되었다는 점에서 환경 문제와 기술 및 산업 발달의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해결책으로 자연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촉구하고 그에 따른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을 제안했습니다. 현재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적절한 방안으로 보여집니다. 다만 그 근거가 좀 더 치밀하게 제시되었다면 더욱 설득적인 글이 되었을 것입니다.
기술 및 산업의 발달과 환경 오염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인 도입부와, 지속 가능한 개발을 주장하는 결론 부분이 논리적 일관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다시 점검해봐야 할 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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