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

2008.03.23 19:03:03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3일 당의 공천결과에 대해 "난 결국 속았다. 국민도 속았다"며 이명박 대통령과 강재섭 대표 등 당 지도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려 파장이 예상된다.
그동안 삼성동 자택에 칩거해 있던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당시 많은 사람들이 내가 속을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나는 어쩌면 속을 줄 알면서도 믿고 싶었다. 약속과 신뢰가 지켜지기를 바랐다"며 공천 결과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박 전 대표는 이번 공천을 "한마디로 정당정치를 뒤로 후퇴시킨 무원칙한 공천의 결정체이자 과거 국민에게 마지막으로 한번만 기회를 달라고 호소해서 얻은 천금같은 기회를 날려버린 어리석은 공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당대표와 지도부가 정치 개혁에 대한 철학과 의지가 없고 무능하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라며 "당대표는 이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박연대 및 영남권 무소속연대에 대해 그는 "제가 그분들을 지원할 수는 없다"고는 했지만 "참 억울한 일을 당한 분들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어떤 선택을 하던 간에 잘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분들의 건투를 빈다"고 했다.
◆다음은 박근혜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오늘 비판을 놓고 선거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가 있다.
▲당을 그렇게 아끼고 당의 앞날과 선거를 걱정했다면 이런 식으로 무원칙한 공천을 해서는 안됐다. 원인제공을 누가 했나. 당의 통합, 한마디로 통합은 어려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부터 경선이 끝나고 나서 승복했고 지원유세도 했고 많은 것을 다 양보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했고 오로지 요청했던 것은 공천을 공정하게 해 달라는 한가지였다. 그런데 그것조차 지켜지지 않았다.
-친박연대나 친박계열 무소속 출마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계획이 있나.
▲내가 그분들을 지원할 수는 없다. 그분들은 참 억울하게, 억울한 일을 당한 분들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어떤 선택을 하던 간에 잘 되길 바란다. 그분들의 건투를 빈다.
-이명박 대통령과 공천 원칙을 이야기한 바 있는 데 다시 회동할 계획은 없나.
▲대통령께 내가 바랬던 것은, 또 요구했다고 할까 하는 것은 오로지 당헌, 당규가 있고 공당이란 당연히 공정하게 공천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꼭 그렇게 되도록 해달라, 정치 발전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라고 한 게 전부다. 그렇다면 당의 중심이 누구냐. 당대표다. 당헌, 당규에도 엄연히 당권, 대권이 분리돼 있고 그렇게 한 이유가 있지 않나. 그렇다면 당대표가 중심을 잡고 공천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강 대표와 지도부 사퇴론을 제기하는 것인가.
▲하여튼 이렇게 잘못된 공천, 그럼으로써 많은 국민이 한나라당을 등지게 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총선 지원유세 여부는.
▲내 선거도 있고, 지원유세 계획은 없다.
-회견문에서 '속았다'고 했는데 누구한테 속았다는 것이냐.
▲당대표께서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경선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간에 원칙과 기준을 갖고 공정하게 하겠다고 했다. 그때 내건 원칙이 있지 않나. 그것을 나는 믿고 싶었고 믿는다고 이야기했다. 그건 나한테만 한 약속이 아니라 공개적으로 한 약속이니 공당의 대표로서 국민한테 한 약속도 되는 것이다.






김부삼 kbs6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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