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스코바르’ 제대로 알고보자!

2018.12.10 09:42:32


[시사뉴스] 세상엔 3종류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바로 그것이다. 권선징악의 유교적 마인드로 세상을 살다보면 참 좋은 일도 많고 때로는 그게 전부가 아닌 것도 같다.


요즘은 이상한 놈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보니, 나도 가끔 이상한 일들에 꼬이기도 하고 이상한 사람들과의 접견에도 익숙해지는 듯하다. 그만큼 좋은 놈보단 나쁜 놈이 득세해서 더 큰소리 치고 나쁜 놈 위에는 이상한 놈이 나타나서 세상을 흔들고 비아냥대는 기분이랄까?


물론 아직까지 우리가 사는 세상은 좋은 사람들을 위한 살만한 세상이다 보니, 그리 걱정하며 살 논제꺼리는 아니다. 하지만 가끔은 나도 현실이 아닌 상상 속에서라도 나쁜 놈과 이상한 놈 사이를 오가며 묘한 삶의 반전과 극적 쾌감을 느껴보고 싶기는 하다.


그래서 그랬을까? 내게도 이번엔 제대로 걸렸다. 그간 갱스터, 마피아, 카르텔 등 범죄나 마약을 소재로 한 영화들도 많았고 실제 악명 높았던 범죄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들도 꽤 많았다.


그 중 역대 최악의 범죄자를 소재로 한 영화가 이번에 한국에도 개봉이 되는데, 그가 바로 “파블로 에스코바르”다. 그는 콜롬비아 사람으로서 험상궂고 악랄한 깡패두목이었지만, 그간 자행해왔던 행적들은 역대 최악의 범죄들로 저질러왔던 것이다.


일단 그가 저지른 만행들부터 살펴보자.


첫째, 대정부 인사 협박 및 테러 암살이다. 그는 대통령 후보만도 3명이나 암살했고 비행기 폭파(130명 사망), 정부 폭탄 테러를 통해 수백명이 사망하는 인적 물적 피해를 남겼다.


둘째, 살아있었던 당시 전 세계 마약시장의 70% 이상을 이미 장악하고 있었다. 그는 이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으며, 온갖 비리와 상납, 부정부패의 온상과 범죄 도구로 활용했다.


또한 그는 본인이 직접 설계했던 교도소에 들어가서도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며 철저히 계획적이고 정부 위에서 권력을 쥐고 흔들었던 악명 높았던 범죄자였다.


그가 저지른 범죄만 해도 수천 건이 넘고 그의 지시로 목숨을 잃은 사람만 해도 1만명은 족히 될 것으로 추산된다. 당시 1990년초 그에게 걸린 현상금이 무려 960만 달러(약 100억 정도)였는데, 현재 값어치로 따지자면 대략 500억은 족히 될 듯하다.


그는 이러한 절대 권력과 블랙머니들을 바로 마약을 통해 수집했는데, 지역특성상 콜롬비아는 밀림지대가 국토의 70%에 달했고 당시 좌익 게릴라와 우익 게릴라, 정부군의 3파가 땅따먹기 식으로 국토를 장악하고 있어서 내부적으로도 매우 혼란스러웠다. 즉, 밀림지대 특수성을 이용해 마약을 재배하기 시작해서 전 세계 마약 시장의 70%를 석권하게 되었는데, 이때 거의 모든 공무원들과 경찰들을 매수해서 자신만의 태평천하를 세우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한 행적을 통해 당시 에스코바르는 40조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당시 세계 10위권 내 부호로 성장했는데, 그러다보니 악랄하고 나쁜 놈에서 특이하고 이상한 놈으로 바뀌어 깡패두목이 정치가를 꿈꾸게 되었던 것이다.


그는 고향 메데인에 수천억원을 들여 빈민층들을 구제했고 인기를 얻어 국회의원에도 선출됐다. 이후 콜롬비아 정계까지 매수해 후일 대통령을 꿈꾸기도 했는데, 이야말로 최고로 맛이 간 이상한 놈이 아니고 또 그 무엇일까.


결국 그의 말년은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고향 메데인에 숨어 살다가 본격적으로 미국이 콜롬비아 정부군을 도와 에스코바르 체포 작전을 펼쳐나가게 되자 그와 그의 부하들은 막다른 골목에 몰리게 된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믿었던 부하들마저 전부 사살되고 다른 중소 카르텔도 배신을 하게 되자, 에스코바르는 모든 연락책이 끊긴 상태에서 쓸쓸히 총에 맞아 죽는 개죽음을 당하게 된다. 


세상은 요지경이라지만 마땅히 인과응보가 존재한다. 억울하면 출세하라지만, 단지 출세만이 능사는 아니다. 사람은 좋은 세상에서 좋은 사람들과의 교류와 인간적인 관계를 꿈꾸지만, 곳곳에 나쁜 놈들과 이상한 놈들이 섞여있어서 자칫 곤란해지거나 인적 물질적 손해를 당해 큰 피해를 입기도 한다. 이 영화 “에스코바르”를 통해 느낄 수 있는 희열감이란, 어쩌면 대리만족감일 런지도 모른다. 아무리 권선징악과 인과응보라는 뻔한 스토리에 익숙해져 있는 관객일지라도 이 영화를 통해 제대로 나쁜 넘과 이상한 놈의 정의와 한계를 새로이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한번쯤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될런지도 모른다.


이 영화를 본 한국사회안전 범죄정보학회 이종화 박사는 범죄학 이론의 교과서적인 영화로 조직범죄론. 중화이론. 사이코패스. 폭력하위문화이론. 매슬로 욕구5단계론 등등이 다 녹아들어 있는데다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대마초 합법화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들고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실증적 영화로서 화이트칼라범죄에 대해 많은 우호적인 우리사회를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라고 말했다.


과연 나는 좋은 놈일까? 아님, 나쁜 놈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남들과는 확연히 다른 형태의 이상한 놈일까?


서정민 한울별 이사 yoha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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